■14) 훈민정음(訓民正音)/월인천강지곡_전문해설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 / 세종한글고전8(기445-기496)

유위자 2026. 4. 23. 23:52
. 홍익인간(弘益人間)이란? [참고자료14_16 : 월인천강지곡 전문해설] *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 / 세종한글고전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 세종한글고전 목차 □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 / 세종한글고전1(기001-기066) 이하 (기001∼기011) 허 웅 譯註(1992.12.05.) : 11수 이하 (기012∼기029) 장세경 譯註(1992.12.05.) : 17수 기030∼기66누락 □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 / 세종한글고전2(기067-기176) 이하 (기067∼기093) 김영배 譯註(2010.11.20.) : 26수 기094∼기176누락 □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 / 세종한글고전3(기177-기259) 이하 (기177∼기250) 김영배 譯註(1993.10.22.) : 73수 기251∼기259누락 □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 / 세종한글고전4(기260-기309) 이하 (기260∼기271) 김영배 譯註(1994.08.27.) : 11수 이하 (기272∼기278) 김영배 譯註(1999.11.20.) : 6수 기279∼기280누락 이하 (기281∼기282) 장세경 譯註(2010.09.20.) : 2수 이하 (기283∼기293) 조규태 譯註(2010.09.20.) : 10수 이하 (기294∼기302) 임홍빈 譯註(2010.11.30.) : 8수 기303∼기309누락 □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 / 세종한글고전5(기310-기411) 이하 (기310∼기324) 장세경 譯註(1995.09.24.) : 14수 이하 (기325∼기340) 남성우 譯註(2008.12.20.) : 15수 □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 / 세종한글고전6(기341-기411) 이하 (기341∼기411) 김영배 譯註(2004.11.20.) : 70수 136수 □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 / 세종한글고전7(기412-기444) 이하 (기412∼기429) 한재영 譯註(2010.11.20.) : 17수 기430∼기444누락 □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 / 세종한글고전8(기445-기496) 이하 (기445∼기494) 한재영 譯註(2008.12.20.) : 49수 기495∼기496누락 □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 / 세종한글고전9(기497-기583) 이하 (기497∼기524) 한재영 譯註(2009.09.20.) : 27수 기525∼기576누락 이하 (기577∼기583) 김영배 譯註(2009.11.20.) : 6수 99수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 / 세종한글고전8(기445-기496) 其四百四十五 世尊 ㅅ 이벳 光明이 阿迦膩吒天과 地獄애 비취시니 調達이 受苦ㅣ러니 大慈悲恩德에 제 몸이 아니 알니 세존의 입에의 광명이 아가이타천과 지옥에 비추시니 주달이 수고이더니 대자비은덕에 자기의 몸이 아프지 않으니 * 이하 (기445∼기494) 한재영 譯註(2008.12.20.) : 49수 * 세존(世尊):‘석가모니’의 다른 이름.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존재라는 뜻이다. 이 가사는〈월인천강지곡〉의 기445이다. 초간본이라면 본디 첫 행에‘월인천강지곡 제22’와, 둘째 행에 ‘석보상절 제22’로 시작하고 그 뒤에 바로 ‘其四百四十五’라는 행이 이어질 것이다. 〈월인석보〉는 곡의 차례를 보인 후에 가사를 실었기 때문이다. * ㅅ:존칭체언과 호응하는 속격조사. 속격 조사에는 ‘-’와 ‘-ㅅ’이 있었다. ‘-/의’는 사람,동물과 같은 유정물(有情物)의 평칭(平稱)에,‘-ㅅ’은 유정물의 존칭과 무정물에 사용되었다. * 아가이타천(阿迦膩吒天):아가이타. 아가니타 akanistha. 색계 17천(天) 가운데 가장 위에 있다. (색구경) 유정천이라고도 한다. * -애:처격조사 -에. 조사 ‘-애’는 모음조화 규칙에 따라 양모음 어간 뒤에서는‘-애’, 음모음 어간 뒤에서는‘-에’, i나 y 뒤에서는‘-예’로 나타났다. * 조달(調達):데바닷타. 석가모니의 사촌동생. 출가하여 석가모니의 제자가 되었다가 뒤에 이반(離反)하여 불교 교단에 대항하였다고 한다. * 수고(受苦):수고무간. 오무간업의 하나. 끊임없이 고통을 받는 죄를 이른다. * 대자비은덕(大慈悲恩德):대자비. 중생을 불쌍히 여겨 즐거움을 주고 괴로움을 덜어주려는 부처나 보살의 마음. 其四百四十六 平生앳 怨讎를 이리 救시  大衆이 讚歎니 前世예 모딜어늘 걔 救터신  世尊이 니시니 평생의 원수를 이렇게 구하시는 것을 대중이 감탄하니 전생에 모질거늘 자기가 구하시던 것을 세존이 이르시니 * 원수(怨讎)를:중세국어의 대격 조사는 -ㄹ’이었는데, 자음으로 끝난 체언 뒤에서는 연결 모음(ᆞ/ㅡ)이 삽입되었다. 모음으로 끝난 체언 뒤에‘-/를’이 많이 나타나는 바, 이것은‘-ㄹ’에 다시‘-/을’이 붙은 이중형이었다. * 모딜어늘:모질거늘. 원형은‘모딜다’,‘모질다(나쁘다)’. * 걔:자기가. 존격법에 쓰이는 대명사에는 3인칭의‘갸’가 있었다. 아마도 중국어의‘自家’에서 온 것으로 생각된다. * 터신:+더+시+ㄴ+. * :형식명사‘’에 대격조사‘ㄹ’이 결합한 것. 대격조사‘ㄹ’은‘//을/를/ㄹ’의 교체형 가운데 임의적인 교체형이라고 할 수 있다. 其四百四十七 無量 千歲예 波羅㮈王이 太子 求더시니 열두  거늘 第一 第二 夫人이 太子 나시니 무량 천세에 바라왕이 태자를 구하시더니 열두 해를 차거늘 제일 제이 부인이 태자를 낳으시니 * 무량(無量):한량(限量)이 없음. 무한량(無限量). * 천세(千歲)예:중세국어의 처격 조사에는‘-애’,‘-’가 있었다. 이 두 조사의 관계는 아직 분명하지는 않다. 처격으로‘-’를 취하는 명사들은 대체로 정해져 있었으나 동일한 명사가‘-’와‘-애’를 취한 예도 있다. 조사‘-애’는 모음조화 규칙에 따라 양모음 어간 뒤에서는‘-애’, 음모음 어간 뒤에서는‘-에’, i나 y 뒤에서는‘-예’로 나타났다. * 바라내왕(波羅㮈王): 바라내는 석가모니 시대 이전에 갠지스 강 중류의 성도(聖都) 바라나시를 중심으로 존재하였던 나라. 교외에는 녹야원(鹿野苑)이 있었으며 뒤에 고사라국에 병합되었다. 其四百四十八 第一夫人 本性이 굿더시니 懷妊後로 性이 고시니【懷妊은 아기 씨라】 第二夫人 本性이 곱더니 懷妊後로 性이 구즈니 첫 번째 부인은 본성이 궂으셨으나 회임 후로 성격이 고우시니【회임은 아기 배는 것이다.】 두 번째 부인은 본성이 곱더니 회임 후로는 성격이 궂으니 * -ㄹ씨라:(동사, 형용사 어간이나 어미 뒤에 붙어) -는 것이다. * 궂다 : ①(날씨가) 비나 눈이 내려 나쁘다. ② (일이나 상황이) 좋지 않고 험하다. 其四百四十九 性이 고실 나신 太子ㅣ 일훔이 善友ㅣ러시니 性이 구즐 나흔 太子ㅣ 일훔이 惡友ㅣ러니 성이 고우시기에 나으신 태자가 이름이 선우이시더니 성이 궂기에 낳은 태자가 이름이 악우이더니 * 나신:낳++시+ㄴ. * 일훔:이름. * 선우(善友) : 칼리야나미트라의 번역. ⇒ 선지식(善知識). * 선지식(善知識) : 올바른 도리와 이치를 가르쳐 주는 이. 본래 불교에서 비롯된 말이지만 출가한 스님에게만 한정되지는 않으며, 일반적으로도 널리 쓰인다. 원어인 칼리야나미트라라는 말은 최초에는 불보살만을 가리켜 부르는 말이었으나, 선종의 전개와 함께 화두(話頭)를 타파한 도인을 가리키게 되었고, 점차 바른 도리를 가르치는 이는 누구나 선지식이라는 칭호를 받게 되었다. 선우(善友), 친우(親友), 승우(勝友), 선친우(善親友), 하리야낭밀달라(賀里也囊蜜 羅). 악지식(惡知識). 지식(知識). 其四百五十 善友는 仁慈샤 布施주001) 즐기실 父母님이 월인석보 22:3ㄴ더시니 惡友는 모디러 새오주002) 즐길 兄님 害호려 더니 선우는 인자하시어 보시를 즐기시기에 부모님이 사랑하시더니 악우는 모질어 샘내기를 즐기기에 형님을 해하려고 하더니 * 보시(布施):보시의 본딧말. 자비심으로서 남에게 조건 없이 재물이나 가르침을 베풂. * 새오:동사‘새오-[妬]’의 어간에 동명사어미‘-옴’이 결합된형태. 현대국어로는‘샘내기’정도의 의미이다. 其四百五十一 善友ㅣ 노니샤 衆生苦 보시고 믈을 흘리시니 아바님 무러시 衆生苦 시고 布施 請시니 선우가 노니시어 중생고를 보시고 눈물을 흘리시니 아버님이 물으시거늘 중생고를 아뢰시고 보시를 청하시니 * 중생고(衆生苦):중생들의 고통, 고생. 其四百五十二 머 것 爲며 니 것 爲 바 갈며 뵈 더니 바  저긔 벌에 나거늘 가마괴 디거 먹더니 먹을 것 위하며 입을 것 위하시기에 밭을 갈며 베를 짜더니 밭을 갈 때에 벌레가 나오거늘 까마귀가 찍어 먹더니 * 머:먹을. ‘먹[食]+우+ㅭ’. * -며:어미 ‘-며’. 동시 병행을 나타낸 ‘-며’는 동명사 어미 ‘-ㅁ’과 첨사 ‘여’의 결합이다. 그 의미는 현대어에 있어서와 같으나 선어말 어미‘-리-’ 뒤에 올 수 있었고 후치사‘셔’, 첨사‘ᅌ’이 뒤에 와서,‘-며셔’,‘-명’등이 되는 점이 다르다. * 니:입을. ‘닙[衣]+우+ㅭ’. * 바:밭을. 밭+을. * 뵈:베. 삼베. * 더니:짜더니(이다). 짜다[織](동사). *  저긔:(밭을) 갈 적에. (밭을) 갈 때에. 저긔: 적+의. 적에. * 벌에:벌레. * 가마괴:까마귀. * 디거:찍어. 딕다(찍다, 쪼다)(동사). 其四百五十三 약대도 주기며  쇼도 주기며 羊 돝도  주기며 새와 고기 자바 목숨을  목숨을 치더니다 낙타도 죽이며 말과 소도 죽이며 양과 돼지도 또 죽이며 새와 물고기를 잡아 목숨을 써서 목숨을 봉양하였습니다. * 약대:낙타. * 주기며:죽이며. 죽이다(동사). * 돝:돼지. * 고기:물고기. * 아:‘다’의 어간에 어미 ‘-어’가 결합한 ‘’에 다시 잉여적인 어미 ‘-아’가 결합한 형태이다. ‘써서’ 정도의 의미를 갖는다. 이와 같은 예로는 ‘秦檜와  아 諫議大夫 万侯卨로 岳飛 트와 〈삼강 충:22〉’가 있다. 이 경우에 모음조화를 지켜 ‘-어’가 결합한 형태는 보이지 않는다 * 치더-:치었- ‘치다, 자르다, 베다’(동사). * -니다:(어미) -었습니다, -옵니다. ‘-이-’는 상대 높임의 선어말어미. 其四百五十四 이런 일 보거시니 大慈悲 ㅅ 애 믈을 아니 디시리가 이런 일 듣거시니 父母님 애 布施 마시리가 이런 일 보시니 대자비의 마음에 눈물이 아니 흘리시겠습니까. 이런 일 들으시니 부모님 마음에 보시를 막으시겠습니까. * 대자비(大慈悲):대자대비(大慈大悲)와 같은 말로 중생을 불쌍히 여겨 즐거움을 주고 괴로움을 덜어 주려는 부처나 보살의 마음. * :마음. 심장. 속. * 믈:눈물. * 디시리가:흘리시겠습니까. 디다(흘리다). * -리가:-겠습니까. -ㄹ 것입니까(동사, 형용사 어간이나 어미 뒤에 붙는 어미). * 마시리가:막으실 것입니까. 其四百五十五 나랏 쳔 三分에 두 分을 샤 布施 낟비 너기시니 大臣 세 말애  말 드르샤 寶珠를 어두려 시니 나라의 돈 삼분에 두 분을 쓰시되 보시를 나쁘게 여기시니. 대신의 세 가지 말 중에 한 말을 들으시어 보주를 얻으려 하시니. * 나랏 쳔:나라의 천량. 재물. * 샤:-(쓰다[用](동사), 쓰다[苦](형용사))+-샤(-시되)(어미). * 낟비:나삐, 나쁘게(부사). * 너기시니:여기시니, 생각하시니. * 대신(大臣):조사 ‘-/의’는 속격과 처격에 쓰였으나, 유정물에 쓰이면 속격, 무정물에 쓰이면 처격이 되어 구별되었다. * 드르샤:들으시어. 듣+으시+어. 其四百五十六 五百人 예 시러 바이  노하 珍寶山애 니르르시니 한 보 예 시러 바 뎌  노하 波羅㮈예 돌아보내시니 오백인을 배에 실어 바다의 이 가장자리에 놓아 진보산에 이르시니. 많은 보배를 배에 실어 바다 저 가장자리에 놓아 바라내에 돌려보내시니. * :배[舟]. * 시러:실어. * 바:바다+ㅅ(속격 시옷). * :가장자리에. (복판으로부터 바깥쪽으로 향하여 끝진 곳. 가장자리)+애. * 노하:놓아. 놓다(동사). * 니르르시니:이르시니. 도착하시니. 니를-(이르다)(동사)+-으시니 * 한:많은. * 보:보배. * 뎌:저[彼](관형사), 저(명사). * 바라내(波羅㮈):인도 녹야원(鹿野苑)이 있던 나라. 지금의 비나레스(Benares)를 중심(中心)한 지역. 其四百五十七 한 사 보내시고 寶珠를 어드리라 珍寶山 디나아 가시니  導師 리시고 길 무르샤 龍宮주을 向야 가시니 많은 사람 보내시고 보주를 얻으리라 진보산을 지나 가시니 한 도사 데리시고 길을 무르시어 용궁을 향하여 가시니 * 보주(寶珠) : 마니의 번역. ⇒ 마니(摩尼). * 마니(摩尼) : 마니의 음역. 주(珠), 보주(寶珠), 마니주(摩尼珠), 마니보주(摩尼寶珠), 말니(末尼), 이구(離垢), 여의(如意). ①구슬이나 보석류의 총칭. 불가사의한 힘을 지닌 보주(寶珠). 모든 악과 재난을 없애 주는 힘을 가짐. 진다마니(振多摩尼)의 줄 * 디나아:지나서(동사). * 도사(導師):남을 인도하여 불도에 들어가게 하는 스님. * 리시고:거느리시고. ‘리다’는 ‘더불다, 거느리다, 데리다, 달리다, 당기다’. * 무르샤:물으시어. 묻[問]-으샤(-으시어)(어미). * 용궁(龍宮):용왕의 궁전. 其四百五十八  닐웻 길 녀샤 무릎 틸 믈 걷나샤 두 닐웨예 목 틸 믈 걷나샤 닐웻 길  녀샤 믈 헤여 걷나샤 세 닐웨예 바애 가시니 한 이레 길 가시어 무릎 칠 물주006) 건너시어 두 이레에 목 칠 물을 건너시어 이레 길 또 가시어 물 헤어 건너시어 세 이레에 바다에 가시니 * 닐웻:이레(칠일, 일곱날). 닐웨+ㅅ(속격 시옷). * 녀샤:가시어. ‘녀다’는 ‘가다, 다니다’(동사). * 믈:물. 순음 ‘ㅁ, ㅂ, ㅍ, ᄲ’ 아래 오는 모음 ‘ㅡ’의 원순화(圓唇化)는 근대어의 시기에 일어난 주목할 만한 모음 변화의 하나이다. 이 변화로 중세어 이래 있었던 ‘므, 브, 프, ’와 ‘무, 부, 푸, ’의 대립이 국어에서 없어지게 된 것이다. * 걷나샤:건너시어. ‘걷나다 〉 건너다’(동사). * 닐웨:이레(칠일, 일곱날). 其四百五十九 銀몰애 디나샤 銀山애 가시니 그 導師ㅣ 命을 일흐니 金몰애 디나샤 金山애 가시니 이 길헤 올로 녀시니 은모래 지나시어 은산에 가시니 그 도사가 목숨을 잃으니 금모래 지나시어 금산에 가시니 이 길에는 홀로 가시니 其四百六十 蓮ㅅ고 샤 瑠璃 못 디나샤 七寶城에 니르르시니 밧 門 드르샤 中門 디나샤 龍王宮에 니르르시니 연꽃을 밟으시어 유리를 못 지나시어 칠보성에 이르시니 밖 문 드시어 중문 지나시어 용왕궁에 이르시니 * 용왕(龍王) : 천룡 8부중의 하나. 수많은 용들 중에서 가장 우두머리 용이라는 뜻. * 천룡팔부(天龍八部) : ⇒ 팔부중(八部衆). * 팔부중(八部衆) : ①불법을 지키고 보호하는 모든 신을 총칭하여 부르는 말. 천(天), 용(龍), 야차(夜叉), 건달바(乾 婆), 아수라(阿修羅), 가루라(迦樓羅), 긴나라(緊那羅), 마후라가(摩 羅迦) 등 여덟 가지 부류. 팔부신중(八部神衆), 천룡팔부(天龍八部), 용신팔부(龍神八部). 팔부(八部). 4천왕이 거느리고 있는 8부류, 즉 건달바(乾 婆), 비사사(毘舍 ), 구반다(鳩槃茶), 아귀(餓鬼), 용(龍), 부단나(富單那), 야차(夜叉), 나찰(羅刹) 등을 가리킴. * 용궁(龍宮) : ①용왕이 거주하는 곳. 용수 보살이 바닷속에 들어가서 비장된 대승 경전을 가지고 나왔다는 설화의 배경이 되는 곳. * 용녀(龍女) : 용왕의 딸. 법화경의 제바달다품에는, 사갈라 용왕의 딸이 여덟 살이었을 때 불법을 듣고 나서 남자의 몸으로 변신했다는 일화가 있는데, 용녀 성불의 예로서 유명하다. * 용수(龍樹) : 서기 150∼250년 무렵에 생존한 인도의 논사. 인도 남부의 *바라문 출신으로 당시의 학문을 섭렵하였고, 출가하여 소승의 *삼장을 수학하였다. 나중에 대승불교 전체를 섭렵하는 데 주력했다. 그의 대표작인 중론(中論)은 중관학의 기반이 되었다. 중관파의 개조로 일컬어지며, 중국에서는 8종의 조사로 받들어졌다. 인도의 논사로서는 가장 많은 저술을 남겼다. ☞ 해제 제4권, 역저자 목록. 其四百六十一 靑毒蛇 보샤 慈心에 드르시니 靑毒蛇ㅣ 몯 외니 毒龍 보샤 慈心 니시니 毒龍이 길 여니 청독사를 보시어 자심에 드시니 청독사가 못 겨루니 독룡 보시어 자심을 이르시니(말씀하시니) 독룡이 길을 여니 * 외니:겨루시니. 여기서는 ‘선우태자께 겨루지 못하니’의 뜻임. 기본형은 ‘다’로, ‘어울다[竝], 겨루다[敵]’의 의미를 가진다. 여기서는 ‘겨루다’의 뜻. 외-+(행동의 대상이나 상대의 높임)+-니. * 여니:여시니. 여기서는 ‘선우태자께 길을 열어 드리니’의 뜻임. 其四百六十二 玉女를 보샤 말 드리샤 善友太子ㅣ 왯노라 시니 龍王이 듣고 福德을 깃니 善友太子ㅣ 드르쇼셔 니 옥녀를 보시어 말씀을 드리시되 선우태자가 왔노라 하시니 용왕이 듣고 복덕을 기뻐하니, 선우태자가 들으소서 하니 * 석가여래십지수행기 (釋迦如來十地修行記) 14세기 편찬된 불교 설화집이다. 총 10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17세기 목판본으로 간행되면서 조선에 본격적으로 유표되었고, 6·7지는 이후 한글소설의 원천이 되었다. 석가여래가 부처가 될 때까지의 수행 과정을 10지(地), 즉 10개의 단계로 나누어 서술한 책이다. 1지부터 9지까지는 전생의 수행에 대한 것이고, 10지는 현세에 출생한 이후부터 성도(成道)하고 전법(傳法)하는 과정을 서술하고 있다. 대부분 부처의 전생담을 서술한 불경의 내용을 토대로 축약하였으며, 일부 표현 등에 있어서는 당시의 상황에 맞게 각색하였다. 각 편의 기본 구조는 ‘수행(서원)-난관(시련)-극복-열반’으로 오랜 시간 동안 반복된 수행의 과정을 저본 불경보다 흥미롭게 그려낸다. 변문(變文)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6지와 8지(1,5002000자), 7지(4,000자 이상), 9지(2,000자 내외), 10지(4,000자 내외)를 제외한 나머지 항목들은 400500자에서 1,000자 정도의 짧은 분량이다. 제1지에서 제10지까지는 「선색녹왕담(善色鹿王譚)」,「인욕태자담(忍辱太子譚)」,「보시국왕담(布施國王譚)」, 「사신태자담(捨身太子譚)」,「인욕선인담(忍辱仙人譚)」,「선우태자전(善友太子傳)」, 「금우태자전(金牛太子傳)」,「선혜동자전(善慧童子傳)」,「보시태자전(布施太子傳)」, 「실달태자전(悉達太子傳)」으로, 독립된 이야기의 모음이다. * 선우태자전 (善友太子傳) 『석가여래십지수행기(釋迦如來十地修行記)』 제6지의 한문본과 『월인석보(月印釋譜)』 22권의 국문본. 「선우태자전」은 작자·연대 미상의 고전소설이다. 불교의 본생담을 기원으로 하여 변형된 것으로, 형제 갈등, 선악 경쟁, 탐색 모티프 등 대중적인 이야기가 되기 위한 요소를 갖추고 있어「적성의전」,「육미당기」 등 조선 후기 소설 창작의 원천으로 지목된 바 있다. 이 작품은 『석가여래십지수행기』에 수록된 것이 세종대 『월인석보』에 국문으로 번역된 것이다. 이후 「적성의전」의 형성에 기여하였으며, 19세기 서유영의 「육미당기(六美堂記)」에도 수용되었다. 본래 감동을 목표로 삼는 본생담은 불보살의 영웅적 행위를 충격적인 방법으로 그려내는 서사 전략을 필요로 하였으며, 포교 목적으로 활용된바 대중성을 고려한다. 「선우태자전」의 형제 갈등, 선악 경쟁, 탐색 모티프는 대중적인 이야기를 만들기 적합한 요소였으며, 이것이 불교의 전파 경로를 따라 광대한 지역으로 퍼지고, 각 지역의 수용 환경에 맞게 변용될 수 있었던 것이다. 한편 복수와 결연이라는 서사의 두 축은 현대 콘텐츠에서도 발견된다는 점에서 전승사적 의의를 부여할 수 있다. 이 작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바라나 국왕과 부인들이 기도하여 선우 태자·악우 태자를 낳는다. 선우 태자가 성장하여 백성의 어려운 생활을 부왕(父王)에게 호소하고 국고를 풀어 재물을 나누어 준다. 국고가 탕진되어 조정 대신들의 충고를 받고 보시(布施)를 중단한 다음, 선우 태자는 용왕의 여의보주(如意寶珠)를 얻기 위하여 바다로 떠난다. 태자는 눈먼 도사의 지시대로 천신만고 끝에 용왕을 찾아가 후한 대접을 받고 여의보주를 얻어 온다. 그는 돌아오는 도중 보배섬에서 동생 악우를 만나 여의보주를 맡기고 피로하여 잠을 자다가, 악우에게 두 눈을 찔리고 여의보주를 빼앗긴다. 그는 눈이 멀어 고통과 굶주림으로 방황하다가 약혼녀의 나라 이사발국으로 찾아가 거지로 행세한다. 그는 인연을 따라 그 나라 왕녀와 만나 깊은 사랑에 빠져, 국왕의 푸대접을 무릅쓰고 부부가 된다. 부부가 사랑 다툼을 하고 서로 서원(誓願)을 나타내어, 그의 눈이 뜨이고 그가 그녀의 약혼자인 선우 태자임이 밝혀진다. 그제야 그는 국빈, 부마로 후한 대접를 받고 태자의 위엄에 맞게 차리고, 부부가 함께 귀국하여 온 나라의 환영을 받는다. 여의보주를 탈취하여 공을 세우고 대권을 잡으려던 악우는 죄상이 밝혀져 옥에 갇혔다. 이때 선우 태자가 악우를 풀어 주라고 하고, 여의보주를 찾아서 자기를 기다리다 눈이 먼 부모를 치료한다. 태자는 여의보주의 영험을 빌려 일체 중생에게 모든 것을 마음껏 보시하고 태평극락을 누리게 한다. 其四百六十三 七寶床 노 太子 안치고 供養 請니 됴 法 듣 寶珠를 받고 神力으로 보내니 칠보상을 놓아 태자를 앉히고 공양을 청하니 좋은 법을 들어 보주를 받들고 신력으로 보내니 其四百六十四 이  도라오샤 惡友를 보시고 제 버들 무르시니 그  야디여 사이 다 죽고 내 몸 사로다 니 이 가장자리에 돌아오시어 악우를 보시고 제 벗을 물으시니 그 배 훼손되어 사람이 다 죽고 내 몸만 살았습니다 하니 其四百六十五 善友는 直샤 惡友를 미드샤 寶珠를 어두라 시니【直 고씨라】 惡友는 모디러 善友를 새오 寶珠를 아려 니 선우는 곧으시어 악우를 믿으시어 보주를 얻으라 하시니【직은 곧다는 말이다.】 악우는 모질어 선우를 시샘하여 보주를 빼앗으려 하니 * 고씨라:이것은 한자에 대한 뜻풀이 방식을 보인다. ‘V는 - 씨(라, 니)’형식은 V에 해당하는 한자가 용언성을 가질 때 사용되는 뜻풀이 형식이다. 현대어로 번역할 때에는‘-하는 것이(다, 니)’나‘-한다는 말(뜻)이(다, 니)’정도로 하는 것이 좋다. * 아려:빼앗으려.‘앗+오+려’로 형태 분석이 된다. 其四百六十六 惡友ㅣ  이런 險 길헤 어우러 딕사다 善友ㅣ 니샤 우리   저긔 서르곰 딕요리라 악우가 아뢰되 이런 험한 길에 어울려 지키십시오. 선우가 이르시되 우리 잠 잘 적에 서로 지킬 것이다. * 딕사다:지키십시오. 지키시소서. * 니샤:이르시되, 말씀하시되.‘니-+-샤(-시되)’. * 서르곰:서로. 서로서로. 첨사‘곰’은 부사나 부동사에 붙어서는 강세를 나타내고 (예 : 이리곰, 다시곰, 시러곰, 여곰, 곰 등), 명사에 붙어서는 현대어의‘씩’과 같은 뜻을 나타낸다. * -요리라:-ㄹ 것이다. 其四百六十七 善友ㅣ 자거시 도 저즈라 兄님 눈에 모 바니 善友ㅣ 샤 도긴가 너기샤  일훔을  브르시니 선우가 주무시거늘 도적을 저질러 형님 눈에 못을 박으니 선우가 생각하여 도적인가 여기시어 아우의 이름을 크게 부르시니 * -거시늘:-시거늘, -으시거늘.‘-거시-’,‘-더시-’는 15세기에 이미‘-시거-’,‘-시더-’로 뒤바뀐 예들이 있었으며 근대에 와서 이렇게 고정되었다. * 저즈라:저질러.‘저즐다’는 ‘저지르다’의 옛말. 저즐-+-아/어. * :이른바 특수어간교체 양상을 보이는‘아’[弟]의 곡용형은 ‘이, , , 아와’등으로 나타난다.‘여’[狐]도 동일한 교체를 보인다. 其四百六十八 惡友ㅣ  목 되와 브르샤 내 이 주근가 터시니 樹神이 듣고 소리내야 닐오 그딋 이 모딘 도기니 악우가 잠잠하니 목소리 크게 하여 부르시어 내 아우가 죽었는가 하시더니 수신(樹神)이 듣고 소리 내어 이르되 그대의 아우가 모진(사나운) 도적이니 * :잠잠하니. 잠잠하므로. 아무 소리가 없으므로. * 되와:되게 하여. 굳게 하여.‘되오다’는‘되게 하다, 물기가 없이 단단하게 하다’임. * -샤:-시어. 선어말어미‘-오/우-’와 경어법의‘-시-’가 결합되면‘-샤-’가 된다. * 터시니:하시더니. 더시니〉터시니. * --:겸양법을 나타내는‘--’은 존자(尊者)에 관련된 비자(卑者)의 동작, 상태를 표시하는 것이었다. 어간 말음이‘ㄱ, ㅂ, ㅅ, ㅎ’이면‘--’, 모음과‘ㄴ, ㅁ’이면‘--’,‘ㄷ, ㅈ, ㅊ’이면‘--’으로 나타났고, 뒤에 오는 어미가 자음으로 시작되면‘ㅸ’는‘ㅂ’으로 교체되었다. 이들은 음소‘ㅸ’와‘ᅀ’의 소멸로 그 음상이 변하였다. * 닐오:이르되. 닐+오/우+. 선어말 어미‘-오/우-’는 그를 항상 수반하느냐, 때로는 수반하고 때로는 수반하지 않느냐에 따라 두 부류로 나뉘는데, 동명사의 어미‘-ㅁ’이나 부동사 어미‘-’는 언제나 그것을 수반한다. 其四百六十九 惡友ㅣ 도라와 父母 보고 거즛말로 소기니 善友ㅣ 주그시다 父母ㅣ 드르시고 거즛말 올가 시니 악우가 돌아와 부모 뵈옵고 거짓말로 속이니 선우가 죽었다고 부모가 들으시고 거짓말을 옳은가 하시니(여기시니) * 소기니:속이시니. 속으시게 하니. * 주그시다:죽으셨다고. 중세국어의 인용구문에서는‘-고’와 같은 인용보문소가 쓰이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其四百七十 父母ㅣ 슬샤 해 디여 우르샤 惡友를 구지시니 惡友ㅣ 두리야 寶珠를 무더려 父母 모시긔 니 부모가 슬퍼하여 땅에 쓰러져 우시면서 악우를 꾸짖으시니 악우가 두려워하여 보주를 묻어버려 부모를 모르시게 하니 * 구지시니:꾸짖으시니. 야단치시니. * 두리야:두려워하여. 무섭게 여기어. * 모시긔:모르시게. 알지 못하게. 其四百七十一 눈도 구즈시고 모 뉘 려뇨 바  그우더시니 도 골시고 바 뉘 받려뇨 어드러로 가시리어뇨 눈도 궂으시고(머시고) 못을 누가 빼내려는가? 바닷 가장자리에 구르시더니 배도 고프시고 밥을 누가 바치겠는가? 어디로 가시겠는가? * 려뇨:빼려는가. 빼내려는가. 빼내 주려는가. -+-여+려뇨.‘-려뇨’(어미)는‘-려는고, -려는가’. * 그우더시니:구르시더니. 선어말 어미들의 배열 순서는‘더시니’,‘시니다’,‘리다’,‘리로소다’등의 예에 드러난 바와 같이 겸양법(과거)-존경법(현재)-의도법(미래)-감탄법-공손법으로 정리할 수 있다. 其四百七十二 사도 몯시며 죽도 몯샤  나라해 나가시니 父母도 몯 니시며 아도 몯 니샤 누를려 므스기라 시랴 살지도 못하시며 죽지도 못하시어 한 나라에 나아가시니 부모도 못 이르시며 아우도 못 이르시어 누구에게 무엇이라고 하시겠는가? * 나가시니:나아가시니. * 누를려:누구에게. 누구+를+려. 인칭대명사의 미지칭은‘누’였다. 주격형‘뉘(거성)’, 속격형‘뉘(상성)’, 대격형‘눌, 누를’ 등. 이‘누’에 의문의 첨사(添詞)‘고, 구’가 연결된 것이‘누고, 누구’인 바, 이‘누고, 누구’가 근대어에 와서 대명사 어간으로 인식된 것이다. * 므스기라:무엇이라고. 의문 대명사‘므스/므슥’[何]의 고대형은‘*므슥’으로 추정되는데, 휴지나 자음 앞에서 말자음이 탈락한 점은 다른 특수어간교체르 보이는 체언과 같지만 모음 앞에서도 이음절 모음을 유지한 점이 다르다. ¶므스것고〈월석 21:215〉, 므슷 罪오〈월석 1:7〉, 므스기 깃부미리오[何喜]〈영가집 하:17〉, 므스글 求리오[何求]〈두언 22:38〉, 므스게 료〈월석 10:25〉. 其四百七十三 그 나랏 일훔이 利師跋이러니 님금 이 기르시더니주001) 아래주002) 期約야 波羅㮈國에 太子 얼이주003) 려 터니 그 나라의 이름이 이사발이더니 임금 딸이 크시더니 전에 기약하여 바라내국에 태자를 결혼시키시려 하더니 * 터시니:하시더니. 더시니〉터시니. * 기르시더니:키가 크시더니. 장성해지셨더니. 기본형은‘길다’이다. * 아래:상성과 거성으로 나타나는‘아래’는 ‘전에, 꾀 오래 * 얼이려:시집보내시려. 장가들이시려. 결혼시키시려. * 대방편불보은경 제4권 6. 나쁜 벗의 품[惡友品] [제바달타] 그때 세존께서는 대중들에게 둘러싸여 공양과 공경과 존중이며 찬탄을 받으시다가, 기쁜 뜻이 빙그레 웃으시며, 그 입으로부터 큰 광명을 놓으셨는데, 푸르고 누르고 희고 붉었으며 이름은 대비(大悲)였다. 시방 멀리까지 비추시어 위로는 아가니타천(阿迦膩咤天)에 이르고, 아래로는 열여덟 지옥에까지 이르러 제바달타(提波達多)의 몸을 비추자, 몸의 모든 고통이 곧 편안하게 되었다. 그때 대중들은 소리를 같이하여 여래를 찬탄하였다. “거룩하시고, 거룩하시옵니다. 세존이시여, 참으로 이는 크게 가엾이 여기시는 것이어서 원수와 친한 이에 대한 그 마음이 평등하신 것입니다. 제바달타는 언제나 악한 마음을 품고 여래를 헐뜯고 해쳤는데도 세존께서는 근심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가엾이 여기셔서 큰 자비의 광명을 놓아 그 몸을 멀리서 비추시옵니다.” 여래께서 그때에 널리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제바달타는 겨우 지금의 세상에서만 나를 해친 것이 아니요, 지나간 세상에서도 늘 나를 해치려 하였지마는, 나는 자비의 힘으로 구제하였느니라.” 그때 아난이 대중의 마음을 자세히 살폈더니 모두가 다 의심이 있었으므로,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길게 꿇어앉아 합장하고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바달타가 지나간 세상에서도 세존을 헐뜯고 해쳤다고 하셨는데, 그 일은 어떤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잘 들어라. 내가 너를 위하여 분별하며 해설하리라.” [선우태자와 악우태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나간 세상 한량없는 천 년 전에 바라나라는 나라가 있었고, 그 안에 부처님이 세상에 계셨는데 명호는 비바시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 세존이셨느니라. 세상에 계시면서 교화하시어 10천 년을 채우셨고, 열반하신 뒤에 바른 법이 세상에 12천 년을 머물렀으며, 상법이 스러진 뒤에 바라나국 왕의 이름은 마하라사(摩訶羅闍)였느니라. 총명하고 어질며 바른 법으로 나라를 다스리어 인민들에게 잘못이 없었으며, 왕은 62개의 작은 나라와 8백 개의 마을을 관장하고 5백 마리의 흰 코끼리와 2만 명의 부인들이 있었느니라. 마침내 아들이 없었으므로 왕이 몸소 여러 산과 강ㆍ못ㆍ나무며 천신과 지기에게 빌고 제사 지내니, 꼭 12년 만에 왕이 첫 번째로 소중히 여기는 부인이 임신하였고, 두 번째 부인 역시 모두 임신하였으므로, 왕은 매우 기뻐하여 손수 공양하고 평상과 침구며 음식을 모두 가늘고 부드럽게 하였느니라. 열 달이 차자 태자를 곧 낳았는데 형체가 단정하고 아름다운 빛깔로서 장엄하였으며 상호를 완전히 갖추었고, 둘째 부인 역시 아들을 낳았으므로 왕은 매우 기뻐하여 곧 여러 신하들과 백관이며 여러 상(相 )을 보는 바라문등을 불러서 상의 길흉을 점치려고 아이를 안고 보이면서 이름을 짓게 하였더니, 상을 보는 이가 묻기를, ‘이 아이를 낳을 때에 어떠한 상서로운 조짐이 있었습니까?’ 하므로, 대답하기를, ‘첫 번째 태자는 그 어머니의 성질과 행실이 본래 모질고 악하여 성을 내고 시새우며 교만해서 젠체하였는데, 아이를 배서부터는 그 성질이 고르고 착하여져서 온화한 얼굴과 기쁜 빛으로 말을 하되 웃음을 머금고 하며, 먼저 뜻으로 문안하고 부드러운 말로써 중생들을 이익 되게 하고 사랑하며 가엾이 여김이 마치 갓난아이와 같이 여겼습니다.’라고 하자, 상을 보는 이가 대답하기를, ‘이것은 바로 아이의 복덕으로 어머니를 그와 같이 되게 한 것입니다.’라고 하면서, 곧 이름을 짓되 선우(善友)태자라고 하였느니라. 둘째 부인이 낳은 태자에 대하여 상을 보는 이가 묻기를, ‘그 아들이 태어날 때에는 어떤 상서로운 조짐이 있었습니까?’라고 하자, 대답하기를, ‘그 어머니는 본래부터 성질이 언제나 고르고 착하며 먼저 뜻으로 문안하고 말을 내되 부드러워서 여러 사람의 마음에 알맞았는데, 아이를 밴 이래로 그 성질이 갑자기 사나와지고 말을 내되 추악하며 시새우고 성내며 어리석었습니다.’라고 하므로, 상을 보는 이가 대답하기를, ‘이는 바로 아이의 업행으로 어머니를 그와 같이 되게 한 것이니, 응당 이름 짓기를 악우(惡友)태자라 하십시오’라고 하였느니라. 젖을 먹고 자라나서 나이 14살이 되었는데, 선우태자는 총명하고 인자하여 보시하기를 좋아하였으므로 부모는 치우치게 마음으로 사랑하고 생각하여 돌보기를 마치 눈[眼]과 같이 여겼으며, 악우태자는 그 성질이 사납고 나빴으므로 부모가 미워하여 좋게 보지 않으니, 형을 시새워서 언제나 일마다 헐뜯고 해치려 하며 그 형에게 순종하지 않고 거스르며 배반하였느니라. [선우태자의 보시] 선우태자는 앞뒤에서 인도하고 따르며 풍악을 잡히고 대중에게 에워싸여 성을 나가 유람하다가 밭갈이하는 이를 보았는데, 흙이 부서지면서 벌레가 나오면 새가 달려들어 쪼아 먹었으므로, 선우태자는 멀리서 이와 같음을 보고서 가엾이 여기다가, 깊은 궁중에서 태어나고 자라 아직 이런 일을 보지 못하였는지라 좌우에게 묻기를, ‘이것은 무엇을 하는 물건이기에 함께 서로가 해치는가’라고 하므로, 좌우가 대답하기를, ‘태자여, 나라가 있는 까닭은 인민들을 의지해서 이며, 인민들이 있는 까닭은 음식을 의지해서 이며, 음식이 있는 까닭은 밭을 갈고 5곡을 심는 데에 의지하여 생명을 보존할 수 있는 것입니다.’라고 하니, 태자는 생각하기를, ‘괴롭고, 괴롭겠구나.’라고 하였느니라.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다가 여러 남녀들이 손수 같이 베를 짜며 왔다 갔다 하고 돌아보기도 하면서 움직이는 것이 고달프고 매우 괴롭게 보였으므로 태자가 묻기를, ‘이것은 무엇 하는 물건인가’라고 하자, 좌우에서 대답하기를, ‘태자여, 이 여러 사람들은 베를 짜서 여러 가지 옷을 만들어 그것으로 부끄러움을 막고 다섯 가지 모양을 덮고 가립니다.’라고 하니, 태자가 말하기를 ‘이 또한 괴롭게 애쓰는 것이 하나만이 아니로구나.’라고 하였느니라. 점차 또 앞으로 나아가다가 여러 인민들이 소와 낙타며 말을 잡아 죽이고 돼지와 양의 가죽을 벗기는 것을 보고 태자가 묻기를, ‘이는 바로 어떠한 사람인가’라고 하므로, 좌우에서 대답하기를, ‘이 여러 사람들은 잡아 죽여서 고기를 팔아 스스로 생활하며 옷과 밥을 제공 받습니다.’라고 하자, 태자는 피부의 털이 꿈틀거렸으므로 말하기를, ‘괴이하도다. 안 되었도다. 죽이는 것은 마음에 차마 하지 못하리라. 강한 것과 약한 것이 서로 해치고 상하는구나. 산 것을 죽여서 생명을 기르며 여러 겁 동안의 재앙 쌓고 맺는구나.’라고 하였느니라. 차츰 또 앞으로 나아가다가 여러 사람들이 그물로 새를 잡고 고기를 낚으며 아무 죄 없는 것을 억지로 죽이며 강하고 약한 것이 서로 업신여기는 것을 보고서 태자가 묻기를, ‘이는 바로 어떤 사람이며, 무슨 일이라고 하는가’라고 하자, 좌우에서 대답하기를, ‘태자여, 새를 그물질하고 고기를 잡는 것인데, 이와 같은 여러 가지 일로써 옷과 밥을 제공 받습니다.’라고 하니, 태자가 이 말을 듣고는 울먹이면서, ‘세간의 중생들은 모든 악의 근본을 지으며, 뭇 고통이 쉬지 않는구나.’라고 하며, 근심 걱정으로 기쁘지 않으므로 곧 수레를 돌려 궁중으로 돌아갔느니라. 왕이 태자에게 묻기를, ‘나갔다 들어와서 무엇 때문에 이렇게 근심하고 걱정하느냐?’라고 하자, 태자가 자세히 위의 일들을 부왕에게 말하였느니라. 왕이 이 말을 듣고 태자에게 말하기를, ‘이런 일들은 언제나 있는 것이거늘 어찌 근심한단 말이냐?’라고 하므로, 태자가 말하기를, ‘이제 왕께 한 가지 소원을 여쭈려 하온데, 왕은 들어 주시겠나이까?’라고 하니, 왕이 말하기를, ‘내게 너 같은 한 아들이 있어서 매우 사랑하고 생각하므로, 너의 뜻을 거스르지 않으리라.’라고 하자 태자가 말하기를, ‘아버지 왕의 모든 창고에 있는 재물과 보배며 음식을 얻어서 모두에게 보시하려고 합니다.’라고 하므로, 왕이 말하기를, ‘너의 소원대로 하여라.’라고 하고 아들의 뜻을 거스르지 않겠다. 선우태자는 즉시 곁의 신하에게 왕의 창고를 열게 하여 5백 마리의 큰 코끼리에다 값진 보배를 싣고 네 성문 밖으로 나가서 국토에 널리 공포하기를, ‘옷과 음식을 얻고 싶어 하는 이가 있으면 마음대로 손수 가지고 가라.’라고 하였느니라. 선우태자의 명성이 팔방에 멀리 들리자, 모두가 구름같이 모였으므로, 얼마 되지 않는 사이에 3분의 1을 썼는지라, 때에 창고를 지키는 신하가 즉시 들어가 왕에게 아뢰기를, ‘창고에 있는 것을 태자께서 이미 3분의 1을 쓰셨으니, 왕께서는 생각하셔야 하겠나이다.’라고 하자, 왕이 말하기를, ‘이는 바로 태자를 감히 거스르지 못해서 그런 것이니라.’라고 하였느니라. 또 얼마를 지나서 여러 신하들이 논의하기를, ‘나라가 있을 수 있는 것은 창고에 의지해서이니, 창고가 비어 다하면 나라 또한 헛되이 존재하는 것이리라.’ 하고서, 다시 왕에게 나아가 아뢰기를 ‘있었던 재물과 보배의 3분의 2는 써버렸나이다. 왕께서는 생각하셔야 하겠습니다.’라고 하자, 왕이 말하기를, ‘이는 나의 태자를 감히 거스르지 못해서 그런 것이니, 그대들을 잠깐만 기다리라.’라고 하였느니라. 그들의 마음에 맞지 않았다. 선우태자가 창고를 열려고 하자, 때에 창고지기 신하는 까닭이 있어 간 것처럼 하고 없어져서 정중하게 쫓아내며 서로 엇갈려 만나지 않았으니, 선우태자가 말하기를, ‘이 소인(小人)이 어째서 감히 나의 뜻을 어기는가, 마땅히 부왕이 가르침일 뿐이니라.’고 하다가, ‘효자는 부모의 창고를 기울여 축내서는 안될 것이다. 나는 이제 마땅히 몸소 재물과 보배를 구하여 중생들에게 만족스럽게 주겠다. 내가 만약 일체중생들에게 의복과 음식을 뜻에 맞도록 풍족하게 줄 수 없다면 어떻게 대왕의 태자라고 하겠느냐?’라고 하고서, 곧 여러 신하와 백관들을 모아 같이 의논하며 말하기를, ‘재물의 이익을 구하려면 무슨 일이 가장 좋습니까?’라고 하였더니, 그 중에 첫째 대신이 말하기를, ‘세간에서 이익을 구하는 데는 농사짓는 것보다 더한 것이 없으니, 하나를 심으면 만 배를 얻습니다.’라고 하자, 또 한 대신이 말하기를, ‘세간에서 이익을 구함에는 짐승들을 기르는 것보다 더한 것이 없으니, 가축을 놓아 먹여서 불어나는 그 이익이 가장 큽니다.’라고 하였고, 또 한 대신이 말하기를, ‘세간에서 이익을 구함에는 바다에 들어가서 미묘한 보배를 찾아 캐내는 것보다 더한 것이 없습니다. 만약 마니보배구슬[摩尼寶珠]을 얻는다면 곧 뜻에 맞도록 일체 중생들에게 풍족히 줄 수 있습니다.’라고 하였느니라. [선우태자가 마니보배구슬을 찾다] 선우태자가 말하기를, ‘이것만이 장쾌한 것이로다.’ 하고는, 곧 궁중에 들어가서 부왕에게 아뢰기를, ‘제가 이제 큰 바다에 들어가서 미묘한 보배를 찾아 캐내려고 합니다.’라고 하였느니라. 왕은 이 말을 듣고 마치 사람이 목에 걸린 것을 삼킬 수도 업고 뱉을 수도 없는 것과 같았으므로, 태자에게 말하기를, ‘나라는 바로 너의 소유이니, 창고의 값진 보배는 뜻대로 가져다 쓰거라. 무엇 때문에 이제 다시 스스로 큰 바다에 들어간다고 하느냐? 너는 나의 아들이 되어 깊은 궁중에서 나고 자랐는지라 휘장 안에 누웠고 입에 맞도록 먹었었거늘 이제 먼 길을 가면서 배고프고 목마르며 춥고 더운 것을 누가 알아주겠느냐? 또 그 바다의 가운데란 뭇 재난이 하나가 아니어서 혹은 나쁜 귀신과 독룡이며 빠른 물결ㆍ거센 바람ㆍ거슬러 오르는 파도가 솟구치고 푹 꺼지는 것이며 물거품의 산과 마갈(摩竭)이라는 큰 고기가 있기도 하므로, 가는 이가 천만 인이면 도달하는 이는 한 두 사람뿐이니, 네가 이제 어떻게 큰 바다에 들어가려 하느냐? 나는 너에게 허락하지 않으리라.’라고 하니, 선우태자는 곧 온몸을 땅에 던져 팔과 다리를 넓게 벌리고서 말하기를, ‘부모님께서 만약 제가 큰 바다에 들려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시면, 저는 여기서 목숨을 버리고 마침내 일어나지 않겠습니다.’라고 하였느니라. 그때 대왕과 여러 부인들은 이 일을 보고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면서 곧 나아가 태자에게 권하고 달래며, ‘너는 일어나서 밥을 먹거라.’라고 하자, 태자가 말하기를, ‘만약 제가 큰 바다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시면, 끝내 마시거나 먹지 않겠습니다.’라고 하므로, 왕과 부인은 근심하고 괴로워하였으며, 좌우에서는 울고 조심하며 괴로워하다가 기절하여 땅에 쓰러지기도 하였느니라. 이렇게 하여 하루 동안 마시지도 않고 먹지도 않았으며, 이틀 사흘에서 엿새까지 이르렀는지라 부모는 근심 걱정하며 그가 살아나지 못할까 두려워하여 7일 만에는 곧 나아가 울면서 손발을 얼싸안고 좋은 말로써 달래기를 ‘일어나서 마시고 먹어라. 이는 밥을 먹는 몸이므로 음식에 의지하여야 살아나 갈 수 있느니라. 마시거나 먹지 않으면 너의 목숨은 구제되지 못하리라.’고 하자, 태자가 말하기를, ‘부모님께서 만약 허락하지 않으시면 반드시 여기서 죽 어 끝내 일어나지 않겠습니다.’라고 하였느니라. 그때 첫 번째 부인이 곧 왕에게 아뢰기를, ‘태자의 마음과 뜻 같아서는 기울이거나 움직이기 어려우므로 거절할 수 없겠습니다. 어찌 차마 이 태자가 여기서 목숨을 버리는 것을 보시겠습니까? 원컨대 대왕께서는 자비를 드리우셔서 큰 바다에 들어갈 것을 허락하십시오. 예부터 만 사람에 한 사람은 희망이 있었느니, 이제 허락하지 않으시면 반드시 여기서 죽을 것입니다.’라고 하자, 왕은 차마 거역하지 못하여 곧 허락하였다. 선우태자는 곧 일어나 기뻐하며 땅에 엎드려 부왕의 발에 예배하였느니라. 좌우의 부인과 여러 채녀(婇女) 백천만 명이 서로가 묻기를, ‘선우태자는 이제 죽었소, 살았소’라고 하자, 대답하기를 ‘태자는 이제 이미 일어나서 기뻐하며 마시고 먹습니다.’라고 하였느니라. 왕이 태자에게 묻기를, ‘너는 은근히 큰 바다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무엇을 하려고 하는 것이냐?’라고 하자, 대답하기를 ‘대왕이시여, 마니주의 큰 보배를 가져다 일체 중생들의 바라는 바를 만족하게 주려고 하나이다.’라고 하였느니라. 그때 대왕이 널리 명을 내리되, ‘누가 바다에 들어가겠느냐? 만약 갔다가 돌아오면 7대(代) 동안 옷과 밥이며 값진 보배를 모자라거나 적게 하지 않으리라. 나는 장차 길을 갈 배와 필요한 탈 것들을 대어 주리라. 선우태자도 바다에 들어가서 값지고 미묘한 마니보배구슬을 찾아 캐려고 하느니라.’고 하였더니, 여러 사람들이 듣고서 기뻐하며 모였는데 5백 명이 다 차서 모두가 말하기를, ‘대왕이시여, 우리들이 이제 태자를 따라가겠습니다.’라고 하였느니라. 그때 바라나국에 한 해사(海師)가 있었는데, 앞뒤로 몇 번을 큰 바다에 들어갔으므로 길이 통하고 막힌 형상을 잘 알았지마는 나이가 여든 살에 두 눈까지 멀었느니라. 바라나대왕이 길잡이의 처소로 나아가서 말하기를, ‘길잡이여, 나의 하나밖에 없는 태자는 아직 문도 나가보지 못하였소. 수고롭지마는 큰 스승께서 바다에 들어가시어 따라가게 하여 주시오’라고 하자, 길잡이는 소리 내어 크게 울면서, ‘대왕이시여, 큰 바다에 있는 재난과 괴로움은 하나가 아니옵니다. 가는 이가 천만이면 도달한 이는 한 두 사람뿐인데, 대왕께서는 이제 어찌하여 태자에게 험한 길을 멀리 가도록 하십니까?’라고 하므로, 왕이 길잡이에게 대답하기를, ‘가엾이 여기셔서 따라가기를 허락해주십시오’라고 하자, 길잡이가 말하기를, ‘감히 거역하지는 않겠나이다.’라고 하므로, 그때에 선우태자는 5백 명의 행장을 장엄하여 싣고서 큰 바닷가에 닿았느니라. 그때 그의 아우 악우태자는 생각하기를, ‘선우태자는 부모가 언제나 치우친 마음으로 사랑하고 생각한다. 이제 큰 바다에 들어가 미묘한 보배를 캐내서 돌아오게 된다면 부모는 당연히 나를 버리리라.’라고 한 뒤에, 가서 부모에게 아뢰기를, ‘이제 저도 선우를 따라가서 바다에 들어가 미묘한 보배를 캐 오겠습니다.’라고 하므로, 부모가 듣고서 대답하기를 ‘뜻대로 하라. 길에서 급하고 어려운 때에는 형제가 서로 따르며 반드시 구호하여라.’라고 하였느니라. 큰 바다에 이른 뒤에 일곱 개의 쇠사슬을 그 배에 매고 7일 동안 머물러 있었는데, 해가 처음 돋을 적에 선우태자가 북을 치며 부르짖기를, ‘그대들 여러 사람 중에 누가 바다에 들어가고 싶은가’라고 하였으나, 들어갈 이들이 잠자코 있었으므로, ‘만약 부모 형제 처자와 염부제의 즐거움을 그리워한다면 여기서 돌아가 나를 위해 일하지 말 것이니, 왜냐 하면 큰 바다에서 겪을 어려움이란 하나가 아니어서 가는 이가 천만이면 도달하는 이는 한 둘뿐이기 때문이니라.’라고 하며 이렇게 부르짖었지만 대중들은 잠잠하였으므로, 곧 하나의 쇠사슬을 끊어 배 위에 올려놓으면서 날마다 부르짖기를 7일 동안 하여, 곧 일곱 개의 쇠사슬을 끊어 배위에 올려놓으며 바람을 마주 받아 돛을 달았더니 태자의 인자한 마음과 복덕의 힘 때문에 여러 가지 어려움 없이 바다 섬에 이르렀고 값진 보배의 산에 닿을 수 있었느니라. 보배가 있는 곳에 닿자, 선우 태자가 곧 북을 치며 널리 명령하기를 ‘여러 사람들은 알아야 하느니라. 길이 매우 멀므로 그대들은 빨리 값진 보배를 7일 동안에 실어 마쳐야 한다.’라고 하고, 다시 말하기를 ‘이 보배는 매우 무겁도다. 염부제에서는 값을 따질 수도 없으리라. 너무 무겁게 실으면 배가 침몰하여 가야할 데까지 도달하지 못할 것이요, 너무 가볍게 가지면 길이 아주 멀므로 수고한 보람이 없을 것이다.’라고 하였는데, 꾸며 차리기를 마치자 여러 사람들과 이별하면서 말하기를, ‘그대들은 이제 편안히 잘 돌아가거라. 나는 이제 앞으로 나아가서 마니보배구슬을 캐오겠노라.’라고 하였느니라. 그때 선우태자는 장님인 길잡이와 함께 앞으로 7일 동안 나아갔더니 물이 무릎에 찼고, 다시 더 앞으로 7일 동안 나아갔더니 물이 목까지 찼고, 앞으로 7일 동안 나아갔더니 떴으므로 건널 수가 있어서 곧 바다에 이르렀는데, 그 땅은 순전히 흰 은으로 모래가 되어있었느니라. 길잡이가 묻기를 ‘이 땅에 것은 무슨 물건입니까?’라고 하므로, 태자가 대답하기를, ‘그 땅은 순전히 흰 은으로 된 모래입니다.’라고 하니, 길잡이가 말하기를 ‘사방을 바라보시면 응당 흰 은으로 된 산이 있을 것입니다. 당신은 보셨습니까, 아직 못 보셨습니까?’라고 하므로, 태자가 말하기를, ‘동남방에 하나의 흰 은으로 된 산이 나타났습니다.’라고 하니, 길잡이가 말하되, ‘이 길은 이 산 밑에 있으며 그 산까지 이르면 다음에는 당연히 금모래에 당도할 것입니다.’라고 하였느니라. 그때에 길잡이는 지쳤는지라 기절하여 땅에 쓰러지면서 태자에게 말하기를, ‘내 몸의 생명은 힘이 오래갈 수 없어서 반드시 여기서 죽게 되리니, 태자는 여기서 동쪽으로 7일 동안 가시면 금산(金山)이 있을 것이요, 산에서부터 다시 앞으로 7일 동안 나아가면 그 땅이 순전히 푸른 연꽃일 것이며, 다시 앞으로 7일 동안 나아가면 그 땅이 순전히 붉은 연꽃일 것이며, 이 꽃을 지나고 나면 응당 하나의 칠보로 된 성(城)이 있을 것입니다. 순전히 황금으로 망루가 되어있고, 흰 은으로 다락집이 되어있으며, 붉은 산호로 칸막이가 되어서 자거와 마노가 섞인 진주 그물로써 그 위를 덮었고, 일곱 겹으로 된 해자는 순전히 검붉은 유리일 것이니, 큰 바다의 용왕이 살고 있는 곳입니다. 그 용왕의 왼쪽 귀 속에 하나의 마니여의(摩尼如意) 보배구슬이 있을 것입니다. 당신은 가셔서 구걸하십시오. 만약 이 구슬을 얻으시면 염부제에 가득히 뭇 칠보와 의복ㆍ음식ㆍ의약과 음악이며 광대들을 비처럼 내리실 수 있을 것입니다. 요약하여 말씀드리면, 일체 중생들이 필요로 하는 물건을 뜻대로 비처럼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뜻대로[如意] 되는 보배 구슬이라 부르는 것이니, 태자께서 만약 이 구슬만 얻으신다면 반드시 당신의 본래 소망을 채우시리다.’라고 하고서, 길잡이는 이 말을 한 뒤에 숨이 끊어져 목숨을 마쳤느니라. 선우태자는 곧 나아가 길잡이를 안고 소리 내어 슬피 울면서, ‘어찌 그리도 운명이 기박할까? 살면서 내가 받들어 공경할 분을 잃게 되었구나.’라고 하고, 곧 길잡이를 금모래로 위를 덮어 땅 속에 묻고는, 오른 편으로 일곱 번 돌아 엎드려 예배하고서 떠나갔느니라. 앞으로 나아가 금산에 이르렀으며, 금산을 지나자 푸른 연꽃이 그 땅에 두루 깔린 것이 보이고, 그 연꽃 아래에는 푸른 독사가 있었으니, 이 독사에게는 세 가지 독이 있었는데, 이른바 깨물거나 닿거나 입김으로 내불거나 하는 독이었느니라. 이 여러 독사들은 몸으로 연꽃 줄기를 감고서 눈을 부릅뜨고 쉭쉭거리면서 태자를 보았으므로, 그때에 선우 태자는 곧 인자한 마음[慈心]의 삼매에 들어서 삼매의 힘으로 곧 일어나 나갈 길의 연꽃잎을 밟고 떠나갔는데, 때에 독사들이 해치지 않으니, 인자한 마음의 힘 때문이었느니라. 길을 통과하여 용왕이 살고 있는 곳에 이르니, 그 성의 사방 둘레에는 일곱 겹의 해자가 있었고, 그 성의 해자 가운데에는 독룡들이 가득 차서 몸을 서로 함께 서리고 머리를 들어 목을 엇걸고서는 성문을 수호하고 있었느니라. 태자는 성문 밖까지 이르러서 여러 독룡들을 보고 곧 인자한 마음으로 염부제의 일체 중생들은 생각하면서, ‘이제 나의 이 몸이 만약 이 독룡들에게 해를 받는다면 그대들 일체 중생들은 모두가 큰 이익을 잃게 되리라.’고 하고, 태자는 즉시 오른 손을 들고 그 독룡들에게 말하기를, ‘너희들은 알아야 하리라. 나는 이제 일체 중생들을 위하여 용왕을 뵈려고 하느니라.’라고 하였느니라. 그때 그 독룡들은 곧 길을 열어 태자가 통과하게 하였으므로, 일곱 겹으로 된 해자에서 성을 지키는 독룡으로부터 성문의 아래까지 이르렀더니, 두 옥녀(玉女)가 파리(玻璃)로 실을 잣고 있는 것을 보고 태자가 묻기를, ‘그대들은 바로 어떤 사람이요’라고 하였더니, 대답하기를, ‘우리는 바로 용왕의 바깥문을 지키는 종입니다.’라고 하였느니라. 묻고 나서 앞으로 나아가 중간 문 아래까지 들어갔더니, 네 명의 옥녀가 흰 은으로 실을 잣고 있는 것을 보고서 태자가 또 묻기를, ‘그대들이 바로 용왕의 부인들이십니까?’라고 하였더니, 대답하기를, ‘아닙니다. 바로 용왕의 중간 문을 지키는 종입니다.’라고 하므로, 태자는 묻고 나서 앞으로 들어가 안 문에까지 이르니, 여덟 명의 옥녀가 황금으로 실을 잦고 있는 것을 보고서 태자가 묻기를 ‘그대들은 바로 어떠한 사람들이시오’라고 하였더니, 대답하기를 ‘우리는 바로 용왕의 앞문을 지키는 종들입니다.’라고 하므로, 태자가 말하기를, ‘그대들은 나를 위하여 큰 바다 용왕에게 염부제에 바라나왕의 선우태자가 일부러 와서 뵈려고 지금 문아래 있다고 알려 주십시오’라고 하였느니라. 때에 문지기가 곧 그와 같이 아뢰자, 왕은 이 말을 듣고 의심하여 괴이쩍게 여기면서 생각하기를, ‘스스로 복과 덕이 있는 순수하게 착한 사람이 아니면 이렇게 험한 길을 멀리 건너 올 까닭이 없으리라.’ 하고는, 곧 궁전으로 들이라고 청하고서 왕이 나가 받들어 영접하였느니라. 그 용왕의 궁전은 검붉은 유리로 땅이 되었고, 평상 자리는 칠보였으며, 갖가지 광명이 있었으므로 사람의 눈을 번쩍거리게 하였는데, 곧 청하여 앉게 하므로 함께 서로가 문안하고서, 선우태자는 그를 위하여 법을 말하여 보여주고 가르쳐주고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하면서 갖가지로 교화하고, 보시에 대한 강론과 계율에 대한 강론 및 사람과 하늘에 대한 강론을 찬양하며 말하였느니라. 때에 바다 용왕은 마음으로 크게 기뻐하면서, ‘멀리서 길을 건너 오셨는데, 바라는 것은 무슨 물건이십니까?’라고 하므로, 태자가 말하기를, ‘대왕이여, 염부제의 일체 중생들은 옷과 재물과 음식 때문에 끝없는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이제 왕의 왼편 귀 속에 있는 여의마니보배구슬을 빌고자 합니다.’ 라고 하였더니, 용왕이 말하기를, ‘저의 조그마한 공양을 7일 동안 받으시면 바치겠습니다.’라고 하였느니라. 선우 태자는 용왕의 청을 받고 7일 동안 지낸 뒤에 마니보배구슬을 얻어서 염부제로 돌아가려 하니, 큰 바다 용왕이 여러 용신(龍神)들을 시켜서 공중을 날아 전송하게 하였으므로 이쪽 언덕에 이르렀는데, [악우가 선우의 눈을 찌르고 구슬을 빼앗아가다] 아우 악우가 보이는지라 묻기를, ‘너의 무리와 벗들은 지금 어디에 있느냐?’라고 하자, 대답하기를, ‘선우여, 배가 침몰하여 모두 다 죽어버렸고, 오직 아우 한 몸만이 죽은 시체를 끌어당겨 타고 한 몸은 온전히 구제 되었으며, 재물은 이미 없어졌습니다.’라고 하는지라, 선우가 대답하기를, ‘천하의 큰 보배는 자기 몸보다 우선가는 것이 없느니라.’라고 하였더니, 아우가 말하기를,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은 부자로 죽을지언정 가난하게 살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그런 줄 아는가? 아우가 일찍이 무덤 사이에 이르러 여러 죽은 귀신들이 이와 같이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라고 하였느니라. 선우 태자는 그 성품이 진실하고 정직한지라 사실대로 아우에게 말하기를, ‘네가 비록 보물을 잃었다고는 하나 역시 등한이 하라. 나는 지금 이미 용왕의 여의마니보배구슬을 얻었느니라.’라고 하였더니, 아우가 말하기를, ‘지금 어디에 두었소’라고 하므로, 선우가 대답하기를, ‘지금 상투 속에 두었느니라.’라고 하였더니, 아우가 이 말을 듣고 질투심을 내어 성내고 괴로워하면서 생각하기를, ‘부모가 언제나 치우친 마음으로 사랑하고 생각하는데, 이제 또 마니보배구슬까지 얻게 되었으니 나의 몸은 이제야말로 부모가 미워하고 천하게 여김이 마치 기와나 조약돌보다 더 하겠구나.’ 하고, 이런 생각을 한 뒤에 선우에게 말하기를, ‘반갑고도 매우 장하십니다. 이 보배 구슬을 얻었으니, 이제 이 험한 길을 더욱 수호하여야 하겠습니다.’라고 하였느니라. 선우는 곧 보배 구슬을 풀어서 아우 악우에게 주면서 경계하기를, ‘네가 만약 고달파서 누워 자게 되면 내가 수호해야 할 것이요, 내가 만약 누워 자게 되면 네가 수호하여야 한다.’라고 하였는데, 마침 악우의 차례가 되어 보배 구슬을 지켜야했고 그 형은 누워 자게 되었으므로 곧 일어나서 두 개의 마른 대꼬챙이를 구해다가 형의 두 눈을 찌르고서 구슬을 빼앗아 도망갔느니라. 그때 선우는 곧 그 아우 악우를 부르면서, ‘여기에 어떤 도둑이 나의 두 눈을 찌르고 보배 구슬을 빼앗아 도망간다.’라고 하였으나, 악우가 대답이 없었으므로 형은 곧 괴로워하면서, ‘나의 아우 악우가 도둑에게 죽은 것 같구나.’라고 하면서 이렇게 높이 부르짖었으므로, 소리에 천신과 지기가 감동하였을 만한데도 오래 지나도록 대답이 없더니, 그때에 수신(樹神)이 곧 소리 내어 말하기를, ‘그대의 아우 악우가 바로 그대의 악한 도둑이었소. 그대의 두 눈을 찌르고 보배 구슬을 가지고 도망갔습니다. 그대는 이제 악우를 불러 무엇 하시렵니까?’라고 하는 지라, 선우태자는 이 말을 듣고 나서 슬퍼하며 기가 막혀 하다가 성내고 괴로워하였느니라. 악우는 보배 구슬을 가지고 본국으로 돌아와서 부모를 만나 아뢰기를, ‘부모님, 제 몸의 복과 덕으로 온전히 구제될 수 있었사오나 선우태자는 여러 사람들과 함께 복과 덕이 엷었기 때문에 물에 빠져 죽었습니다.’라고 하므로, 부모는 이 말을 듣고 소리 내어 크게 울다가 기절하여 땅에 쓰러졌는데, 찬 물을 얼굴에 뿌리자 한참 있다가 깨어나서는 악우에게 말하기를, ‘너는 어떻게 하여 이것을 가지고 올 수 있었느냐?’라고 하는지라, 악우는 이 말씀을 듣고서 마음으로 괴로워하다가 곧 보배 구슬을 흙 속에 파묻어 두었느니라. [선우태자와 왕녀] 선우태자는 두 눈을 마른 대꼬챙이로 찔렸으나 뽑아 줄 사람이 없었으므로 이리저리 뒹굴며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괴롭고 크게 아프며 배고프고 목이 마르는지라 살려고 해도 살 수가 없고 죽으려 해도 죽을 수가 없었으므로 점점 앞으로 나아가다가 이사발(利師跋)왕국까지 이르렀느니라. 이사발왕에게는 딸이 있어서 먼저 바라나왕의 선우태자에게 허락하였던 터였고, 이사발왕에게는 유승(留承)이라는 한 소치기가 있어서 왕을 위하여 5백 마리의 소를 놓아 물과 풀을 따라다녔다. 그때에 선우태자가 길 가운데 앉아 있었으므로 소 떼들이 들이닥쳐 밟으려 하자, 그 중의 소의 왕이 즉시 네 발로 태자 위에 걸쳐 타고서 여러 소 떼가 모두 다 지나가게 한 연후에 발을 옮겨 오른 편으로 뒹굴면서, 머리를 돌려 혀를 내어 태자의 두 눈을 핥아 대꼬챙이를 뽑아냈느니라. 그때 소치기가 곧 뒤에서 보고는 묻기를, ‘당신은 바로 어떠한 사람이오’라고 하므로, 선우가 곧 생각하기를 ‘나는 이제 대답하지 않으리라. 스스로 처음과 끝을 자세히 말하거나 위의 일을 분명히 말하면 혹시 나의 아우가 큰 괴로움을 얻게 되리라.’고 하고, 대답하기를 ‘나는 바로 장님이요, 거지입니다.’라고 하였더니, 때에 소치기가 온몸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상호가 특이함이 있는지라 말하기를, ‘나의 집이 가까이 있으니 그대에게 공양하리다.’고 하고는, 소치는 사람은 즉시 선우를 데리고 그의 집으로 돌아가서 갖가지 음식을 주고 집안의 모든 남녀들에게 명하기를, ‘그대들은 이 사람에게 공양하고 모시기를 나와 다름없이 하여라.’라고 하였느니라. 이렇게 하여 한 달이 지났는데, 그 집에서 싫어하며 말하기를, ‘집안 살림이 넉넉하지 못하거늘, 어떻게 언제나 이 장님에게 이바지할 수가 있겠느냐? 라고 하므로, 선우가 이 말을 듣고 나서 마음속으로 한탄하다가 그 밤을 지난 뒤에 다음 날 아침이 되자 주인에게 말하기를, ‘나는 이제 가려 합니다.’라고 하였더니, 주인이 대답하기를, ‘무슨 맞지 않은 것이 있기에 나를 버리고 떠나가려 합니까?’라고 하므로, 선우가 대답하기를, ‘손님과 주인으로서의 의리가 오래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라고 하고, 이어서 선우가 말하기를, ‘당신이 만약 나를 사랑하고 생각하신다면 나를 위하여 한 개의 소리 나는 쟁(箏)을 만들어서 많은 인민들이 사는 큰 성과 마을에다 나를 보내주십시오’라고 하였다. 주인은 뜻을 따라 해주고 이사발성의 많은 사람들이 사는 곳까지 보내 주고서 편안히 돌아왔느니라. 선우는 교묘한 솜씨로 쟁을 타서 그 음이 온화하고 맑았으므로 여러 사람들의 마음을 기쁘게 하였는지라, 일체 대중들이 모두 함께 음식을 주어 충분하게 하였으며, 이사발의 길 위에 5백 명의 거지들까지 모두가 배를 채울 수 있었느니라. 국왕에게는 하나의 과수원이 있었는데, 그 동산이 무성하였으나 언제나 참새들이 근심 거리였으므로 때에 동산지기가 선우에게 말하기를, ‘나를 위하여 참새들을 막고 지켜 주면, 나는 잘 그대에게 공급하리라.’고 하므로 선우가 대답하기를, ‘나는 두 눈이 없습니다. 어떻게 당신을 위하여 참새들을 쫓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하자, 동산지기가 말하기를, ‘나에게 방편이 있소, 내가 줄로 여러 나무 끝을 묶고 구리 방울을 달아놓을 터이니, 그대는 나무 아래 앉았다가 참새 소리를 들으면 줄 끝을 끌어당기시오’라고 하는지라, 선우가 대답하기를, ‘그런 거라면 나도 할 수 있습니다.’라고 하자, 나무 아래까지 데려다가 편안히 머무르게 하고서 곧 버리고 떠나갔느니라. 선우는 참새들을 막고 지키면서 겸하여 또 쟁을 타며 스스로 재미있게 즐겼는데, 때에 이사발 왕녀가 여러 시종들을 데리고 동산에 들어와 구경하다가 이 장님이 보이자 곧 그의 처소에 나아가 묻기를, ‘당신은 누구시오’ 라고 하므로, 대답하기를, ‘눈 먼 거지입니다.’라고 하자, 왕녀는 보고 나서 사랑하고 생각하는 마음이 나므로 버리고 떠날 수가 없었느니라. 왕이 다시 심부름꾼을 보내어 그 딸을 불렀으나 딸은 말하기를, ‘가지 않겠나이다. 저에게 음식을 보내주십시오’라고 하고는, 같이 이 장님과 음식을 먹고 나서 대왕에게 아뢰기를, ‘왕은 이제 저를 이 장님에게 주시면, 아주 저의 소원에 알맞겠나이다.’라고 하는지라, 왕이 말하기를, ‘너는 도깨비에게 흘려서 미치고 마음이 어지럽구나. 어떻게 소경과 함께 들어가 같이 산다고 하느냐? 너는 모르느냐? 부모가 먼저 너를 바라나왕의 선우태자에게 허락하였다. 선우는 지금 바다에 돌아가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는데 너는 이제 어찌하여 거지의 아내가 된다고 하느냐?’라고 하였더니, 딸이 말하기를,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목숨을 버릴지언정 끝끝내 버리고 떠나지 않겠나이다.’라고 하므로, 왕은 이 말을 듣고 거절할 수가 없어서 곧 심부름꾼을 보내 장님을 데리고 와서는 고요한 방에다 가두어 두었느니라. 그때 왕녀가 장님에게 나아가서 말하기를, ‘아시겠습니까? 나는 이제 당신과 부부가 되려고 합니다.’라고 하므로, 선우가 대답하기를, ‘당신은 바로 누구네 집 딸인데 나의 아내가 되려고 합니까?’라고 하였더니, 대답하기를 ‘저는 바로 이사발왕의 딸입니다.’라고 하는지라, 선우가 말하기를, ‘당신은 바로 왕녀요, 나는 바로 거지거늘 어떻게 서로가 공경할 수가 있겠습니까?’라고 하자, 부인은 말하기를, ‘저는 마음을 다하여 당신을 받들고 이바지하겠으며, 당신의 뜻을 거역하지 않겠습니다.’라고 하였느니라. 이렇게 하여 90일이 지났는데, 그 아내가 조그마한 일로 나가면서 그의 남편에게 알리지 않고 한참 있다가 돌아왔더니, 선우가 책망하되, ‘그대는 사사로운 일로 밖에 나가면서도 내게 알리지 않았소. 어디 갔다 왔소’라고 하자, 아내가 말하기를, ‘저는 사사로운 일로 간 것이 아니었습니다.’라고 하였지만 남편은 말하기를, ‘사사로운 일인지 아닌지를 누가 알겠소’라고 하자, 그 아내는 괴로워하고 울먹이면서 곧 자신을 저주하며 서원하기를, ‘제가 만약 사사로운 일로 갔다면 당신의 두 눈이 끝끝내 낫지 않을 것이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 당신의 한쪽 눈이 회복되어 본래와 같게 되리다.’고 하니, 이 서원을 세우자마자 그 남편이 한쪽 눈의 눈두덩을 움직거리더니 회복되어 본래와 같이 되었는데, 맑은 빛이 빛나서 마치 유성(流星)과 같아지며 시각이 맑고 환해져서 그 아내를 볼 수 있게 되었느니라. 아내가 말하기를, ‘무엇 때문에 당신은 나를 믿지 않았습니까?’라고 하니, 선우가 웃음을 머금고 있으므로 아내가 말하기를, ‘당신은 봉양한 은혜를 모릅니다. 저는 바로 큰 나라의 왕녀요, 당신은 바로 소인(小人)이었소. 저는 마음을 다하여 당신에게 이바지하고 섬겼지만 뼛속까지 믿지는 않았습니다.’ 라고 하자, 남편이 말하기를, ‘당신은 나를 아십니까?’라고 하므로, 대답하기를, ‘나는 당신을 압니다. 바로 거지입니다.’라고 하자, 남편이 말하기를, ‘아닙니다. 내가 바로 바라나왕의 선우태자입니다.’라고 하였느니라. 아내가 말하기를, ‘당신은 크게 어리석은 사람이요.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습니까? 바라나왕의 선우태자는 바다에 들어가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거늘, 당신이 지금 어떻게 바로 그 사람이라고 말하십니까? 이는 거짓말입니다. 저는 믿을 수가 없습니다.’라고 하므로, 선우가 말하기를, ‘나는 태어나서부터 아직까지 거짓말을 한 일이 없습니다.’라고 하니, 아내가 말하기를 ‘거짓인지 참인지를 누가 믿겠습니까?’라고 하므로, 남편이 말하기를, ‘만약 내가 거짓말로 당신을 속였다면 나의 한쪽 눈이 영원히 나을 수 없을 것이고, 만약 참말이라면 나의 한쪽 눈이 나아서 본래와 같게 되어 당신이 볼 수 있게 되리다.’ 하고 말을 하자마자, 곧 맹세한 바와 같이 눈망울이 빛나며 움직이더니 본래와 다름이 없이 되었다. [선우태자가 눈을 회복하다] 선우 태자의 두 눈이 회복되었는데, 얼굴이 단정하고 상호를 두루 갖추어서 아름다운 용모가 뛰어나 세상에 견줄 이가 없었느니라. 그의 아내는 보자마자 마음으로 기뻐하며 성현의 은혜를 입은 듯 여겨서 온몸을 쳐다보며 눈을 잠시도 떼지 아니하다가, 곧 궁중으로 들어가서 부왕에게 아뢰기를, ‘이제 저의 남편이 바로 선우태자였습니다.’라고 하자, 왕이 말하기를, ‘어리석은 것이 미치고 도깨비에 홀렸구나.’라고 하면서 이어 말하기를, ‘선우태자는 바다에 들어가서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거늘 너는 지금 어떻게 그 거지를 태자라고 하는 것이냐?’라고 하므로, 왕녀가 말하기를 ‘아닙니다. 만약 믿지 않으신다면 한 번 보십시오’라고 하였느니라. 왕이 곧 보러 갔으며, 보고는 곧 그가 선우태자임을 알아채고서 두려움을 품으며 말하기를, ‘바라나왕께서 만약 이 일을 들으시면 나를 적잖이 미워하겠구나.’ 하고, 곧 나아가 선우태자에게 용서를 빌면서, ‘나는 참으로 몰랐도다.’라고 하므로, 태자가 말하기를, ‘염려할 것 없습니다. 저를 위하여 이 소치기에게 선물이나 보내주십시오’라고 하자 이사발왕은 곧 금은의 값진 보배와 옷과 음식이며 아울러 놓아기르던 5백 마리 소를 주었으므로, 그 사람은 기뻐하며 한량없이 칭찬하면서, ‘선우태자에게 내가 별로 해준 것도 없는데, 나에게 이와 같은 재물을 갚으시는구나.’라고 하고, 때에 소 치던 사람이 대중 가운데서 소리 내어 부르짖기를, ‘몰래 보시하면 드러나게 받는 것이로구나. 보시하는 일의 과보야말로 크고 넓도다.’라고 하였느니라. 그때에 한량없는 대중들이 마음으로 기뻐하며 모두가 보시하려는 마음을 내어 일체를 구제하고 부처님이 되기를 구하는 근본으로 삼았으므로, 허공의 귀신과 하늘들도 그 사람을 찬탄하되, ‘마침내 그 말이 이루어짐이 이와 같고 이와 같도다.’라고 하였느니라. [선우태자가 집에 돌아가다] 선우태자가 큰 바다로 들어가지 않고 궁전에 있었을 때 한 마리 흰 기러기를 길렀는데, 옷을 입고 마시고 먹거나 가고 서고 앉고 눕는 데에 언제나 함께 하였느니라. 그때에 바라나왕의 부인이 그가 있는 데로 가서 그 기러기에게 말하기를, ‘태자가 있을 적에는 언제나 너와 함께 있었는데, 이제 큰 바다에 들어가서 아직 돌아오지 않으므로 살았는지 죽었는지 아직 분명하지 못하여 나는 확실한 사실을 알 수가 없구나. 너는 이제 어찌하여 태자를 생각조차 않는 것이냐?’라고 하자, 기러기는 이 말을 듣고 슬피 울며 뒹굴면서 눈물이 눈에 가득하여 대답하기를, ‘대왕의 부인이시여, 태자를 찾으라 하시면, 감히 명을 어기지 않겠나이다.’라고 하므로, 부인은 손수 글을 써서 기러기목에 매어 주며 기러기 소리로 태자가 큰 바다에 있는 곳을 묻게 하자, 몸이 허공으로 올라 나르며 뒤치고서 떠나갔느니라. 부인이 보고는 미더운 마음을 내며, ‘이제 이 기러기가 반드시 나의 아들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실한 소식을 얻어오겠구나.’라고 하였는데, 큰 바다까지 날아가서 두루 지나 다니며 찾았으나, 보이지 않으므로 차례로 가서 이사발국에까지 이르렀더니, 선우태자가 궁전 앞에 있는 것이 멀리 보이는 지라 그 기러기는 몸을 오므리고 날개를 끼며 나아가서 이른 뒤에 지저거리며 기뻐하였더니, 태자가 곧 어머니의 글을 가져다 머리에 대어 예배 공경하고서 봉함을 떼고 펼쳐 읽고는 곧 부모가 밤낮으로 슬피 통곡하며 태자를 돌이켜 생각하다가 두 눈까지 멀게 되었음을 알았느니라. 태자가 곧 글을 쓰되 자세히 위의 일을 부모에게 말하고, 다시 글을 그 기러기목에 매어 주었더니 기러기는 기뻐하며 바라나로 돌아갔는데, 부모가 태자의 글을 받고서 기뻐 뛰어오르며 한량없이 잘했다고 칭찬하였고, 태자가 아우 악우에게 위험한 재해를 받은 것과 보배 구슬을 빼앗아 가져가 괴로움이 한량없었음을 모두 알게 되었느니라. 부모는 즉시 악우의 손과 다리에 쇠고랑과 사슬을 채우고 목에 칼을 씌워서 감옥에 가두어 놓고 사신을 보내어 이사발왕에게 말하기를, ‘당신은 지금 어째서 태자를 붙잡아 놓고 우리를 근심하고 괴롭게 하시오’라고 하니, 이사발왕은 이 말을 듣고서 두려운 마음을 내어 곧 태자를 잘 꾸며 입혀서 국경 으로 보냈느니라. 그러자 태자가 사신을 보내어 이사발왕에게 아뢰기를, ‘선우가 큰 바다로부터 돌아왔습니다.’라고 하니, 그때에 이사발왕이 풍악을 잡히려 앞뒤에서 인도하고 따르며 쓸고 물을 뿌리고 향을 사르며 비단 번기와 일산을 달고 종을 치고 북을 울리면서 태자를 멀리까지 마중하여, 다시 궁중으로 돌아와 딸에게 장가들이고서 바라나국으로 보냈느니라. 부모는 태자가 돌아온다는 소리를 듣고 한량없이 기뻐하면서 큰 이름 있는 코끼리를 타고 풍악을 잡히며 쓸고 물을 뿌리고 향을 사르며 비단 번기와 일산을 달고 태자를 멀리까지 마중 나갔는데, 국토의 인민들인 남자 여자들은 태자가 큰 바다에서 편안히 돌아온다 함을 듣고서 한량없이 기뻐하며 역시 모두가 마중하였느니라. 선우태자가 앞으로 나아가 부모님께 땅에 엎드려 발에 예배하였더니, 왕과 부인은 눈이 멀었는지라 태자의 모습을 보지 못하고 손으로 어루만지면서, ‘네가 바로 나의 아들 선우냐? 부모가 너를 생각하며 근심하고 괴로워함이 이와 같았느니라.’고 하므로, 태자는 부모의 기거를 문안하여 마치고, 손을 들고 높은 소리로 여러 작은 나라의 왕과 신하들이며 국토 인민의 일체 대중들에게 보답하고 감사하면서 말하기를, ‘수고하십니다. 대중들이여, 이로부터 돌아왔습니다.’라고 하였느니라. 선우태자가 아버지 왕에게 아뢰기를, ‘저의 아우 악우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라고 하자, 왕이 말하기를, ‘너는 물을 필요가 없다. 이렇게 나쁜 놈은 지금 감옥에 있으니, 풀어줄 수가 없다.’라고 하므로, 선우태자가 말하기를, ‘원컨대 악우를 석방하셔서 서로 함께 만날 수 있도록 하옵소서’라고 이렇게 세 번을 말하자, 왕은 차마 거절할 수가 없으므로 곧 옥문을 열게 하였느니라. 그때 악우는 손과 다리에 쇠고랑과 사슬을 차고, 목에 칼을 쓰고 선우에게 가서 보니, 형이 이와 같음을 보고 부모에게 아뢰어 아우의 형틀을 벗게 하고서 형틀을 벗은 뒤에 곧 나아가 얼싸안고 좋은 말로 달래고 부드러운 말로 문안하면서, ‘너는 매우 수고하였구나. 네가 가진 나의 보배구슬은 지금 어디에 있느냐?’라고 하며 이렇게 세 번을 하자 비로소 대답하기를, ‘저 흙 속에 있습니다.’라고 하였느니라. 선우태자가 도로 보배구슬을 얻고서 부모 앞에 나아가 꿇어앉아 미묘한 향을 사르고 곧 서원하기를, ‘이 보배구슬이 바로 뜻대로 되는 보배라면, 저의 부모의 두 눈이 밝고 깨끗하여 예전과 같게 하옵소서’라고 하니, 이 서원을 짓자마자 바로 회복되었는데, 부모는 그 아들을 볼 수 있게 되자 기뻐 뛰어오르며 한량없이 행운을 축하하였느니라. 선우태자는 그 달의 15일 아침에 깨끗이 몸소 목욕하고 산뜻한 옷을 입고 미묘한 보배향을 사르며 높은 다락 위에서 손수 향로를 붙잡고 땅에 엎드려 마니보배구슬에 예배하고 서원을 세우되, ‘저는 염부제의 일체 중생들을 위하여 크고 모진 괴로움을 참으며 이 보배 구슬을 구하였나이다.’라고 하자, 그때에 동쪽에서 큰 바람이 일어나며 구름과 안개를 불어 없앴으므로 공중이 산뜻하고 밝고 깨끗하여졌고, 아울러 염부제의 온갖 쓰레기와 대변ㆍ소변이며 재ㆍ흙ㆍ잡초 등이 서늘한 바람이 움직인 뒤에 모두 깨끗하게 되었느니라. 구슬의 거룩한 덕 때문에 염부제에는 잘 익은 자연의 맵쌀이 널리 비처럼 내렸으니, 향기롭고 감미롭고 부드러우며 빛깔과 맛이 두루 갖추어진 것이 도랑에 가득 차서 무릎까지 쌓였으며, 다음에는 이름 있는 훌륭한 옷과 구슬ㆍ가락지ㆍ비녀와 팔찌 등이 비처럼 내렸으며, 다음에는 금과 은과 칠보와 여러 가지 미묘한 악기가 비처럼 내렸느니라. 요약하여 말하면, 일체 중생들이 필요로 하는 즐거움의 도구를 모두 다 충족하였으니, 보살이 큰 자비의 행으로 보시바라밀을 닦아서 중생들의 온갖 즐거움의 도구를 만족하게 준 그 일이 이와 같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때의 바라나대왕이 바로 지금 나의 아버지 왕이신 열두단(悅頭檀)이요, 그때의 어머니는 바로 지금 나의 어머니이신 마야부인이며, 그때의 악우태자는 바로 지금의 제바달다며, 그때의 선우태자는 바로 지금 나의 몸이니라. 아난아, 제바달다는 지나간 세상에서 언제나 악한 마음을 품고 나를 헐고 해쳤지마는 나는 인욕의 힘으로써 언제나 은혜 베풀기를 생각하여 곧 구제하여 주었거늘, 하물며 지금 부처가 되어서이겠느냐?” 부처님께서 이 법을 말씀할 때에 한량없는 백천의 사람들이 수다원과와 내지 아라한의 과위를 얻었으며, 또 한량없는 백천의 사람들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고, 내지 한량없는 백천의 중생들이 모두 성문과 벽지불의 마음을 내었다. [경전의 이름]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경전의 이름을 무엇이라 하오며, 어떻게 받들어 지니오리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경전의 이름은 『불보은방편급족일체중생경(佛報恩方便給足一切衆生經)』이니라.” 모인 대중들이 경전(經典)을 듣고 기뻐하며 예배하고 떠나갔다. 其四百七十四 德 됴 留承이 水草 조차 五百 쇼 모라 가더니 어엿브신 太子ㅣ 빌머거 가시다가 五百 쇼 맛나시니 덕 좋은 유승이 수초를 쫓아 오백 소를 몰아 가더니 가여운 태자가 빌어먹어 가시다가 오백 소를 만나시니 其四百七十五 牛王이 마 셔어 한 쇼 디내오 혀로 할하 모 니 留承이 보 貴 相 아고 지븨 드려 供養니 우왕이 마주 서서 많은 소를 지나가게 하고 혀로 핥아 못을 빼니 유승이 보아 귀한 모습을 아시고 집에 들여 공양드리니 * 마고:마주. 막아서. 가로막아. * 하:핥아서. +아. 다 〉 핥다. 其四百七十六 家人이 닐오 艱難 지비 어드리 오래 供養려뇨【家人 집사미라】 太子ㅣ 니샤 나그내 외야 어드리 오래 이시리오 가인이 이르되 어려운 집이 어떻게 오래 공양하겠느냐?【가인은 집사람이다.】 태자가 이르시되 나그네 되어 어떻게 오래 있으리오. * 간난(艱難):어려운. 몹시 힘들고 고생스러운. 난간(難艱)한. * 어드리:어떻게. 어찌. * 외야:되어. 其四百七十七 큰 城에 드르샤 鳴箏 노시니 鳴箏이 和雅더니 大衆이 듣 飮食 받니 飮食이 有餘더니 큰 성에 드시어 쟁(箏)을 연주하시니 쟁 소리가 우아하더니 대중이 들어(경청하여) 음식을 바치니 음식이 넉넉하더니 * 쟁(箏):아쟁, 거문고와 비슷한 13현의 악기. * 듣:들어. 경청하여. 其四百七十八 大闕ㅅ 東山디기 果實 맛다셔 새 이길 잇비 너기더니 太子 보 飮食 주리라 닐어 새 이길 시기니 대궐의 동산지기 열매를 맡아서 새 날리기를 가쁘게 여기더니 태자를 뵈어 음식을 주리라 일러 새 날리길 시키니(부탁하니) * 잇비:가쁘게. 피곤하게. 수고롭게. * 시기니:시키니. 부탁하니. 其四百七十九 차반 어두려 샤 나못 미틔 안샤 줄을 자바 후느더시니 시름이 업스샤 鳴箏 노샤 소리 드러 즐겨터시니 차반을 얻으려 하시어 나무 밑에 앉으시어 줄을 잡아 흔드시더니 시름이 없으시어 쟁을 연주하시어 소리 듣기를 즐겨하시더니 其四百八十 公主ㅣ 노니샤 東山애 가샤 東山 구터시니 公主ㅣ 보샤 太子 무르샤 太子 幸히 너기시니 공주가 노니시어 동산에 가서 동산을 구경하시더니 공주가 보시어 태자에게 물으시어 태자를 행복하게 여기시니 * 구경터시니:구경하시더니. ‘-하시더니’(접미사). 더시니〉터시니. 其四百八十一 夫妻 외져 샤 어우러 飯 좌샤 주거도 들 일우오리 아바 말 거스러 나디 아니샤 卽日에 들 일우시니 【卽日은 곧 그 나리라】 부부 되고자 하시어 어울려 음식 드시어 죽어도 뜻을 이루리라. 아버님 말 거슬러 떠나지 아니하시어 그날에 뜻을 이루시니 【즉일은 곧 그 날이라.】 * 즉일(卽日):그날. 당일. * 들:뜻을. 생각을. 의사를. +을. * 일우다:이루다(동사). * 즉(卽):① 서로 다른 두 현상이 실제로는 불이(不二)·불리(不離)의 관계에 있음을 나타내는 말. 곧, 다른 두 현상이지만 서로 뗄 수 없는 관계, 모습은 다르지만 본질이 같은 관계, 두 현상이 있는 그 자체로 완전히 같은 관계 등을 나타낸다. ② 서로 다른 두 현상 간의 시간적인 관계를 나타내는 말. 예를 들면, 빛이 들어오자마자 어둠이 가듯이 시간의 간격이 없는 관계를 동시즉(同時卽), 씨앗을 뿌리면 이윽고 싹이 트듯이 시간의 간격이 있는 관계를 이시즉(異時卽)이라 한다. 其四百八十二 나녀러오나시 太子ㅣ 疑心터시니 盟誓로 對答샤 나옷 올딘댄  눈이 시리 卽時예  눈이 시니 〈공주가〉 나가 다녀오시거늘 태자가 의심하시더니 맹서로 대답하시되 내가 곧 옳다면 한 눈이 밝으시리라 〈하니〉 즉시에 한 눈이 밝으시니 * 나녀려오나시:나가 다녀오시거늘. 나갔다 오시거늘.‘-나시’은‘-시거늘’(어미). ‘-나-’는‘오-’(‘오다’의 어간)에 붙는 어미로‘-거/어-’와 이형태 관계에 있다. * -터시니:-하시더니(접미사). 더시니〉터시니. * -샤:-시되(어미). 시+오+. * 올딘댄:옳을진댄. 옳다면. 올-+-오/우+-ㅭ진댄(어미). * :① 한[一] ② 한[同], 같은. * 시니:밝아지니. 밝히니. +∅+시+니. ‘다’의 어간에 ‘∅’ 접미사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피동사. 중세국어에는 이와 같이 만들어진 피동사와 사동사가 다수 존재한다. ‘-시니’는 ‘-으시니’ 또는 ‘-리시니’이다. 其四百八十三 善友ㅣ로라 신대 公主ㅣ 疑心터시니 盟誓로 니샤 나옷 善友ㅣ딘댄 두 눈이 고리 卽時예 두 눈이 시니 〈나는〉선우로다 하시니 공주가 의심하시더니 맹서로 이르시되 내가 곧 선우태자이면 두 눈이 밝을 것이니〈하니〉즉시에 두 눈이 밝아지시니 * 선우(善友):선우태자(善友太子). 곧 석가모니 전생의 태자 때 이름. * -로라:-노라. 모음‘ㅣ’다음에서는‘-로라’로 교체된다. * 나옷:내 곧. 내가 곧. 강세의 첨사 ‘곳’은 모음이나 ‘ㄹ’ 뒤에서는 ‘옷’이 된다. 其四百八十四 님금이 아라  懺謝ㅣ어늘 쇼 칠 아 德을 니르시니 留承일 아라  厚賞니 大衆이 布施ㅅ  내니 【厚賞 둗거 賞씨라】 임금이 알아보고 매우 뉘우치거늘 〈선우태자께서〉 소 치는 아비의 덕을 이르시니 유승을 알아보고 매우 넉넉히 상을 주니 대중이 보시의 마음을 내니 【후상은 두텁게 상을 주는 것이다.】 * 아라:알아보고.〈몽산법어약록언해〉등에서는‘알아’로 분철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 :가장. 자못. 매우. 크게. 또는, 모두. 다. * 참사(懺謝) : 사과와 용서 * 대중(大衆):모든 승려. 많은 수행 승. 승려의 집단. * :마음. 심장, 염통. 속. 其四百八十五 太子ㅣ 本國에셔  그려기 치샤 더브르샤 노니더시니 太子ㅅ 어마님이  그려기 보샤 그리샤 닐어 들이시니 태자가 본국에서 흰 기러기를 치시어〈그때를 생각하고〉더불어 노니시더니 태자의 어머님이 흰 기러기를 보시어〈그때를〉그리워하심을 일러 들이시니 * 그려기:기러기. * 더브르샤:더불어. * 노니더시니:노니시더니. 돌아다니시더니. 기본형은‘노닐다’. 其四百八十六 그려기 슬 횟돌며 울어늘 어마님이 글을 시니 그려기 소사올아 바애 도녀와 太子ㅅ긔 려 안니 기러기 슬퍼하여 빙 돌며 울거늘 어머님이〈다리에〉글을 매시니 기러기 솟아올라 바다에 돌아다녀 태자께 내려 앉으니 * 슬:슬퍼하여. 슳++아. * 횟돌며:휘돌며. 빙 돌며. * 울어늘:울거늘.‘-어늘’은‘-거늘’(어미). 타동사일 경우에는‘-어-’, 비타동사일 경우에는‘-거-’가 선택된다. 비타동사일 경우에도 어간의 말음이‘ㄹ’이나 모음‘ㅣ’일 경우에는‘-거-’의‘ㄱ’이 탈락하여‘-어-’로 실현된다. * 소사올아:솟아올라. * 도녀와:돌아다니어. * -ㅅ긔:-께. 其四百八十七 글을 샤 어마님 말 보샤 父母ㅅ 들 아시니 글을  샤 그려길 돌아보내샤 걋 일 알외시니 〈기러기에게서〉글을 떼시어 어머님 말을 보시어(읽으시고) 부모의 뜻을 아시니 글을 또 만드시어 기러기를〈부모에게〉돌려보내시어 자기의 일을 아뢰시니 * 다:떼다. * 샤:만드시어. 기본형은 ‘다’(만들다). 15세기의 ‘-[作]’은 16세기에서는‘-, -’에 의하여 대체된다. * 걋:자기의. ‘갸’는‘자기(自己)’의 높임말. * 알외시니:아뢰시니. 알외다는‘알리다’또는‘아뢰다’임. 其四百八十八 父母님이 깃그샤 惡友를 가도시고 使者 보내시니 利師跋王이 두리여 善友를 이고 님 얼이니 부모님이 기뻐하시어 악우를 가두시고 사자를 보내시니 이사발왕이 두려워 하여 선우를 꾸미시고 따님을 시집보내시니 * 깃그샤:기쁘시어. -+-으시-+-어. * 악우(惡友):나쁜 벗. 여기에서는 선우태자의 동생 악우왕자를 이름. 형인 선우태자의 눈에 못을 박아 멀게 하고는 도적같이 사라져 아버지 왕에게 형이 죽었다고 거짓 고함. 선우의 편지를 받고 모든 사실을 알게 된 부모님이 악우를 가두지만 선우태자가 돌아와 청하여 옥문을 열어 풀어준다는 이야기. 선우태자가 부처가 되고 악우는 그 제자 조달(調達)이 되었다 한다. * 두리여:두려워하여. 무섭게 여기어. * 이고:꾸미시고. * 얼이니:결혼시키니. 시집보내니. 어우르니. 其四百八十九 本國에 도라오샤 父母 뵈시고 大衆을 시니 惡友를 몯보샤 父王ㅅ긔 請샤 獄門 여르시니 본국에 돌아오시어 부모 뵙고 대중을 인사하시니 악우를 볼 수 없으시어 부왕께 청하여 옥문을 여시니 * 뵈시고:뵙고.‘--’는 겸양법 선어말어미. 어간 말음이‘ㄱ, ㅂ, ㅅ, ㅎ’이면‘--’, 모음과‘ㄴ, ㅁ’이면‘--’,‘ㄷ, ㅈ, ㅊ’이면‘--’으로 나타나고, 뒤에 오는 어미가 자음으로 시작되면 ‘ㅸ’는 ‘ㅂ’으로 교체된다. * :인사(人事). 其四百九十 惡友를 보시니 솨줄 갈 메옛더니 솨줄 갈 고대 그르시니 惡友를 안샤 寶珠를 무르시니 寶珠를 다시 어드시니 악우를 보시니 쇠사슬 칼 메여있더니 쇠사슬 칼을 즉시 푸시니 악우를 안으시어 보주를(보주의 일을) 물으시니 보주를 다시 얻으시니 * 솨줄:쇠사슬. * 갈:칼. 형구의 하나. * 고대:곧. 즉시. * 그르시니:〈줄을〉끄르시니. 푸시니. 其四百九十一 沐浴 샤 옷 라니샤 寶珠에 盟誓샤 衆生 爲야 受苦 마 寶珠를 求다다 목욕 감으시어 옷 갈아입으시어 보주에 맹서하시되 중생을 위하여 수고를 참아 보주를 구하였습니다. * 라니샤:갈아입으시어. * 중생(衆生):① 감정이 있는 모든 생물. 멍한 상태를 끝없이 되풀이하는 모든 존재. ② 번뇌와 얽매여 미혹한 모든 존재. * 수고(受苦):수(受)는 ‘괴로움이나 즐거움 등을 느끼는 작용이나 집착과 번뇌’이고, 고(苦)는 ‘마음이나 몸이 괴로워 편하지 않음. 뜻대로 되지 않아 마음이 어지럽고 불안함’을 이르는 말임. 其四百九十二 東녁 大風애 虛空주001) 이 조야 구룸이 곧 업스니 閻浮提주002) 天下애 더러 것 업거늘 비 온주003) 이 무루피 티니 동녘 큰 바람에 허공이 깨끗하여 구름이 곧 없으니 염부제 천하에 더러운 것 없거늘 비뿌린 쌀이 무릎에 티니 * 허공(虛空):걸림이나 장애가 없는 상태, 대립이나 차별이 없는 상태를 뜻하는 말. * 염부제(閻浮提):범어 jambu-dvipa의 음사. jambu는 나무 이름이고, dvipa는 주(洲). 수미산 남쪽에 있다는 대륙. 여기에는 잠부 나무가 많으며, 우리 인간들이 사는 곳이라 한다. 여러 부처가 나타나는 곳은 사주(四洲) 가운데 이곳뿐이라고 한다. 남섬부주(南贍部洲)와 같다. * 비온:비가 온. 비뿌린. 비처럼 내린. 其四百九十三 옷과 구슬와 쇠와 곳과 金銀 七寶ㅣ 다 오니다 이 나타 風流 니르리오니 寶珠ㅅ 威德이 긔 엇더니 옷과 구슬과 팔찌와 꽃과 금은 칠보가 다 옵니다. 이에야 나타나 풍류 이르도록 오니 보주의 위덕(威德)이 그 어떠하니. * 쇠:‘팔찌’를가리킨다.〈두시언해〉에는‘빈혀와 쇠 자바 오〈두시 20:9ㄱ〉’와같이 나타나기도한다. * 칠보(七寶):일곱 가지 보석. ① 금(金), 은(銀), 유리(琉璃, 검푸른 빛이 나는 보석), 파리(頗梨)나 수정(水晶), 차거(硨磲, 백산호 또는 대합), 적진주(赤眞珠, 붉은 빛이 나는 진주), 마노(碼瑙, 짙은 녹색 빛이 나는 보석) 등을 이름. 그러나 경론(經論)에 따라 다름. ② 전륜성왕(轉輪聖王)이 소유하고 있다는 일곱 가지 보물. 윤보(輪寶), 상보(象寶), 마보(馬寶), 주보(珠寶), 여보(女寶), 거사보(居士寶), 주병신보(主兵臣寶)를 이름. * 이:이에야.‘-’는‘-야’(조사). 강세의 첨사‘’는 고대의‘사(沙)’에 소급하는 것이다. 체언에서는 i나‘ㄹ’뒤에 직접 연결되고, 용언에서는 선어말어미‘-거-’, 어말 어미‘-아, -늘, -고, -게’등 에 연결된다.‘’는 ‘야’로 변했는데, 16세기 후반의 문헌에 이미 나타난다. 〈소학언해〉에는‘’와‘아’가 나타난다. * 니르리:① 이르게. ② 영원히, 오래도록. 其四百九十四 아바님 일훔이 摩訶羅闍ㅣ러시니 오날애 淨飯이시니 夫人이 摩耶ㅣ시고 善友ㅣ 如來시고 調達이 惡友ㅣ러니 아버님 이름이 마하라사이시더니 오늘날에 정반이시니 부인이 마야시고 선우가〈뒤의〉여래이시고 조달이 악우이더니 * -ㅣ러시니:-이시더니. ‘-더-’는 계사 뒤에서는 ‘-러-’가 된다. * 정반(淨飯):부처의 아버지인 숫도다나 또는 마하라사(摩訶羅闍). 중인도 가비라위국의 왕. 정반왕이라고도 한다. 구리성의 왕인 선각왕의 누이동생 마야를 왕비로 맞았는데, 왕비가 싯다르타(석가)를 낳고 죽자, 그녀의 동생을 후계 왕비로 맞아들여 싯다르타를 기르게 하였으며, 그 후에 그녀에게서 난타(難陁)가 태어났다. * 마야(摩耶):마하마야(摩訶摩耶). 석존의 어머니. 구리성주(拘利城主) 선각왕(善覺王)의 누이. 가비라성주 정반왕의 왕비. 왕자 실달다를 낳고 이레만에 죽음. * 여래(如來):여래(如來)라는 호칭은 본래 이 10가지 칭호 가운데 맨 처음에 나오는 것으로, 대승경전에서는 여러 부처의 이름을 들 경우, 대체로‘~여래’라고 하고 있어‘불(佛)’과 더불어 가장 많이 사용되는 호칭이다. * 조달(調達):提婆達多(제바달다). 범어로는 데바닷타(Tevadatta, Devadatta) 또는 제바달다(提婆達兜)·제바달다(禘婆達多)·제바달(提婆達)·조달(調達). 번역하여 천열(天熱)·천수(天授)·천여(天與)이라 하기도 한다. 곡반왕(斛飯王)의 아들, 난타(難陀)의 아우, 석가모니의 사촌 아우. 혹은 백반왕(白飯王)의 아들. 석존이 성도한 뒤에 출가하여 제자가 되었다. 어려서부터 욕심이 많아 출가 전에도 실달태자와 여러 가지 일에 경쟁하여 대항한 일이 많았다. 출가 후엔 부처님의 위세를 시기하여 아사세왕과 결탁하고, 부처님을 없애고 스스로 새로운 부처님이 되려다가 이루지 못했다. 이 글〈석보상절〉에서도 나타나듯이, 부처가 지나간 세상의 태자 때 잠자는 그의 눈에 못을 박아 실명케 하였다고 적고 있다. * 선우(善友):선우태자(善友太子). 곧 석가모니 전생의 태자 때 이름. * 악우(惡友):악우태자. 곧 선우태자의 사촌 아우 조달(調達)이다. 정당치 아니한 행위를 하여 자기를 사도(邪道)로 인도하며 불리한 결과를 이루게 하는 벗을 이르기도 한다. 其四百九十五 ∼ 其四百九十六 누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