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인천강지곡 권상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시, 한글 활자로 찍은 최초 책 '월인천강지곡' 품는다
연합뉴스 한종구 2025. 3. 25.
(세종=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이후 간행된 최초의 한글활자본 '월인천강지곡 권상'(月印千
江之曲 卷上)을 이르면 내년 말 세종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월인천강지곡의 소유권을 가진 교육출판 전문기업 미
래엔이 한국학중앙연구원에 보관 중인 것을 세종시에 기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25일 세종시에 따르면 최민호 시
장과 김영진 미래엔 회장은 다음달 24일 오전 세종시청에서 월인천강지곡을 기탁한다는 내용을 담은 업무협약을 할
예정이다. 시는 월인천강지곡을 기탁받으면 내년 말 완공되는 세종시립박물관에 상설 전시관을 마련해 일반 시민이
관람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월인천강지곡은 세종대왕이 아내 소헌왕후의 공덕을 빌기 위해 1449년 직접 지은 찬불가다. 훈민정음 창제 이후 간
행된 최초의 한글 활자본이다. 비슷한 시기 간행된 다른 문헌과 달리 한글을 큰 활자로, 한자를 작은 활자로 표기
했다. 이 때문에 초기 국어학 연구와 출판인쇄사를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문헌으로 평가받는다.
본래 상중하 세 권이었으나 현재 권상과 일부 낙장만 전해지고 있다. 이 책은 15세기 중반 부안 실상사 불상의 복
장물(腹藏物, 불상 안에 넣는 물품)로 봉안됐고, 1914년 실상사 인근에 있는 내소사 주지가 훼손된 불상을 소각하
기 직전 복장을 열면서 발견됐다. 이후 대한교과서(현 미래엔)가 인수해 2013년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기탁했
다. 1963년 보물 398호로 지정됐다가 2017년 국보로 승격됐다.
최 시장은 지난해 12월 윤광원 미래엔 부사장 등을 만난 자리에서 보다 많은 사람이 월인천강지곡을 보며 한글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자며 기탁을 요청했다. 한글문화도시이자 박물관 도시를 지향하는 세종시는 월인천강지
곡이 시의 정체성 확립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려수 세종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세종대왕의 묘호를
따 출범한 세종시에서 국보인 월인천강지곡을 전시한다는 것은 아주 의미가 크다"며 "기탁받는 대로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jk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