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훈민정음(訓民正音)/훈민정음기원설

고대 한글에 대한 미즈노 교수의 주장 <무명인>

유위자 2025. 11. 14. 09:42
홍익인간(弘益人間)이란? [참고자료14_1 : 훈민정음 기원] * 고대 한글에 대한 미즈노 교수의 주장 <무명인>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었다 (정확히 말하면 세종대왕이 집현전의 학자들과 함께 훈민정음을 창제했다)는 사실은 우리나라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이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즉 한글 이전에도 우리나라 고유의 문자가 존재했다는 사람들이죠.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환단고기]나 [규원사화] 등 기존 학계에서 인정하지 않는 사서의 내용을 신봉하는 사람들로 고조선에도 우리 민족 고유의 문자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문자는 가림토 문자나 녹도 문자라고 불리는 문자로 고조선에서 만들어져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여기에서는 편의상 '고대 한글'이라고 부릅니다) 미즈노 교수가 쓴 [한국인의 일본 위사]에서는 고대 한글에 대한 언급이 나옵니다. 먼저 그는 고대 한글이 존재했다는 논저로 송호수 씨의 주장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송호수 씨는 동국대 박사과정(철학)을 졸업 후에 국내 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민족사에 관한 많은 저서를 출간한 인물입니다. 그는 저서([위대한 민족])에서 고조선에 고대 한글이 존재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송호수 씨는 [환단고기](단군세기, 태백일사)라는 사료(이 사료의 신빙성에 대해서는 추후에 언급하고자 합니다) 에 가림토 문자라는 문자가 등장한다고 하면서 이 가림토 문자가 한글의 원형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조선에 한글이 존재했다는 근거로 일본의 신대(神代) 문자에 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즉 일본에도 한글과 비슷한 고대 문자가 존재하며 이 문자를 신대 문자라고 하는데 그 중 하나인 아히루(阿比留) 문자는 한글과 너무나 흡사하다며 고조선의 고대 한글이 일본에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송호수 씨는 이러한 주장을 펴면서 일본의 재야 사학자인 가시마 노보루(鹿島昇), 아고 기요히코(吾鄕淸彦)의 주장을 많이 인용하고 있습니다. (아래 그림이 일본인들이 날조한 신대문자입니다.) 결론적으로 송호수 씨는 한글의 모체가 된 가림토 문자가 기원전 2181년에 고조선에서 만들어졌으며 조선 시대에 이것을 모방해서 한글을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주장들은 기존의 학회에서는 전혀 인정 받고 있지 않습니다. 미즈노 교수는 홍익대학교 국어교육과 이광수 박사의 논저를 인용하면서 송호수 씨의 주장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고대 한글(가림토 문자)가 실린 자료([환단고기])의 사료적 가치를 인정하기 어렵다. (2)세종에 의해 훈민정음(한글)이 창제되었다는 자료가 많이 존재한다. (3)훈민정음 창제 과정에서 참고된 문자는 가림토 문자가 아니고 한자의 篆字이다. (4)일본의 신대 문자는 근세에 한글을 모방해 만들어진 것이며 고대 한글이 아니다. (5)기원전 22세기에 만들어진 가림토 문자가 실제로 사용된 흔적이 전혀 없다. 그리고 송호수 씨가 즐겨 인용하고 있는 일본의 재야 사학자 가시마 노보루(鹿島昇), 아고 기요히코(吾鄕淸彦)는 일본의 민족 기원이 메소포타미아였다고 주장하는 유사역사학자이며 일본 학계에서도 전혀 인정 받지 못한 인물입니다. 가림토 문자와 신대 문자에 대해서는 이문영 님의 글이 참고가 됩니다. 여기에서 일본의 신대 문자에 대해 살펴 보도록 합시다. 신대 문자에 대해 미즈노 교수는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습니다.([일본인의 한국위사] 73-74쪽) 신대(神代) 문자란 히라가나 가타카나가 만들어지기 전에, 그리고 일본에 한문이 전래되기 전에 일본에서 쓰인 일본 고유의 글자이다. 오늘날에도 일본의 일부 민간 학자들은 이러한 고대 문자가 존재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학계에서는 근세에 날조된 것이라는 견해가 정설로 돼 있다. 이 신대 문자도 몇 가지가 전해져 있으나, 가장 유명한 것으로 에도(江戶) 시대에 도쿠가와 막부 말기의 국학자 히라타 아쓰타네(平田篤胤)가 한글을 모방해 날조한 '히후미(日文)'가 있다. 그리고 미즈노 교수는 "일부 한국의 민간 학자는 이 신대 문자를 일본 학자가 날조한 것이 아니라 한반도에서 일본에 전해진 고대 한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참으로 웃기는 현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 위상을 높이려고 하는 나머지 고조선에 한글이 있었다고 하고 그 것을 세종대왕이 모방했고도 하고 그것도 모자라 일본인이 날조한 고대 일본 글자를 한반도에서 전해진 고대 한글이라고 주장하다니...... 우리나라 유사역사학자들도 일본의 역사 왜곡에는 민감한데 신대 문자 같은 일본의 역사 날조를 지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미즈노 교수는 "고대 한글을 신봉하는 한국의 민간 학자가 일본의 신대 문자에 착안해 일본의 민간 학자와 손을 자고 만들어낸 전대미문의 한일합작 위사(僞史)"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상에서 미즈노 교수를 극우니 뭐니 하면서 헐뜯는 것을 생업(?)으로 삼고 있는 충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장팔현 강사(한일 고대사 연구자라고 합니다)는 신대 문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이세신궁 (伊勢神宮)이 소장하고 있는 한 문헌과 구리거울 명문, 그리고 큐우슈우의 한 신사 경내에 있는 비석에 한글의 자 모음과 같은 자도 있고 비슷한 자도 있는바, 이를 그들은 '신다문자(神代文字)'라 주장하고 한국의 재야학자 중 일부는 고조선 때부터 사용되던 '가림토 문자'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여튼 이는 연구과제로 돌리고 일본에서는 상기의 세 가지를 근거로 한글도 일본에서 모방해 갔다고 일부 재야 사학자들이 억지를 부리고 있다. 물론 일본의 양심 있는 정통 사학자들은 일본 재야학자들의 주장에 대해 "웃기는 일"이라고 일소해 버리니 그나마 다행이다.(장팔현 [사무라이 국가! 일본]201쪽) 미즈노 교수도 신대문자의 존재를 부인하고 있으니 역시 "양심이 있는 학자"라는 것은 장팔현 강사도 인정 안 할 수 없을 겁니다. 장팔현 강사가 주장하듯이 미즈노 교수가 일본의 극우파라면 신대문자의 존재에 대해 두 손 들고 찬성했을 겁니다. 참고로 가림토 문자의 존재에 대해 한국의 양심이 있는 전통 사학자들은 일축해 버린 상태입니다. 장팔현 강사도 양심이 있는 학자라면 가림토 문자를 "앞으로의 과제"로 넘기지 말고 일소해 버려야 할 것입니다. 앞에서 고조선에 한글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사람들은 정통 학계에서 인정 받지 못한 유사역사학자(재야학자, 민간학자)라고 말했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일부러 그들이 주장하는 고대 한글을 비판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괜히 미즈노 교수는 한국에서 인정 받지 못한 주장을 일부러 끄집어 내서 한국을 폄하하는 목적으로 비판하는 것처럼 생각하실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조선의 위대함을 주장하는 나머지 일본의 날조한 신대 문자까지 근거로 들면서 고대 한글을 주장하는 언론사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 언론사는 다름 아닌 우리나라 유력 일간지인 문화일보입니다. 미즈노 교수에 따르면 1994년 12월 19일자 문화일보에는 다음과 같은 놀라운 기사가 실렸다고 합니다. (미즈노 교수의 저서에 인용된 문장을 우리말로 번역했습니다.) '고대 한글' 비석, 일본에서 발견 훈민정음 창제 이전의 고대 한글로 추정된 가림토 문자가 일본 규슈 미야자키 현 모로카타 군에 있는 마토노(圓野) 신사의 비석에 새겨져 있는 것이 발견됐다. 이번 발견은 한글의 창제와 한일 고대사를 푸는 열쇠로 주목 받고 있다. 가림토 문자에 관해서는 고려 공민왕 때인 1336년에 이암이 저술한 [단군세기]에 "제3세 단군인 가륵이 을보륵에 명하여 38음을 만들었다"는 기록이 나타나는데, 문자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의미를 해석할 수 있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문화일보의 기사는 김인배와 김문배라는 민간 학자(형제이자 현직 고등학교 국어 교사라고 합니다)가 일본 규슈의 미야자키 현에 있는 신사의 경내에서 고대 한글을 찾아냈다는 내용입니다. 참고로 신문 일면에 상당한 지면을 할애하면서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기사에는 그들이 발견한 한글 비석의 사진이 실려 있습니다. 그 사진을 보면 그 문자는 결코 고대 한글이 아니고 일본 사람이 18, 19세기에 한글을 모방해 날조한 '신대 문자(神代文字)'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 근세에 날조한 문자가 고조선의 가림토 문자일 리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문화일보의 기사에서는 "전문가의 견해"로 문형갑 한성대 총장(국문학)이 "이것은 동이족의 고대 문자이자 발해 문자이다. 단군시대에 쓰인 가림토나 녹도문이라는 문자가 그것이다. 발해 시대까지 이러한 문자가 사용되었다"라는 발언을 실려 있습니다. 즉 한국의 국어국문학의 전문가가 일본의 국수주의자가 날조한 문자를 가지고 고대 한글이라고 자랑스레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이 역사 왜곡을 할 때마다 성토의 목소리를 높이지만, 이러한 한글을 모방해서 자기네들이 만든 문자라고 우기는 어마어마한 역사 왜곡에 대해서는 비난은커녕 가림토 문자니 녹도문이니 하면서 지켜 세우고 있는 것입니다. 실소를 금할 수 없습니다. 일본인이 날조한 신대 문자를 고대 한글이라고 믿는 사람은 유사사학자(재야 사학자, 민간 학자)만이 아닙니다. 미즈노 교수에 따르면 영남대학교 정연규 교수가 쓴 [언어로 풀어보는 한민족의 뿌리와 역사](한국문화사, 1997년)이라는 책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고 합니다.(미즈노 교수의 저서에 인용된 문장을 우리말로 번역했습니다.) 일본의 사학자 아고 기요히코(吾鄕淸彦) 씨에 의하면 가림토와 유사한 소위 신대 문자인 '아히루 문자'가 대마도 및 기타 지역의 신사에서 발견되었다. 아고 씨는 일본에 한자가 전해지기 이전에 이 아히루 문자가 사용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일본의 학자 가시마 노보루(鹿島昇) 씨는 가림토 문자가 해남도의 설형 문자(楔形) 문자 및 Olmeca 문명(중남미)의 신성 문자와 유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의 규슈 지방에 서기 7-800년 경에 존재했다고 주정된 '아히루 문자'가 있다. 일본인들은 이것을 신대 문자라고 해서 이 문자 앞에서 참배한다. 이 문자의 형태가 가림토 문자와 유사하다. 정연규 교수가 언급하고 있는 "일본의 규슈 지방에 서기 7-800년 경에 존재했다고 주정된 '아히루 문자'"는 문화 일보의 기사에 등장하는 "고대 한글"입니다. 이 문자는 결코 7-800년 경 존재했던 문자도 아니고 그 존재 자체가 의심스러운 가림토 문자와 아무런 관계도 없습니다. 이미 일본 국수주의자가 18-19세기에 날조한 것으로 밝혀진 문자입니다. 정연규 교수가 인용하고 있는 아고 기요히코나 가시마 노보루는 일본의 대표적인 유사역사학자이며 일본 학계에서조차 대접을 못 받는 엉터리 사학자입니다. 미즈노 교수는 결코 일부의 유사역사학자의 주장을 트집 잡아 한국이나 한국 사람들을 욕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그의 지적을 극소수의 유사역사학자의 주장에 대한 것이라고 평가 절하하는 것도 옳지 않습니다. 일본 국수주의자가 한글을 모방해서 날조한 신대 문자를 고대 한글로 믿는 촌극을 연출한 주인공은 한국의 명문 대학에 재직하고 있는 문형갑 교수나 정연규 교수, 그리고 현직 국어 교사인 김문배 씨와 김인배 씨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주장을 대서 특필한 신문사는 시골의 석간신문이 아니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유력 일간지였습니다. 미즈노 교수가 한국을 비판했다고 화내기 전에 고대 한글을 둘러싼 일련의 사태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