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자(文字, Writing system, Script)의 분류 <나무위키> 2025.07.19현재의 문자
한자 번체자, 한자 간체자, 라틴 문자. 데바나가리 문자, 이집트 상형문자, 히브리 문자
히라가나, 가타카나, 그리스 문자, 키릴 문자, 아랍 문자, 점자, 태국 문자, 룬 문자, 한글, 모스 부호
[지역별로 살펴보면 대부분의 유럽, 튀르키예, 중앙아시아 서부, 아메리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베트남, 도서부
동남아시아, 오세아니아는 라틴 문자고 러시아, 일부 동유럽, 중앙아시아 등은 키릴 문자, 대중동 및 위구르는 아
랍 문자다. 한반도는 한글, 중국은 한자, 일본은 한자와 가나 혼용, 내몽골은 몽골 문자, 티베트와 대륙부 동남아
시아, 에티오피아는 아부기다이다.
1. 개요
2. 기원
2.1. 계보
3. 상형 문자
3.1. 픽토그램
4. 표의 문자
5. 표어문자
6. 표음문자
6.1. 분절 문자
6.1.1. 알파벳, 6.1.1.1. 자질 문자
6.1.2. 아브자드
6.1.3. 아부기다
6.2. 음절 문자
6.2.1. 반음절문자
7. 옛 문자
7.1. 한반도
7.2. 전 세계
7.3. 종교 문헌 등에서 사용되는 문자
8. 문자가 없는 언어
9. 개인 자작 문자
10. 가공의 문자
11. 문자 관련 오류
12. 외부 링크
13. 둘러보기
1. 개요
문자(文字, writing system/script)는 언어를 표기하기 위한 시각적인 기호 체계이다.
2. 기원
발화(發話)와 동시에 사라지는 구어의 한계를 보강하기 위해 문자가 만들어졌다.
문자의 발명과 함께 인류의 지식을 형태가 있는 방식으로 전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불, 바퀴와 함께 인류 3대 발명품으로 꼽는 이들도 있다. 문자를 통해 기록을 할 수 있게 됨으로써
선사 시대와 구분되는 본격적인 역사 시대가 대두되게 한 가장 본질적인 원인이다.
위의 정의에 따르면, 문자는 언어를 표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하며,
따라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문장 이상의 단위를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이야기할 때에는
아래의 결승문자(結繩文字)[실을 묶어서 그 매듭으로 수 체계 등을 표현한 문자/부호 체계. 잉카 제국의 키푸 등이 대표적]
등 간결한 의사 소통 수단도 문자에 포함시켜 말하나, 위의 정의에 따라 엄밀하게는 결승 문자 등은
문자로 볼 수 없으며 기호(sign) 단계에 해당한다. 결승 문자는 수사(數詞) 등 한정적인 수단을 표기할 수 있을 뿐,
그 사용자들이 당연히 알고 있었을 일상 언어 개념도 제대로 표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령 아라비아 숫자와 수학 기호를 이용하더라도 결승 문자로 표기할 수 있는 개념은 물론
그 이상까지도 표기할 수 있지만, 정교하게 짜인 철학적 언어 실험 수준이 아닌 이상에야
수학 기호로 현실 언어에 대응할 수 있는 표기법을 갖추어 쓸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수학 '기호'라고 하지 수학 '문자'라고 하지 않는다.[물론 상형 문자와 표의 문자의 경우 기원 단계
에서는 언어를 거치지 않고 지시체를 직접 지시하는 기호로 쓰인 예가 있으나, 이집트 상형 문자나 쐐기 문자의 초
기 단계에서와 같이 이후에 문장을 구성하는 단계에 이른 것의 기원 단계만을 예외적으로 문자의 기원으로 언급해
주는 정도가 대부분이다. 이 단계에 이르지 못한 '원시 서법(Proto-Writing)'은 기원전 7000년 단계에 이미 확인
되나 문자의 발명을 기원전 3000년 무렵의 청동기 시대의 일로 언급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언론에서 간혹 '4대 문명 이전의 문자가 발견됐다'고 하는 것들은
위의 정의 때문에 문자의 자격조차 갖추지 못한 것이 대부분이다. 오히려 교과서에 수록될 정도로 익히 알려진
인더스 문명의 인장 '문자'라고 불리는 것들도 길어야 20여 단위 수준의 길이로 된 것밖에 발견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비판적으로 보는 경우에는 이것도 인장 '부호' 정도에 불과하다고 보기도 한다.
인더스 문명의 인장 문자의 경우에는 메소포타미아 쐐기 문자와 함께 쓰인 경우가 있다
(바꾸어 말하자면, 로제타 석처럼 여러 가지 문자로 같은 문구를 표기한 것에 기초해
어떤 문장임을 확인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 비슷한 시대의 선형 엘람 문자나 이후 시대의
브라흐미 문자와 유사하거나 대응되는 부호가 있다는 점 등에서 문자라고 보는 의견이 꽤 있기는 하지만,
도자기 조각이나 금속 유물에 새겨진 무슨 그림 한두 개를 가지고 와서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은 문자' 운운하는 사람들은 얄짤없이 사짜로 보면 된다.
반대로, 가림토 같이 언어에 대한 대응 체계가 있는 기호라고 하더라도 실제로 문장 단위로 쓰인
사례가 없는 경우 위작된 기호에 불과함을 단번에 알 수 있다.
2.1. 계보
현재 사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문자 체계는 크게 나눠
이집트 상형문자 계통과 갑골 문자 계통, 기타 계통으로 정리할 수 있다.
- 이집트 상형문자 계통의 문자 : 이집트 상형문자가 단순화되어 원시 시나이 문자(Proto-Sinaitic)가 된 후,
원시 시나이 문자에서 페니키아 문자가 탄생하였다.
이후 페니키아 문자는 라틴 문자, 아랍 문자, 데바나가리 문자, 몽골 문자 등으로 각각 발전하였다.
라틴 문자는 알파벳의 대표이고, 아랍 문자는 아브자드의 대표이며, 데바나가리 문자는 아부기다의 대표격이 된다.
따라서 이집트 상형문자의 후손은 현재 아메리카에서부터 멀리 동남아시아와 오세아니아에 이르기까지
널리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갑골 문자 계통의 문자 : 중국의 갑골 문자는 이후 한자로 발전하였으며, 서하 문자, 여진 문자, 일본의 가나,
중화권의 주음부호는 한자를 간략화/변형한 데서 출발했다.
- 그 외 계통의 문자로는 쐐기 문자, 마야 문자, 한글 등이 있다.
3. 상형 문자
3.1 개요
문자 하나가 물체 하나를 지시하는 문자. 문자가 언어를 거치지 않고
비슷한 형상의 물체를 직접 지시하므로 문자와 언어 사이에 연관성이 없다.
상형 문자(象形文字, hieroglyph)는 사물의 물리적인 모양을 본떠 만든 문자를 말한다. 말하자면 사물의 그림이다.
인류가 처음 쓰기 시작한 문자는 모두 상형 문자이다. 상형 문자는 대체로 문명이 고도화되면서
그림의 수가 너무 많아지고 추상적인 개념이 생겨나므로 결국 표어문자나 표음 문자로 바뀌기 마련이다.
3.2 종류
상형 문자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문자 가운데 현대에도
가장 많이 사용되는 문자는 동아시아에서 널리 쓰이는 한자이다. 다만 한자의 기원이 상형 문자이고
현재 한자 체계의 일부가 상형 문자의 성격을 보존하는 것이지, 한자 자체가 전부 상형 문자인 것은 아니다.
한자 이외에 가장 유명한 이집트 상형 문자도 처음에는 순수하게 뜻만 나타내다가
후대에 이르러서는 결국 표음 문자처럼 쓰이게 되었다.
3.3 단점
상형 문자가 사용에 필요한 면에서 직관적인 본능을 따르는 방식이라고 해도,
사람이나 잡다한 사물의 이름까지 모두 표현할 수 있던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인명인 유재석, 강호동 등을
뜻이 복합적으로 얽히지 않았던 그 옛날 상형문 한 글자로 쓰고자 한다면, 그 사람의 얼굴을 일일이 그려야 한다.
애써 한 명 한 명 그린다고 해도, 얼굴을 그리는 사람에 따라 묘사가 잘되지 않아 못 알아볼 수도 있고,
그 사람이 유명한 사람이 아니라서 알만한 정보를 도저히 직접 얻을 방법이 없다면 사람들끼리 의미를
통합하기를 전제로 사용이 약속된 문자 및 언어 체계 중 하나로 받아들여질 충분한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힘들게 나타내 봤자 뜻을 직접 퍼트리기엔 아무런 소용이 없으며,
심지어는 과거 화가가 그린 초상화 수준이더라도 지금 쓰이는 언어보단 효율이 크게 떨어진다.
여기서 사람들은 사진기도 인터넷도 없던 시절 더 보편적이고 쓰기 쉬운 언어 체계를 이루고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것은 요즘에도 흔히 쓰이는 방식인 표음 문자로 넘어가는 데 있어 큰 이유가 되었다.
3.4. 픽토그램
상형문자와 다를 바가 없으며, 그림문자라고도 불린다.
Pictogram은 Hieroglyph와 함께 상형문자를 가리키는 영단어이다. 다만 여기서 가리키는 픽토그램은
현대적인 의미에서 통용되는 상형과 표의의 과정으로 만들어진 문자 체계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링크된 픽토그램을 자세히 보면, 상형만으로 형성된 것이 아닌 표의적으로 사용되는 문자들도 보인다.
링크된 픽토그램을 자세히 보면, 상형만으로 형성된 것이 아닌 표의적으로 사용되는 문자들도 보인다.]
문자의 정의를 엄밀하게 적용한다면 상형 문자와 마찬가지로 문자가 아니며,
회화(繪畵)와 문자의 중간에 있는 기호체계로 볼 수 있다. 사물과 닮은 그림으로써 의미를 나타내기는 하지만
시각적인 형태를 그대로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개념에 대응하는 일정한 기호가 정해져 있다는 점에서
회화와 다르며, 언어를 기록하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문자와도 다르다. 픽토그램이라고도 부른다.
픽토그램(pictogram)이란 인포그래픽의 한 갈래로,
그림을 뜻하는 '픽처(picture)'와 문자 또는 도해를 의미하는 '그램(gram)'의 합성어이다.
이는 어떤 대상이나 장소에 관한 정보를 알리기 위해 문자를 사용하지 않고도 동일한 의미로 이해할 수 있도록
조합한 그림을 가리킨다. '그림 문자', '픽토', 또는 '픽토그래프'라는 명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픽토그램의 목적은 문자를 모르더라도 직관적인 기호를 통해
모든 사람들이 같은 종류의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하는 것에 있다. 언어의 차이로 소통에 불편함이 있는
외국인들을 위해 사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외국인의 출입이 많은 공항은 모든 곳이 픽토그램으로 도배되어 있다.
또한 외국인들이 공항 다음으로 이용 빈도가 높은 대중교통 시설과 버스 터미널 등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중요한 몇몇 픽토그램은 국제 규격으로 정해져 있다. 긴급 상황에 탈출을 유도하기 위한 표식 역시
문자와 함께 픽토그램으로 표시되어 있다. 선천적 혹은 후천적 장애로 인해 언어 이해에
불편함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사용되며, 특히 공공시설에는 대부분 설치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4. 표의 문자
4.1 개요
물체를 직접 지시하는 상형문자와 다르게 추상적인 의미를 직접 지시하는 문자이다.
여기서 말하는 표의 문자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뜻을 가진 문자"라는 의미의 표의 문자가 아니라
언어학/문자학적인 분류에 따른 용어이며, 표의 문자 또한 상형 문자처럼 언어를 거치지 않고
지시 대상을 직접 지시하기 때문에 엄밀한 문자의 정의를 따르면 문자라고 볼 수 없다.
이모지와 아라비아 숫자 등은 대체적으로 표의 문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모티콘 등에도 표의 문자로 구분할 수 있는 기호들이 들어 있다.
4.2 언어와의 관계
하나의 문자가 언어를 거치지 않고 직접적으로 하나의 추상적 개념과 대응될 때에 이를 표의 문자라 한다.
이는 상형 문자와의 공통점으로 상형 문자 또한 지시체를 언어와 무관하게 직접 지시한다.
따라서 문자를 "언어를 표기하는 시각적 기호 체계"로 정의한다면, 상형 문자나 표의 문자를 문자라고 하기 어렵다.
다만 역사적으로 보이듯 상형 문자와 표의 문자는 의사소통이나 연상 기호로 사용되었고,
이것들이 표어 문자 등의 문자를 구성하는 재료가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원시 문자 체계로 구분하고 있다.
반면 표어문자는 실제 언어의 단어나 형태소 등과 대응이 되기 때문에 언어를 표기하는 것이 가능하며,
이는 상형·표의 문자와 표어문자를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즉, 한자와 같이 언어와 대응되는 문자 체계는 언어학에서는 표어문자로 분류한다.
단어나 형태소와 대응된다는 것을 아주 거칠게 풀어 쓰면, 해당 글자를 읽을 수 있느냐 없느냐의 여부라고 볼 수 있다.
읽을 수 없는 문자가 상상이 잘 안된다면 간단하게는 표지판이나 이모티콘 중에
물체를 본뜨지 않은 기호들을 떠올리면 된다. 예를 들어 유턴 금지 기호의 경우, 이에 대응되는 한 단어가 없고
"유턴 금지", "유턴하지 마시오" 등과 같이 이 기호가 가리키는 추상적 개념을 풀어서 설명해야만
그 문자를 가리킬 수 있기 때문에 표의 문자다.
현재는 아니지만 기원적으로 표의 문자로 추정되는 것들도 있는데 예를 들면,
한자의 지사나 회의로 만들어진 글자들이 그런 경우다. 지사의 경우를 예로 들면,
한자 上의 경우 "위쪽 방향"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문자화한 것이고, 이것이 막 만들어진 당시에는
중국어 단어나 형태소와 대응이 되지 않아서 읽을 수 없었다면, 표의 문자였을 것이다.
그러나 현대의 한자 上은 shang, 상, しょう 등의 형태소와 대응되므로 표의 문자가 아니라 표어문자다.
1, 2, 3 등의 숫자는 일, 이, 삼, 한, 두, 세 등의 단어나 형태소로 읽을 수 있으니
표의문자가 아닌 표어문자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오해이다.
3에서 숫자 3은 셋을 의미하고 삼/셋이라고 읽지만 31에서 숫자 3은 30을 의미하며
읽는 것도 삼십/서른 이라고 읽는다. 즉 이런 숫자들은 특정한 언어의 하나의 형태소/단어에
대응되는게 아니므로 수(수학)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표시하는 표의문자가 맞다.
"일본어에서 한자를 훈독으로 읽으면 표의 문자로 사용하는 것이고,
음독으로 읽으면 표어문자로 사용하는 것이다."라는 혼동이 있기도 한데,
일본어 훈독 또한 대응되는 한정된 후보의 일본어 단어나 형태소를 한자에 대응시키는 과정이며,
따라서 문자인 한자가 일본어 단어나 형태소와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표어문자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下 글자를 대응되는 일본어 형태소나 단어로 읽지 않고,
下가 가리키는 개념을 "어떤 물체 바닥 면 방향"이나 "지구 표면에서 중력이 향하는 방향"처럼
풀어서 일본어로 말해야만 한다면, 이건 표의 문자로 쓴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훈독의 경우,
下에 대응하는 일본어 형태소 중 하나를 선택하여 읽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표의 문자적 쓰임이 아니다.
4.3 표의 문자와 표어문자의 용어 혼동
나무위키나 위키백과에서 사용되고 있는 상형 문자(Pictogram)/표의 문자(Ideogram)/표어문자(Logogram)의
구분에 따르면 한자는 표어문자이지 표의 문자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공교육에서 표의 문자(Ideogram)와 표어문자(Logogram)를 구분해서 배운 적이 없으며,
국어학 지식을 참고한 백과사전들#1#2이나 표준국어대사전#에서도 표의 문자를 Logogram(표어문자)을 가리키는
용어로 쓰는 것으로 보아 기존에 국어학계 쪽에서도 특별히 그 구분을 따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일반 대중은 표어문자는 들어본 이가 드물뿐더러 "한자는 표의 문자다"식으로 표어문자를 표의 문자로
알고 있는 것이 일반적일 것이다. 애초에 이렇게 배워왔기 때문에 이걸 가지고 틀렸다고 하기도 그렇다.
그러나 어쨌든 문자학 내에서의 구분의 필요성에 따른 용어 세분화와 같은 과정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나무위키나 위키백과에서 사용하고 있는 구분은 상형 문자(Pictogram), 표의 문자(Ideogram),
표어문자(Logogram)이며, 각 용어의 의미는 각 항목을 참고 바람.
서양 언어학계에서도 Ideogram, Logogram 등의 용어 사용에 혼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이 문서에는 Ideogram 용어를 폐기하고 Logogram을 사용하게 된 역사를 어느 정도 살펴볼 수 있다.
현재 쓰이는 문자 체계들 중에서는 주로 북유럽에서 특수 교육용으로 쓰이는 Blissymbolics 정도가
완전한 표의 문자이며 보조 체계들 중에서는 픽토그램, 이모지, 아라비아 숫자 등을 흔하게 볼 수 있다.
5. 표어문자
5.1 개요
문자 하나가 하나의 낱말이나 형태소를 나타내는 문자를 가리킨다.
한자가 대표적이다. 자음표어문자(logoconsonal script)와 음절표어문자(logosyllabic script)로 나뉜다.
표어문자(表語文字, logograph/logogram)는 특정 언어의 단어 또는 형태소와 대응하는 문자를 가리킨다.
한 문자 체계가 표어 문자로 이루어져 있으면, 표어 문자 체계(logography or logographic system)라 부른다.
5.2 유사 개념과의 구분
- 상형문자·표의문자와의 비교 : 상형문자·표의 문자와 표어문자를 나누는 중요한 차이점은
언어의 단어나 형태소와 결합을 했는가이다. 즉, 표어문자는 그것에 대응되는 단어나 형태소가 존재해서
해당 글자와 결합된 형태소를 읽어낼 수 있어야 하며, 상형 문자나 표의 문자는 대응되는 단어나 형태소가 없이
직접 의미 대상을 가리키므로 풀어서 설명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서 下라는 글자를 보고 한국어 '하'라는
형태소와 결합할 수 있으면 이건 표어문자인 것이지만, 이 문자를 보고 전혀 읽을 수가 없고, '아래 쪽',
'지구 표면에서 중력이 향하는 방향'과 같은 식으로 개념을 떠올리고 풀어서 설명해야만 한다면, 표의문자이다.
좀 더 예시를 들면, 상형문자나 표의문자에 해당하는 안내 표지판, 교통 표지판 등을 들 수 있다.
이것들을 보고 즉각적으로 의미를 파악할 수는 있지만, 이 기호들과 대응되는 일정한 단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여러 단어를 조합해서 유턴 금지, 개 출입 금지 등으로 그 의미를 풀어서 설명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반면에 표어문자는 하나의 기호가 독립된 뜻뿐만 아니라 독립된 형태소나 단어를 보유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자 中은 '가운데'라는 의미를 나타낼 뿐만 아니라, 표준중국어의 zhōng(/ʈ͡ʂʊŋ˥/),
한국어의 '중'(/t͡ɕuŋ/), 일본어의 ちゅう(/t͡ɕuː/) 또는 なか(/naka/)라는 대응되는 형태소를 가지고 있다.
모든 한자 문자는 이와 같이 각각의 뜻과 형태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자는 표어문자 체계라는 것이다.
참고로 이 예에서 한 한자에 대응하는 한자음이 지역마다 다른 것은 한자가 표어문자이냐 아니냐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소리는 달라도 각 언어에서 형태소와 문자가 대응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A라는 나라에서 한자를 가져다가 상형문자나 표의문자처럼 쓰고 있다면,
그 경우에 한정해서 한자는 상형문자나 표의문자인 셈이다.
- 표어 문자는 소리를 가지는가? : 일단 표어 문자는 정의상 문자가 단어나 형태소와 결합하는 것이지,
소리와 결합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모든 음성 언어의 경우 모든 단어나 형태소가 소리의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기록하는 표어 문자는 필연적으로 소리 값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모든 언어가 음성 언어인 것은 아니다.
시각 언어인 수어의 경우, 수형소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 음가를 가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어를 표어 문자로 기록하는 가상의 상황을 상정하지 않더라도, 동아시아 수어에서는 다수의 한자 차용어가 있기 때문에,
수어 단어와 한자 문자가 대응되고 그것을 기록할 수가 있는 많은 예가 존재한다.
예를 들면, 山은 중국어 'shan', 한국어 '산', 한국 수어의 "주먹을 쥐고 중지를 펴서
손등이 밖으로 향하게 세우는" 수형에 대응된다.
- 표음문자와의 비교 : 글자가 형태소나 단어를 가리키기 때문에 각 글자 하나하나가 변별되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글자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글자가 사용된 언어의 음성·음운적 배경지식이 필수적이지 않다.
따라서 읽지 못해도 문자를 사용하거나 의미를 캐치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반면, 표음 문자의 경우,
각 문자가 음소에 대응되기 때문에 음성·음운적 지식 없이 이 문자를 배우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문자 자체가 소리를 표기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표음 문자로 표기된 언어라 해도 형태소나 단어 이상이 되면 의미를 가지게 되므로,
음성·음운적 지식 없이도 해당 언어를 배우는 것이 가능해진다. 단적인 예가 농인의 경우로,
한국 수어를 모국어로 쓰는 농인은 한국어에 대한 음성·음운적 지식이 전무함에도 불구하고
표음문자인 한글로 표기된 단어를 수어 단어와 대응시켜 외우고
한국어의 문법체계에서 각 단어들이 어떻게 사용되고 굴절되는지 등을 배워서 한글로 글을 읽고 쓸 수 있게 된다.
표어 문자는 표음 문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글자수가 많다. 그것도 압도적으로. 예를 들어
이집트 상형문자는 유니코드에 등록된 것만 1072개, 쐐기 문자는 1156개, 한자의 경우는... 총 8만 개가 넘는다!
그도 그럴 것이, 언어 하나가 가지고 있는 음소는 아무리 많아도 100개 내외지만, 형태소의 개수는
아무리 적어도 몇 천 단위는 기본이다. 이 형태소 하나하나마다 글자를 대응시키니 자동적으로 글자 수가
1000개는 기본으로 넘어 가는 것이다. 따라서 표어 문자는 글자를 익히는 게 표음 문자에 비해서 매우 어렵다.
표어 문자는 거의 항상 표음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 이게 무슨 소리인고 하니,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표어 문자 중에서 음을 가리키는 글자가 하나도 없는 순수한 표어 문자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표어 문자는 음성과 결합되는 것이 아니라 단어 또는 형태소와 결합해야 하는데,
한 언어의 단어나 형태소의 수는 많을 경우 몇십만개에 이른다. 완전히 순수한 표어 문자라면,
이 모든 단어나 형태소와에 대응되는 갯수 만큼의 문자가 존재해야 하며,
새로운 단어 또한 계속 만들어지기 때문에 단어나 형태소에 대응될 문자를 전부 가지고 있는 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자연적으로 발생한 표어 문자 시스템에서는 표어 문자 중 특정 문자를 소리에 대응시켜
표음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이 거의 항상 발견된다.
표음적인 요소를 덧붙이는 과정은 주로 음절 단위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특성을 보이는 표어 문자는 표어-음절 문자(logosyllabic)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마야 문자에서
b'alam(재규어)라는 단어를 표기할 때는 b'alam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 하나로 표현하는 방법이 있는가 하면,
b'a, la, ma라는 음절을 나타내는 글자를 조합해서 표현하는 방법이 있다.
한편 한자의 경우 일정 시기까지는 상형·지사·회의의 방법으로 글자를 만들다가
그 이후로는 죄다 형성으로 갈아타서 현재는 한자의 90% 이상이 형성자인데,
형성자는 뜻을 암시하는 형부(形符)와 소리를 나타내는 성부(聲符)로 구성된다.
즉 성부라는 표음적인 요소를 글자 내에 곁들인 것이다.
예를 들어 梅(매화나무 매)는 형부인 木(나무 목)과 성부인 每(매양 매)를 결합하여 만든 글자이다.
한편 이집트 상형문자는 표음적인 요소가 있는 글자가 '음절'이 아닌 '자음'만을 가리켰기 때문에,
이 문자는 별도로 표어-자음 문자(logoconsonantal)이라고 부른다.
6. 표음문자
6.1 개요
표음 문자(表音文字, phonogram) 또는 소리글자는 언어의 음성에 대응하는 문자이다.
하나의 문자가 하나의 분절을 나타내는 분절 문자와, 하나의 음절을 나타내는 음절 문자로 나누어진다.
라틴 문자, 아랍 문자, 데바나가리 문자, 한글은 음소 문자에 속하며 음절 문자는 가나 문자가 대표적이다.
특히 가나 문자는 널리 알려진 문자들 중에서는 현대에 사용되는 거의 유일한 음절 문자다.
고대에 세계 각지에 있던 음절 문자는 음소 문자에 밀려서 도태되는 가운데 남았다고 볼 수 있다.
한글은 자음을 표기하는 낱자가 음운까지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자질 문자로 분류되기도 한다.
단, 보편적인 분류는 아니다. 인터넷 등에서 한글이 유일한 자질 문자라고 알려져 있기도 한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Visible Speech, 일부 속기법이나 존 로널드 루엘 톨킨이 만든 텡과르도 자질 문자이다.
여기서 조건을 달아 실존하는 언어를 표현하기 위해 쓰이는 문자는 한글이 유일하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역시 크리 음절 문자 등의 존재로 반박된다. 정확히 말하자면
국가 공용어로 지정된 언어를 표기하는 문자 중에서 유일한 자질 문자라고 하는 게 맞다.
6.2 분절 문자
분절 문자(分節文字, segmental scripts)는 문자가 각각 자음과 모음을 대표하는 문자가 있고 그 문자들이
가로 혹은 세로로 조합되어 하나의 형태소를 나타내는 문자를 말한다. 한글은 예외적으로 비선형적 결합을 한다.
기원전 2700년 전 이집트에서는 이미 분절 문자를 상형 문자로 만들어냈다.
우리가 익히 아는 '이집트 상형 문자는 그림 문자처럼 보이지만 사실 표음 문자이다'라는 주장이 이와 관련이 있다.
이에 따라 이집트 상형 문자는 최초의 분절 문자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이집트 상형 문자는 기본적으로 표의 문자에 해당하며, 한자의 형성 원리처럼 뜻을 나타내는 표의자와
발음을 유추하는 표음자가 서로를 보완하는 병기 방식이었지
음소 문자만을 이용하여 표기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음소 문자로 쳐주지 않는다.
이집트인은 상형 문자를 두음법을 통해 각각의 문자가 나타내는 단어의 첫소리를 표기하는 것으로 사용하였다.
이것이 분절 문자의 발전의 첫걸음이 되었다. 그러나 이집트인들은 그런 두음자뿐만 아니라
ms, nfr, hrw처럼 어근의 자음군을 통째로 나타내는 문자도 흔하게 썼으며,
자음자 외에 표의자 또는 음절적인 용도로도 사용했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는 아직 진정한 분절 문자가 탄생했다고는 보기 힘들다.
다만 여기에서 두음법의 원리가 원시 시나이 문자나 원시 가나안 문자의 비문에 영향을 주었다고 추측되고 있다.
최초의 독립적인 분절 문자 체계는 기원전 2000년쯤에 이집트 중부의 셈족 노동자가 만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원시 시나이 문자(Proto-Sinaitic script)라 하는 것이다.
시나이 반도 지역에서 돌 등에 새겨진 형태로 발견되었는데 아직 완전한 해독이 이루어지지는 않았으나
아래 나올 페니키아 문자와 매우 유사하게 생겼고 페니키아 문자는 확실한 분절 문자이므로
현재 알려진 세계 최초의 분절 문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문자는 북쪽 가나안 지역에서 페니키아 문자 22자, 남쪽 예멘 지역에서 남아라비아 문자 29자의 조상이 된다.
분절 문자의 계보
아래 '아브자드'와 '아부기다'는 '알파벳'의 조어 원리를 이용해 언어학자들이 만든 이름이다.
'알파벳'이 '알파'+'베타'이듯, '아브자드'와 '아부기다'도 해당 분류의 대표적인 문자 체계의 첫 자음들을 합친 것이다.
(아랍 문자의 أ(a), ب(b), ج(j), د(d)와 그으즈 문자의 አ(ä), ቡ(bu), ጊ(gi), ዳ(da)).
6.2.1 알파벳
한 글자가 자음·모음의 한 음소를 갖는 문자. 아브자드에서 갈라져 나왔다고 여겨진다.
그리스 문자나 로마자가 대표적인 알파벳이며,
알파벳이라는 이름도 그리스 문자의 첫 두 글자를 순서대로 읽은 '알파베타'에서 탄생했다.
넓은 의미에서 알파벳이란 음소문자 그 자체를 가리키기도 한다.
따라서 이 정의에 의하면 아부기다, 아브자드 문자체계도 알파벳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알파벳의 기원은 페니키아 문자이며, 이 문자는 그리스 문자의 형성에 영향을 주었다.
페니키아 문자는 22개 남짓한 글자들밖에 없어서 배우기 쉬웠고,
페니키아 상인들의 활발한 무역 활동에 의해 급속히 퍼져나가면서 여기저기서 쓰이게 되었다.
페니키아 문자에는 자음밖에 존재하지 않았는데, 그리스인들은 페니키아 문자에서
그리스어에는 없는 자음들을 나타내는 글자들을 자신들의 모음을 나타내는 글자인
α(alpha), ε(epsilon), η(eta), ι(iota), ο(omicron)로 사용하게 되었고, 이로써 최초의 알파벳인
그리스 문자가 만들어진다. 알파벳이라는 이름은 그리스 문자 첫 번째 글자(알파)와
두 번째 글자(베타)를 이은 단어에서 기원하였다.
그리스 문자를 배운 에트루리아인들은 이를 자신들에게 알맞게 변형하여 사용하고
라틴족에게 전해주게 되는데 이것이 로마자(라틴 문자)가 되었다.
그리고 동로마 제국에서 슬라브인들이 그리스 문자를 배우고 이를 자신들에게 알맞게 변형해 키릴 문자가 되었다.
그 외에도 조지아 문자, 아르메니아 문자 등이 비슷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다.
그 외에도 세계 각지에서 알파벳에 속하는 문자들이 족족 만들어졌으며
아브자드였던 문자가 변형되면서 알파벳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6.2.2 자질 문자
자질 문자(資質文字, featural writing system)는 음운의 음성학적 자질을 글자의 형태에 반영한 문자 체계이다.
그러나 일부 학자들은 이 개념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음소들이 서로 대립하거나 공유하는 요소를 언어학에서는
'변별 자질(辨別資質, distinctive feature)'이라고 하는데, 음소보다 더 작은, 최소의 음운론적 단위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ㄱ/과 /ㅋ/은 [연구개음], [무성음], [자음] 등 여러 가지 음운적 특징을 공유하지만 [기식 정도]에서
대립한다. 이러한 언어학적 자질(주로 변별 자질)의 차이를 반영한 문자 체계를 '자질 문자'라고 한다.
하지만 크리(Cree) 음절 문자에서 드러나듯 꼭 변별 자질의 차이를 반영해야만 한다는 뜻은 아니다.
의미 자질이나 통사 자질 따위도 있으나, 그런 것만으로 언어를 제대로 적기란 불가능하다.
유창한 언어 사용자라면 소리와 관련된 정보만 적어주어도 대부분은 의미와 구문을 올바르게 분석할 수 있다.
따라서 의미 자질 등등의 차이를 일상적인 문자 체계에 포함한다면 지나치게 복잡해질 뿐이므로,
자질 문자는 모두 음운 자질의 차이를 반영하였다.
대표적으로 한글, 비저블 스피치(Visible Speech), 텡과르, 수어 문자, 크리 음절 문자(Cree syllabics) 등이 있는데,
비지블 스피치와 한글, 텡과르는 음운 자질을 조합하여 음소 기호를 만드는 문자이고,
크리 음절 문자는 음소에 해당하는 문자 자질을 다른 각도로 돌리는 등 변형하여 음절 기호를 만드는 문자이다.
자연적으로 발생한 문자도 가나의 탁음·반탁음 부호, 독일어의 다이어크리틱처럼
부분적으로 자질 문자적 특징을 띠는 사례가 드물지 않다.
음소보다 더 작은 최소의 음운론적 단위인 변별자질(distinctive feature)[9]을 단위로 하여
조합되어 글자를 이루는 문자로, 대표적으로 한글이 있다.
보통 알파벳의 하위 범주로 분류된다. 일부 학자들은 이 분류에 반대한다.
6.2.3 아브자드
언어를 기록할 때 자음만을 표기하는 문자. 히브리 문자, 아랍 문자 등이 대표적인 아브자드이다.
이들 문자에도 모음을 표기할 수 있는 별도의 기호가 마련되어 있지만 실생활에서는 잘 사용되지 않는다.
- 아브자드(아랍어: أبجدية, 히브리어: אבג'ד, 영어: Abjad)는 자음만을 표기하는 문자 체계를 일컫는다.
'자음문자', '단일 자음문자'라고도 한다.
글자의 배치가 모음의 발음을 음운론적으로 암시하며, 하나의 자음에 대해 보통 하나의 음소를 가진다.
아브자드에 해당하는 문자는 아랍 문자, 히브리 문자, 아람 문자, 페니키아 문자 등이 있다.
최초의 아브자드는 페니키아 문자이다. 즉, 아브자드는 로마자보다 역사가 오래됐다.
당시 주요 문자였던 설형문자나 이집트 상형문자와는 달리
페니키아 문자는 20여개 정도의 적은 수의 글자들만 있었기 때문에 서민들이 글자를 익히기가 쉬웠고,
따라서 페니키아의 무역도 발달하게 되면서 널리 퍼지게 되었다.
페니키아 문자에서 다른 문자들이 파생했으니 유럽, 중동, 남아시아 및 동남아 대부분의 고유 문자들은
아브자드 시스템에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겠다.
'아브자드'라는 이름은 중세시기 아랍 문자의 첫 네 글자 배열 أ(a), ب(b), ج(j), د(d)를 따와서 만든 것이다.
이 이름은 1996년에 피터 T. 다니엘스라는 미국인이 제안한 것이다.
- 아브자드에는 모음자가 전혀 없는 순수 아브자드(pure abjad)와 문자에 모음 기능을 하는 부분이 있지만
그 기능이 극히 제한적인 비순수 아브자드(impure abjad)가 있다.
모음자가 완전히 없는 순수 아브자드로는 페니키아 문자가 있으며 그 외에는 모두 비순수 아브자드이다.
본래 아브자드에서는 모음이 없으나 불편하기 때문에 모음 기호를 덧붙여 비순수 아브자드가 되었다.
비순수 아브자드에서는 모음을 표기할 수 있으며 글자 위아래로 모음에 해당하는 기호를 첨가하여 표기한다.
그러나 그것이 독립적인 문자로 존재하지 않으며, 모음 표기는 평상시에는 거의 하지 않는다.
모음을 표기하는 경우는 유아용 서적이나 외국인을 위한 학습교재, 운율이 곧 문학성인 시,
곡해하면 곤란한 쿠란과 성경 등의 종교 경전 등에서만 한정적으로 나타난다.
한글로 쉽게 예를 들자면, '나무위키'라는 단어가 있는데
이걸 아브자드 방식으로 표기하자면 ㄴㅏㅁㅜㅇㅟㅋㅣ가 되는 식이다.
근데 이건 모음을 곁들였을 때의 표기고 실제로는 ㄴㅁㅇㅋ만 쓰고 이걸 알아서 읽는 방식인 셈이다.
이런 이유로 아브자드로 쓰이는 언어들은 단어마다 그것이 어떻게 읽히는지를 외워야 한다.
자음만 주어졌을 때 그 자음들의 배치를 보고 모음을 알아서 유추해야 한다는 얘기인데,
이런 점 때문에 아브자드는 글자를 익혀도 정작 글은 읽을 수 없다.
문자 체계가 발전한 오늘날 볼 때에는 상당히 불편한 방식이나,
이런 문자를 주로 쓰는 셈어파 언어는 모음 개수가 적고,
3개의 자음으로 된 어근에 모음을 붙여 형태론적 혹은 의미론적 기능을 붙여나가기 때문에
아브자드로도 크게 불편하지 않아 오늘날에도 쓰이고 있다.
예를 들어 كتب(ktb)라는 아랍어 단어를 كَتَبَ(kataba)라고 읽으면 '~를 쓰다'라는 뜻의 동사가 되고, كِتا
ب(kitaab)는 '책', كُتُب(kutub)는 '책들(복수형)', كاتِب(kaatib)는 '글 쓰는 사람 혹은 시인, 작가',
앞에 مَ(ma)를 붙여 مَكْتُوب(maktuub)이라 읽으면 쓰인 것, 즉 '편지'가 되는 식이다.
저 세 자음에 모음이나 다른 자음을 집어넣음으로써 시제나 인칭 등의 문법적 기능을 부여하는 셈이다.
게다가 읽는 방법도 대부분 규칙적이기 때문에 배우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따라서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앞뒤 문맥을 보고 이게 어떻게 읽히게 될 것인지 예상할 수 있다.
반모음(w, y), 장모음 등은 아예 표기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읽는 난이도가 좀 더 낮아지기도 한다.
이렇게 아브자드를 표기문자로 쓰는 히브리어, 아랍어 등은
모음이 매우 적고 모음이 규칙적으로 붙기 때문에 아브자드로도 문자 생활에 문제가 없지만,
다른 언어에는 일반적으로 이것보다 모음이 많으므로 아브자드를 그대로 쓰기에는 불편했다.
그래서 아브자드에서 파생된 문자를 쓰는 언어는
문자에 독자적인 모음 글자를 추가하거나 모음 기호를 항상 붙이도록 해 알파벳으로 만들기도 한다.
예를 들면 그리스 문자는 아브자드인 페니키아 문자를 따라 만들었지만
자기네 언어에 없는 음가의 문자를 자기네 언어의 모음에 대응시켜 알파벳이 되었으며,
아랍 문자에서 파생된 문자인 타나 문자는 모음을 생략하지 않고 반드시 표기하기 때문에 알파벳이다.
그 외에도 한때 아랍 문자를 썼던 튀르크어족 언어들은 아타튀르크와 소련의 노력으로 모음이 많은
튀르크어족에 더 적합한 라틴 문자나 키릴 문자로 표기를 갈아치워 문맹을 줄이는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 아브자드는 모음자가 따로 없다고 했지만, 주요 아브자드 문자인
아랍 문자나 시리아 문자, 히브리 문자에는 /a/ 음가에 해당하는 글자가 있긴 하다.
아랍 문자에는 알리프(أ), 히브리 문자에는 알레프(א), 시리아 문자에는 알라프(ܐ)가 각각 존재한다.
그러나 이를 '모음자'라고 보기는 어렵다. 저 세 문자의 기원인 페니키아 문자의 알레프는
본래 성문 파열음 /ʔ/을 나타내는 것이고 아랍 문자, 히브리 문자, 시리아 문자에서도 이 용법을 받아들였지만
음운 변화로 예외적인 경우에 /a/로 발음되기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음 표기를 평상시에는 안 하지만 경우에 따라 하기도 한다.
표준 아랍어에서의 예를 좀 들어보기로 한다.
중자음 (kk 처럼 같은 자음이 연속으로 두 번 나오는 경우)을 나타내는 샷다(شَدّة)는 웬만해서는 표시해준다.
특히 동사 2형, 5형은 거의 표기해주는 편인데,
그 이유는 샷다를 표시하지 않을 경우 원형동사를 2형으로 ('공부한다'가 '가르친다'로 되어버리고),
5형 완료를 1,2,4형 미완료로 ('그는 진보했다'가 '너는 제공한다'가 되어버린다) 해석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수동태의 경우 맨 앞 자음에 u 모음 표시를 해주는 식으로 오해의 여지를 두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리고 국가 오만과 요르단의 수도 암만은 철자가 똑같기 때문에 오만은 맨 첫 글자에
u 모음을 표시하고 요르단 수도 암만은 두 번째 글자 위에 샷다를 쓰는 식으로 구분해서 표기한다.
하지만 암만(عمان), 오만(عُمان)과 같은 식으로 모음을 표기해서 구분하기도 한다.
또한 외래어는 해당 언어에서의 음운구조를 따르지 않으므로 모음 표기를 하는 경향이 있다.
아브자드의 이러한 속성 때문에 생긴 일화도 있다. 바로 야훼의 정확한 발음에 관한 얘기다.
유대인들은 자신들이 모시는 신은 신성한 존재이므로 감히 이름을 함부로 불러서는 안 된다고 여겼기 때문에,
종교경전에는 대체로 모음 표기를 하는 데에도 불구하고 신의 이름만은 모음표기를 하지 않았고,
그마저도 '나의 주(主)'라는 뜻인 '아도나이'로 읽었다.
히브리어 문서에서 신의 이름을 자음만 쓰면 딱 4글자인데,
이것을 그리스어로 '4글자'란 뜻인 테트라그람마톤이라고 부른다.
테트라그람마톤의 히브리 문자들을 로마자로 옮기면 YHVH이므로 이렇게도 쓴다.
이렇게 자음 표기는 있어도 입말로는 아무도 부르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자,
시간이 흐르자 결국 후대인들은 테트라그람마톤으로 표기된 신의 이름이 정확히 어떻게 발음되는지 알 길이 없어졌다.
'야훼'라는 독법은 근현대로 들어와 언어학자들이 이런저런 증거들을 토대로 '추측한' 것이다.
그래서 '야훼'라는 읽기 말고도 여호와, 야후와, 야후와후 등 다른 독법도 있다.
그리스와 로마자 문화권에서는 유대인들의 관습을 참조해서 굳이 음역을 시도하지 않고
자국어로 '아도나이'에 해당하는 κύριος, Dominus, The LORD 등의 표현으로 대체했다.
- 아브자드에 속하는 문자 : 나바테아 문자, 시리아 문자. 아람 문자, 소라니 문자, 아랍 문자
페르시아 문자, 발루치 표준 문자, 팔라비 문자, 우가리트 문자, 페니키아 문자, 히브리 문자, 돌궐 문자
6.2.4 아부기다
음절 문자와 알파벳의 특성을 모두 가진 문자.
비유하자면 'ㄱ'에 해당하는 기호가 없고 '가'에 해당하는 기호가 있으며,
'가'에 해당하는 기호에 별도의 기호를 더하면 '거', '고' 등을 나타내는 기호가 되는 식이다.
힌디어에서 쓰는 데바나가리 문자가 아부기다에 속한다. 아부기다의 대부분은 브라흐미 문자에서 출발하였는데
브라흐미 문자에서 기원한 문자들을 한데 묶어 브라흐미계 문자라고 부른다.
따라서 인도를 비롯한 남아시아의 문자 대다수가 아부기다에 속한다.
아부기다(Abugida)란 음절문자와 음소문자의 중간에 위치하는 문자로, 각 자음에 내재적 모음이 존재하는 문자체계다.
데바나가리의 प(pa)를 예로 들자면, 힌디어 기준으로 내재모음은 a(/ə/)이므로 प만 있을 경우에는 '파'라고 읽으며,
여기에서 모음에 변화를 주고 싶다면 기타 모음부호를 붙여 पि(pi), पु(pu), पे(pe) 등으로 읽는 식이다.
아부기다의 특성이 이렇다 보니 모음을 없애는 부호가 따로 있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데바나가리의 क(ka)에 모음을 없애는 부호 virama(्)를 붙이면 क्(k)가 된다. 주로 받침으로 쓰인다.
- 아부기다에 속하는 문자 : 인도를 비롯한 남아시아에서 쓰이는 아부기다 문자들은 아소카 대왕 시절에 쓰이던
아부기다 문자인 브라흐미 문자에서 유래하였으며 여기서 파생된 문자들을 브라흐미계 문자라고 부르는데
대표적인 브라흐미계 아부기다로 데바나가리가 있다. 인도 문화권에서 문자를 받아들인
티베트(티베트 문자), 캄보디아(크메르 문자), 미얀마(버마 문자)도 브라흐미계 아부기다를 사용하며
크메르 문자에서 영향을 받은 태국 문자도 아부기다에 속한다.
라오어를 표기하는 라오 문자는 태국 문자와 매우 가깝지만 맞춤법 개혁으로 인해 내재 모음이 없어지고
모든 모음을 모음자로 표기하기에 사실상 음소문자에 가까워져 아부기다라고 부를 수 있을지 좀 미묘하다.
아부기다라는 말 자체는 의외로 브라흐미계 문자가 관련 없는, 암하라어의 그으즈 문자에서 유래하였는데
그으즈 문자의 첫 네 글자 아(አ), 부(ቡ), 기(ጊ), 다(ዳ)에서 유래했다.
그으즈 문자는 원래 아브자드(자음문자)에서 유래하였다가 독자적으로 아부기다로 진화한 케이스다.
선교사 제임스 에반스가 데바나가리에서 영감을 얻어서 만든 캐나다 원주민 음절문자도 아부기다에 속하는데
이 문자는 자음의 방향으로 모음이 바뀌는 특이한 경우다. ᑌ(te)가 방향에 따라서 ᑎ(ti), ᑐ(to), ᑕ(ta)가 되는 식이다.
딱히 내재 모음이라고 부를 만한 게 없기에 아부기다로 분류하기에는 미묘하다.
한글 점자 표기에도 아부기다의 속성이 일부 보이는데,
ㄱ, ㄹ, ㅅ, ㅇ(생략됨), ㅊ을 제외한 ㄴ, ㄷ, ㅁ, ㅂ, ㅈ, ㅋ, ㅌ, ㅍ, ㅎ 뒤에
모음을 적지 않고 자음만 적으면 해당 초성 뒤에 ㅏ 모음을 붙여 읽는다.
단 가와 사는 별도 약자인 ⠫(1-2-4-6점, 가), ⠇(1-2-3점, 사)로 쓴다.
예컨대 한국어 점자로 ⠉⠑⠍⠄⠫⠨⠕(ᄂᅠᄆᅠᅟᅮᅟᅠᆺ가ㅈㅣ)라고 표기하고 나뭇가지라고 읽는 식이다.
그러나 ㅏ 모음에 대응하는 점자도 존재하므로 ㅏ를 생략하지 않고 표기하는 것도 가능하다.
ㄴ, ㄷ, ㅁ, ㅂ, ㅈ, ㅋ, ㅌ, ㅍ, ㅎ과 나, 다, 마, 바, 자, 카, 타, 파, 하 다음에
모음이 오는 경우를 구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예시로
엘리베이터 버튼 위나 옆에 있는 점자인데 상행, 하행 버튼에
각각 ⠇⠶(1-2-3점 2-3-5-6점, 사ᅟᅠᆼ), ⠚(2-4-5점, ㅎ)으로 점자가 표시되어 있다.
일본어의 외래어 발음의 표기에서도 아부기다적인 요소가 있다.
/f/가 들어간 외래어를 표기할 때 Fu는 フ이고, fa-fi-fu-fe-fo는 ファ-フィ-フ-フェ-フォ이다.
6.3 음절 문자
한 글자가 한 음절을 나타내는 문자. 일본어의 가나가 대표적인 음절 문자다.
한글 역시 음절 문자의 특성을 일부 갖고 있다. 정확히는 모아쓰기를 사용하는 오늘날의 한글 표기법을 말한다.
한글 풀어쓰기를 시행한다면 한글 역시 키릴 문자나 라틴 문자와 같은 다른 알파벳 문자들과 다를 바 없어진다.
음절 문자(音節文字, syllabary)는 각 음절이 하나의 글자에 대응하는 문자 체계이다.
즉, 하나의 글자가 자음과 모음의 음가를 가지며, 이는 각 글자가 자음이나 모음을 구현하는 음소 문자와는 구별된다.
즉, 하나의 글자를 자음과 모음으로 나눌 수 없다.
비슷한 문자 체계로 보조 모음 부호로 모음을 구현하는 아부기다가 있다.
- 단점 : 기존의 음절이 표현하지 못하는 언어에서 도입한다면
가타카나와 같이 새로운 문자를 몇십 개씩 추가해야 된다. 만약에 미케네 문명이 붕괴하지 않고 존속했다면
유럽 문명권에서 선형문자 B에서 기원된 음절 문자들이 지배해 로마자하고 다르게
프랑스어, 독일어, 영어, 기타 등등 수많은 언어들이 새로운 선형문자를 추가로 만들어야 했을 테고,
수천 년 뒤 유럽 언어에 그 여파가 고스란히 남았을 것이다.
물론 그으즈나 캐나다 원어민 음절 문자처럼 기존 문자를 약간씩 변형하는 방식으로
수많은 바리에이션을 만들어 낼 수는 있지만, 그 또한 추가적인 교육이 더 필요한 일이다.
그렇다면 프랑스어나 라틴어 어원인 단어는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선형문자가 튀어나와서
읽어보지도 못하고 틀리는 상황이 벌어졌을 수도 있고, 외국어 공부를 하면서
라틴어 사전만큼 크고 두꺼운 문자 사전을 별도로 끼고 다녀야 됐을 수도 있다.
덤으로 현대 중국어의 발음 재구 문제처럼 과거의 음운론 연구가 몇 배는 더 어려워졌을 수도 있다.
- 반음절 문자 : 반음절 문자란 음절 문자와 음소 문자의 속성이 혼합된 문자 체계를 말한다.
일부 음절은 음소별로 나눠 적고, 다른 일부 음절은 분리하지 않고 음절에 고유한 문자를 할당하는 체계이다.
반음절 문자에 해당하는 문자는 극소수다. 이베리아반도 지역에서 고대 로마 세력의 도래로
로마자가 쓰이기 이전에 고히스파니아 제어(Paleohispanic languages)를 표기하는 데 쓰였던 문자들
몇 종류 외에는 사례가 거의 전무하며, 그마저도 현대에는 사멸하였다.
고히스파니아 문자들은 지중해 문화의 영향을 받아 페니키아 문자를 토대로
그리스 문자의 영향을 받아 독자적으로 발전하였는데, 유형론적으로는
일반적인 고히스파니아 반음절 문자 계열과 타르테소스 문자(Tartessian script)로 분류할 수 있다.
전자는 그리스 문자처럼 별도의 모음 기호를 갖추고 있고, 파열음이 아닌 자음 음소를 나타내는 기호도 갖추고 있어
파열음이 아닌 자음과 모음이 결합한 음절은 일반적인 음소 문자 방식으로 표기하나,
파열음(/g, k, b, p, d, t/)과 모음이 결합된 음절은 음절별로 하나의 별도 기호를 할당하여 표기하였다.
타르테소스 문자(고대 이베리아 서남부에서 사용)는 이상의 고히스파니아 반음절 문자처럼 파열음이 아닌
자음+모음 음절은 음소 문자 방식으로 표기하고, 파열음+모음 음절에서
모음에 따라 파열음 음소의 표기가 달라지기는 하였지만, 파열음 음소와 별도로 모음 음소도 표기되었다.
- 종류 : 일본어의 가나가 대표적. 일본어는 모음이 5개(장모음까지 하면 10개)로 그 수가 적고,
극도로 개음절 지향적인 언어이기 때문에 음절 수가 매우 적어(약 100개) 음절 문자를 발달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외래어 발음의 표기에서는 아부기다적인 요소도 있다.
고대에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쓰였던 쐐기 문자 일부와
미케네 그리스어(기원전 16세기-12세기)의 표기 체계인 선형문자 B(Linear B)가 음절 문자였으며,
미노아 문명(기원전 18세기-15세기)의 선형문자 A(Linear A)도 음절 문자에 약간의 표의 문자를 섞어 쓰는
체계였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선형문자 A의 해독은 2019년 기준 아직 완료되지 않아 확정할 수 없다.
이외에는 몇몇 희귀 언어들이 간혹 사용하기도 하지만 일반인이 접할 수 있는 언어들 중에는 사실상 보기 힘들다.
북아메리카의 체로키인들이 쓰는 체로키 문자 역시 음절 문자이다.
생김새만 보면 로마자와 비슷하여 음소 문자처럼 보이기도 한다.
한글은 음소 문자이지만 모아쓰기 때문에 음절 문자의 성질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음소 문자와 음절 문자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문자는 극히 드물다.
7. 옛 문자
7.1. 한반도
훈민정음(현재의 한글)이 창제되기 전 한국어를 표기하기 위해 사용되었던 표기 방식에 대한 문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항목과 함께 읽어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 또한 고대 한국어/어휘 문서에는
한글 이전 차자표기 자료에서 나타나는 단어들과 그 예문이 정리되어 있으므로 역시 참고하면 좋다.
- 대원칙 : 한자를 빌려쓴다. 아래에서 서기체를 빼놓은
이두, 구결, 향찰은 모두 차자표기(借字票記, 한자빌림표기)를 그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한자는 형(形)・음(音)・의(意), 다시 말해 글자 형태・소리・뜻으로 구성되어있다. 중국인에게야 소리가 곧
뜻으로 와닿겠지만, 한국인, 일본인, 월남인, 장인(壯人)에게는 한자음과 고유어의 어형이 별개로 느껴질 것이다.
예를 들어, 「天」은 「天」이라는 꼴과 「천」이라는 한자음, 「하늘」이라는 뜻으로 구성되었다.
똑같은 형태를 쓰되 소리를 빌려 표기하는 방식, 의미를 빌려 표기하는 방식이 있는데
위의 예를 예시로 들면 「天」을 「천」으로 읽는 소리빌림, 「하늘」로 읽는 뜻빌림이 있는 것이다.
소리빌림과 뜻빌림은 좀 더 세분화되는데,
소리빌림은 소리를 빌렸으면서 해당 한자의 뜻도 살린 음독자(音讀字)와,
소리만 빌리고 해당 한자의 의미를 무시한 음가자(音假字)로 나뉘며,
해당 한자에 부합하게 뜻을 빌린 훈독자(訓讀字),
뜻을 빌리되 본래의 한자 뜻과는 별 상관없는 방향으로 읽은 훈가자(訓假字)로 나뉜다.
좀 많이 복잡하므로 표로 확인해 보자.
이하는 자주 사용되는 가자(假字)들이다. * 표시는 훈가자.
加(가), 居(거), 去(거), 古(고), 高(고), 果(과), 斤(근), *厼(금), 只(기), 介(개),
乃(나), 那(나), *汝(너), 奴(노, 로), 尼(니), *斤(ᄂᆞᆯ),
多(다), *如(다), *加(더), 丁(뎌, 뎡), 刀(도), 道(도), 豆(두), *置(두), *月(ᄃᆞᆯ), *冬(ᄃᆞᆯ), *等(ᄃᆞᆯ,들), 知(디),
羅(라), 良(라), 老(로), *以(로), 陵(르), 里(리), 立(립), 來(ᄅᆡ),
亇(마), *休(말), *味(맛), 毛(모), 勿(믈), 彌(미, 며), 每(ᄆᆡ),
*所(바), 朴(박), 甫(보), 夫(부), *火(블), 非(비),
叱(ㅅ), 沙(사), 所(소), 數(수), 示(시), 時(시), 賜(ᄉᆞ), 史(ᄉᆞ), 士(ᄉᆞ), *白(ᄉᆞᆲ,ᄉᆞᆸ), 參(ᄉᆞᆷ),
阿(아),*良(아),也(야),於(어),余(여),亦(여),五(오),烏(오),臥(와),隱(은),乙(을),音(음),邑(읍),衣(의),矣(의),伊(이),
召(조), 之(지), 齊(졔),
吐(토),
何(하), 乎(호), 屎(히),
兒(ᅀᆞ), 耳(ᅀᅵ)
아래의 이두, 구결, 향찰같은 세 표기 방식은 따로 쓰임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이두나 구결은 실용서에 이용되었고, 그 쓰임이 조선 말까지 1천년 넘게 이어졌다.
향찰은 주로 운문, 그가운데서도 향가를 쓰는 데에 이용되었고,
서동요, 제망매가, 처용가 등이 향찰로 쓰인 작품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한문시가 정착하면서 향가 전통이
고려 중기에 단절되었고, 이후에는 오히려 향찰로 쓰인 향가를 한문시로 번역하여야 비로소 이해가 가능할 정도였다.
다만 고려 후기의 석독구결 자료 및 향약구급방 등의 문헌에서
향찰과 유사한 방식의 차자표기가 발견되므로 이때까지는 명맥이 이어졌다고 할 수 있다.
7.1.1 서기체
이두, 향찰의 원형으로 원삼국시대 때 쓰였으며
형식 형태소 표기는 발달되어 있지 않고 단지 한문의 어순만을 우리말 식으로 바꾼 것이다.
서기체로 쓰여진 대표적인 문헌으로 임신서기석이 있다. 일본에도 변체 한문체(變體漢文體, 変体漢文体)라 하여
한문 어순을 일본어 어순에 맞춰 쓰고 한자만으로 쓴 비슷한 방식이 있었다.
7.1.2 이두
삼국시대부터 조선 말까지 약 1500년 이상 동안, 한글 이전에 가장 오랫동안 널리 사용되었던 한국어 표기 체제이다.
이두(吏讀)는 한글 창제 이전 한국어를 표기하기 위해 고안, 사용되었던 문자 표기 체계로,
한자의 음훈을 활용하여 한국어를 표기한다. 삼국시대 때부터 사용되어 왔으며
최종 형태는 통일신라에 이르러 굳어졌다고 알려져 있다.
이두: 木維基、汝等徒亦 養良出去白臥乎 知識叱 木。
한글 표기: (나무위키, 너드내이 갓고아나가ᄉᆞᆲ누온 디식ㅅ 나모)
현대어: 나무위키, 여러분이 가꾸어나가는 지식의 나무.
이두(吏讀)란 하급 관리들인 이서(吏胥) 계층이 쓰는 말이라는 뜻이다.
讀 대신 頭로 쓰기도 하고 吏道, 吏吐, 吏書 등 다양한 표기가 등장한다.
넓은 의미의 이두는 구결, 향찰 등을 포함한 한국어의 한자 차자 표기법 전반을 이르지만,
좁은 의미의 이두는 한문을 한국어 어순대로 재조정한 후
조사나 어미와 같은 형식 형태소를 중간중간 삽입하는 방식의 한자 표기를 이른다.
좀 더 세분화하면 '이두'는 한국어 문법 요소를 표기하는 한자들을 가리키고, 이두가 사용된 문장은 '이두문'이라고 한다.
가령 아래 대명률직해의 예 本國乙背叛爲遣에서
한국어 문법 요소를 표현한 '乙', '爲遣'는 이두이고 '本國乙背叛爲遣' 전체는 이두문이라고 부른다.
그 외에 말음 첨기와 같은 이두의 방식을 사용해 만든 국자인 乭과 같은 글자를 '이두식 한자', '이두자'라고 부르곤 한다.
다만 베트남의 쯔놈과는 달리 한국의 이두는 이렇게 자체적으로 만든 글자가 주가 되지는 않는다.
대다수 이두는 한자문화권에서 두루 쓰이는 글자들로 이루어져 있다.
한문이 원문인 저서를 이두로 번역하여 간행한 것을 '직해'(直解)라고 한다.
한글을 써서 번역한 것은 '언해'(諺解)라고 불렀던 것과 차이를 보인다.
단어의 구성이 유사한 이문(吏文)과는 다르다.
이문은 중국과 한국 사이를 오가는 사신들의 공문서 양식을 말한다.
이 역시 관리들이 쓰는 문장 형식이라 '吏'라는 글자가 들어간 것이다.
20세기 초 이두 초기 연구에서는 이문과 이두를 혼동한 몇몇 사례가 있어 유의해야 한다.
흔히 설총이 만든 표기체계라고 한다. 이런 기록은 제왕운기나 대명률직해(大明律直解) 등의
여러 고서적에서 나타나며, 최만리의 상소에서 드러나듯 조선왕조실록에서도 이두는 설총이 만들었다는 것이
조선시대에 이미 상식처럼 굳어져 있었다.
그러나 근현대에 들어서 이런 방대한 차자 표기 체계를
한 개인이 만들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게 되었고,
경주 월성해자 출토 목간 등이 발견됨으로써
이두가 완성된 시기가 설총이 살았던 시기보다 앞선 최소 6세기 중엽으로 앞당겨졌다.
기존 기록과 목간의 정보를 절충하면, 설총은 이두의 창시자라기보다는
그동안 쓰이던 차자 표기법을 집대성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두를 가장 먼저 창제한 사람은
기록으로 남아있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문자 체계가 그렇듯 서서히 자연발생했을 것이다.
현존하는 이두에 대한 금석문 자료가 있는 기록은 5세기 초반(412년)에 만들어진 고구려 광개토왕비문이 최초다.
해당 기록에는 한문의 어순과 다른 일종의 변체한문(變體漢文)이 쓰여 한국어의 요소를 다분히 있다.
구체적으로 '지(之)'나 '상(上)' 같은 이두식 표현이 발견된다.
그러나 고구려나 백제의 이두는 자료의 한계인지 많이 발견되지 않고 본격적인 이두는 통일신라 시기에야 확인된다.
흔히 '설총이 이두를 만들었다'라는 시기가 이 시기로, 설총은 이 시기의 이두를 종합한 것으로 생각된다.
공식적인 문서 행정에는 한문을 썼지만 6세기 중엽에 이미 신라인들은 (충분한 교육을 받은 경우)
자신들의 고대 한국어를 완벽한 이두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
포항 냉수리 신라비, 울진 봉평리 신라비 등 신라비에서도 이두적 표현이 나온다.
앞서 언급했듯 이두는 하급 관리들이 주로 썼지만 민간에서도 쓰였다.
조선 초기에는 이두로 된 편지도 종종 나타난다(안승준 2016).
고려 왕조를 거쳐서, 조선시대에서도 훈민정음이 창제된 이후에는 사용 빈도가 비교적 줄었으나
하류 관료층(아전, 향리)들 사이에선 계속 사용되었으며
위에서 보듯 한글로 독음이 부기된 이두 학습서도 여럿 출간되었다.
<경제육전> 같은 법률서도 이두로 쓰이곤 했다.
공식적으로는 1894년 갑오개혁 때 폐지되었지만 비공식적으로 20세기 초반까지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조선시대 지방 관청, 가전문서를 연구하는 연구자들은 반드시 이두를 알아야 한다.
음소문자로 이루어진 한글 한국어와 한문 사이의 중간자 위치의 문자언어라고 할 수 있다.
한문보다는 분명히 한국인에게 배우기 쉬운 언어체계이지만,
결국에 한자를 외워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난이도가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한글이 없던 시기에는 당연히 이두가 최선이었으나, 한글이 발명된 이후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한문을 모르는 사람들은 당연히 이두보다는 한글을 선호할 수밖에 없었으므로 그 입지가 위태로워짐은 필연이었다.
한글 창제 이후에 한글처럼 쉽지도 않고 한문만큼 권위를 지니지도 못한 이두가
수백 년을 더 유지될 수 있었음은 '한자가 한자문화권 내에서 차지한 입지'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글 창제 반대 상소문에서 최만리가 말했듯이 이두는 한자를 공부해야 쓸 수 있었고,
그것이 한자문화권의 문자생활에는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세기 서세동점의 시대에 한중일 공통으로 한문의 권위가 추락하고 언문일치의 가치가 중시되면서
한자는 도리어 근대화에 지장이 되는 요소로 꼽혔고,
천수백 년의 역사가 무색하게 이두는 20세기에 순식간에 한국에서 사용빈도가 급감했다.
1000년도 넘는 매우 오랜 기간 쓰였음에도 언어의 변화가 크게 드러나지 않는 보수적인 체계였다.
물론 조선 후기의 이두와 고려시대의 이두는 표현에서 조금 차이가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 후기의 이두는 동시대의 입말과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고려 시절의 석독구결과 더 유사하다.
이는 역사 문단에서 소개한 대로 조선시대에 이두는 거의 공문서용 글말로만 쓰였으므로
언어 변화를 느리게 겪었기 때문이다. 어차피 형식적으로만 쓰는 글이다 보니
입말의 변화를 반영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 이유로 조선시대 하류 관료층에게도 이두문은
고려 시대의 언어습관이 많이 섞인 옛 말투였기에 따로 공부하거나 전수받아야만 유창하게 구사할 수가 있었다.
이렇듯 보수적 표기 때문에 학습하기는 매우 어려우나
언어학적으로는 과거 한국어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풍부한 자료이다.
향찰은 신라시대의 향가 몇 수만이 남았을 뿐이고, 석독구결 역시 자료의 수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자료의 수는 많기는 하나 문장이 대체로 정형화되었고 생략이 많다는 한계점은 존재한다.
한문과 마찬가지로 이두 역시 띄어쓰기를 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다만 이두식 표현과 한자어의 한자 분포가 꽤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이두에 익숙해졌다는 가정 하에)
어절 구별은 어느 정도 되는 편이다. 대명률직해 근대 인쇄본처럼 이두식 표현에 윗줄을 그어 구별해둔 것도 있다.
오늘날에 사전에서 이두문 원문을 인용할 때에는 독해의 편의를 위해
대체로 현대 한국어의 띄어쓰기 기준에 맞춰 띄어쓰기를 해서 실어두는 편이다.
종종 《농서집요》처럼 1행 2자 형식의 주석으로 이두 부분의 표기를 달리한 문헌들도 있다.
이두/목록 문서의 독음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독음이 매우 다양하다.
이두 독음도 어쨌거나 언어인 이상 음운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으나 문자 언어에 국한되어 쓰인 이두에서는
이를 표기에 거의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歧等如를 [가로여]라고 읽든,
[갸로혀]라고 읽든 이두를 쓰는 사람으로서는 "번갈아"라는 의미만 통하면 읽는 방법은 아무래도 상관 없는 것이다.
구어를 반영했다면 표기가 후대 음을 따라가 표기와 음 사이의 일대일 대응에 가까워졌겠지만
이두에선 이러한 경향성은 잘 나타나지 않는다.
한글 표기 한국어와는 달리 어미의 생략이 자주 발견된다.
이두 문장의 상당수는 명령문이기에[18] 시제/상/양태 등 문법 기능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이에 따라 어근만으로 끝나는 문장이 많다(只爲 예문 참고). 아니면 事[일]과 같은 의존명사를 덧붙여 명령을 표현했다.
각각의 이두 문헌이 작성되었을 시기에도 입말로는 분명 종결어미를 사용했을 것으로 여겨지므로,
이두를 통해서는 당대 한국어의 온전한 모습을 확인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명나라의 한문 법률인 《대명률》(大明律)을 우리나라 말 구조의 이두로 풀이해 둔
《대명률직해》(大明律直解)에서 그 예시를 살펴보자.
《대명률》 원문: 背本國(배본국)
《대명률직해》 이두문: 本國乙 背叛爲遣(본국을 배반ᄒᆞ고)[훈음_참고]
대명률직해(1936년 교정본) 2. 십악(十惡) 3. 모반(謀叛),[23] 24쪽(pdf 오른쪽, 밑줄은 원문의 우측 줄)
《대명률》 원문은 한문 어순, 즉 '주어-서술어-목적어' 순으로 되어 있다.
이 경우엔 주어 생략에 서술어 배반할 배(背), 목적어 본국(本國).
반면에 《대명률직해》에서는 우선 한국어 어순인 '주어-목적어-서술어'에 따라
목적어 '본국(本國)'이 앞에 나오고 서술어 어근 '배반(背叛)'이 뒤에 나왔다. 거기에 목적격 조사 '을(乙)'이
'본국' 뒤에 붙어 있고 연결 어미 '-고'를 이용하여 접미사 '-ᄒᆞ다'를 활용한 형태인
'-ᄒᆞ고(爲遣)'가 '배반' 뒤에 붙어 있다.
즉 이두는 실질 형태소는 음독하되 그 어순을 조정하였고,
여기에 음차 혹은 훈자로 된 형식 형태소를 삽입한 표기 방식이다.
또한 형식 형태소에 쓴 한자는 간략화하지 않고 가급적 원형대로 썼다.
기미독립선언서의 문체에서 한글로 쓰인 부분을 전부 한자로 고친 문체를 생각하면 쉽다.
이두의 실제 사용례는 한국학자료포털의 이두용례사전을 참고하자.
일본어에도 이와 비슷한 것이 존재했다.
만요가나라 하여 특정 한자의 음훈을 빌어 일본어를 표기하는 방식이었으며,
지금의 가나 문자(히라가나, 가타카나)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널리 이용되었다. 이두 식의 번역문과 구결 독법은
현대까지 이루어지는 일본의 한문훈독과도 방식이 유사하다.
베트남어도 비슷한 방식으로 한자를 이용했다가 나중에 쯔놈이라는 것이 만들어졌다.
훈민정음 창제의 목적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법령문에서 쓰이던 이두를 대체하는 것이다.
정인지 서에서 옥사(獄事)에 관한 언급이 나오고 "설총의 이두가 있지만 쓰기 매우 불편하다"라고 묘사하여
직접적으로 이두를 대체하려는 뜻을 보이고 있다. 한글 창제에 반대하는 최만리 상소문에서는
반대로 당시의 이두가 그럭저럭 유용하게 쓰이고 있으며, 한문 학습에 도움이 되는 등 유용한 점을 어필하고 있다.
다만 한글은 널리 쓰이게 되긴 했지만 위 역사 문단에서 보듯이 법령문에서의 이두를 대체하지는 못했다.
현대 대한민국 교육 과정에서는 국어 교과 시간에 '이런 게 있다' 정도로만 언급한다.
주로 최만리의 한글 창제 반대 상소문을 다루면서
당시에 한문의 번역에 쓰였던 이두가 대략적으로 어떤 것인지 설명이 이루어진다.
설총이 이두를 만들었단 이야기도 그 상소문에 나오기 때문에 잘 알려진 편이다. 구체적인 이두 표현은
거의 다루어지지 않으며, 한글 전 한국어 표기의 한 예로 '다짐'을 '侤音'으로 적었음이 종종 이야기되곤 한다.
춘원 이광수가 쓴 소설 《마의태자》에서는 양길이 궁예에게 보내는 이두 편지가 지나가듯 소재로 등장한다.
정확히는 "高白隱聲華隱聞白矣(높삷은 성화은 듣삽대)",
즉 "높으신 성화는 익히 들었사오되"라는 문구가 이두로 되어 있다.
7.1.3 향찰
넓게 보아 이두의 한 종류로 신라시대 및 고려 초중기의 향가에 사용되었다.
이두보다 좀 더 구체적이고 다양한 방법으로 고대 한국어를 표기했으나
그만큼 더 복잡했고 고려 중기부터 점차 도태되었다.
향찰(鄕札)은 한자의 음과 뜻을 활용하여 한국어를 표기하는 방법의 하나이다. 주로 신라 시대 향가에 사용되었다.
한자를 차용하였지만 그 당시 쓰였던 말을 정교하게 적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삼국시대 때부터 쓰였다.
木乎威記, 汝等伊 育古良 出去隱 知識叱 木乎
나무위키, 여러분이 가꾸어 나가는 지식의 나무
이두나 구결에서는 그 어순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한문 원문의 실질 형태소는 음독하고
조사, 어미와 같은 형식 형태소만을 차자 표기법으로 읽은 데에 비해,
향찰에서는 어순이 한국어 어순임은 물론 체언, 용언 어간과 같은 실질 형태소까지 차자 표기법을 동원하여 읽었다.
즉 표기만 한자일 뿐 가장 완전한 당대 한국어 문장이 된다.
하지만 이렇게 일반적인 이두보다 더 많은 정보를 함축한 만큼 이두나 구결에 비해 해독이 어려웠다.
향찰은 어디까지나 신라 고유의 시가 갈래였던 향가 전용 표기법이었기에 신라 멸망을 기점으로
쇠퇴기에 접어들기 시작하여 고려 중기부터 사용자가 급속히 줄었고 고려 말기 들어와서는 완전히 사장되었다.
또한 향찰의 '형태소'는 '이두 표기와 일대일로 대응'되지 않으며, 역사적 변화에 따라 크게 변화하기도 했다.
게다가 지금까지 전해지는 기록 중 향찰로 기록된 자료 자체도 매우 적은데,
당시 기록자들이 향찰로 기록하느니 의미 파악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그냥 한문으로 적거나,
한문 문장의 중간중간어 토를 달아서(구결) 기록하곤 했기 때문이다.
향찰은 가사를 따라부르기가 중요한 향가를 기록하는 데 제한적으로 활용되었고,
그마저도 후삼국시대와 여요전쟁, 대몽항쟁 당시에 대부분 소실되어 극소수만 살아남았다.
향가 연구가 어려운 이유가 이 때문이다.
일본에서 한자를 이용해 일본어를 표기하던 방식인 만요가나와 많이 비교되는 표기법이며,
향찰과 만요가나의 유사성이 일본의 학자들이 향가를 처음 연구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향가 〈서동요(薯童謠)〉를 통해 향찰 표기례를 살펴보자. 해석은 양주동의 설을 따랐다.
〈서동요〉 원문: 他 密只 嫁良 置古(ᄂᆞᆷ 그ᅀᅳ기 얼어 두고)
〈서동요〉 해석: 남 그윽히(몰래) 얼어(결혼해) 두고
실질 형태소 'ᄂᆞᆷ'은 '남 타(他)'로 쓰고 석독자로 읽었다,
실질 형태소 '그ᅀᅳ-'는 '그윽하다(≒은밀하다) 밀(密)'로 쓰고 석독자로 읽었다.
형식 형태소 '-기'는 '다만 지(只)'로 쓰고 음가자로 읽었다.[4]
실질 형태소 '얼-'[5]은 '얼다(≒시집가다) 가(嫁)'로 쓰고 석독자로 읽었다.
형식 형태소 '-어'는 '어질 량(良)'[6]으로 쓰고 음가자로 읽었다.
실질 형태소 '두-'는 '둘 치(置)'로 쓰고 석독자로 읽었다.
형식 형태소 '-고'는 '옛 고(古)'로 쓰고 음가자로 읽었다.
7.1.4 구결
한문 문장에 토를 달아 메모하는 용도로 주로 사용되었다. '토를 단다'의 토(吐)가 구결을 의미한다.
구결문: 樹維基、汝等 養出 知識 樹。[1]
한글 표기: (나무위키, 너드레이 갓고아나가ᄉᆞᆲ누온 디식ㅅ 나모.)
현대어: 나무위키, 여러분이 가꾸어나가는 지식의 나무.
'구결(口訣)'이란 용어는 세 가지 의미로 사용한다.
1. 한문에 보조적으로 사용한 한국어 표기법 중 하나다. 이두나 향찰과는 다르게 한문 원문은 유지하되
한국어의 형식 형태소를 덧붙이며, 한문을 쉽게 읽기 위해 사용되었다. 이렇게 쓰인 글을 '구결문'이라고 한다.
2. 한문에 덧붙이는 형식 형태소다. 예를 들어 "學而時習之면 不亦悅乎아"에서
가정형 어미 '면'과 의문형 종결 어미 '아'[2]가 이에 해당한다.
순우리말로 '입겿, 입계, 입기, 이끼[3]' 혹은 '토'[4]라고도 하며
이를 추가하는 행위를 "토를 달다", '현결(懸訣)' 혹은 '현토(懸吐)'라고 한다.
3. 구결문을 위해 사용하는 글자다. 본래의 한자 형태를 그대로 유지한 이두나 향찰과는 달리
한자 획의 일부만 따거나 기존에 있던 한자를 간략화했다. '구결자'라고도 한다.
구결은 읽는 방식에 따라 석독구결(釋讀口訣)과 음독구결(音讀口訣)로,
쓰인 필기 도구에 따라 각필구결(角筆口訣)과 묵서구결(墨書口訣)로,
적힌 기호에 따라 점토구결(點吐口訣)과 자토구결(字吐口訣)로 나눌 수 있다.
일본에서도 가타카나나 훈점을 사용해 구결과 유사한 표기 방식을 사용했다.
본래 구결이란 표현은 한문 원문에 덧붙이는 토를 포괄한다.
예시로, 學而時習之 不亦悅乎(학이시습지 불역열호)를
"學而時習之(학이시습지)면 不亦悅乎(불역열호)라"라고 읽고 표기할 경우,
'면'과 '라'라는 덧붙임말이 들어갔기 때문에 구결문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경우 토를 한글로 적은 한글 구결문인 것이다.
법화경언해와 같은 초기 언해 문헌에서는
한문 원문에 이러한 한글 구결을 부기한 것과,
한문 표현까지도 단어 단위로 한국어로 번역한 언해문이 나란히 제시되어 있는데
전자를 흔히 '구결문'이라고 한다.
'구결문'이라고 해서 모두 본 문서에서 주로 다루는 '구결자'가 쓰인 것은 아니니 이를 잘 구별해야 한다.
보통 '구결'이라고 하면 '구결자',
즉 한글 창제 이전의 구결문에서 발견되는 한자 생략형(생획자)의 문자를 가리킨다.
명칭에 걸맞게 구결자는 구결문에서만 주로 발견되며 한문 없이 단독으로 출현한 예를 찾기는 어렵다.
즉, 구결문을 구결자가 아닌 문자로 쓴 경우는 있었지만(한글 구결)
구결자가 구결문이 아닌 문장에서 쓰인 예는 거의 없었다. 구결과 비슷하게 한문의 토에서 시작했지만
독립적으로도 쓰이도록 발전한 일본의 가나와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다만 음독구결 중 일부는 인쇄된 원문 한문에 부기된 구결문 외에도
저자가 한자와 구결을 함께 필기한 문장이 많이는 아니어도 종종 나타나며, 종종 한글과 함께 혼용되기도 한다.
구결은 이 땅에 한문이 들어와 체계적인 학습을 하게 되면서 발달한 것으로 보인다.
고구려의 소수림왕(小獸林王) 2년(372)에 대학(大學)을 세워 자제들을 교육하였으니
이때에는 구결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며, 백제도 이 무렵에 박사(博士)가 있었으니 대학과 같은 교육 기관이 있었고,
이에 따라 구결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신라는 이보다는 늦지만, 진덕여왕(眞德女王) 5년(651)에
‘국학(國學)’을 설치하였으므로, 이때에는 경전(經典)의 구결이 성립되어 있었을 것이다.
자토석독구결 기준으로 가장 오래된 구결 문서는 8세기 중엽 신라의 화엄경사경이며
각필구결은 고고학적 발견으로 삼국 시대 백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구결은 크게 석독구결과 음독구결로 나뉘며, 이 둘은 13세기를 기점으로 나뉘어있다.
석독구결과 음독구결은 많은 부분 독음을 공유하기는 하나 차이를 보이는 부분도 상당히 많다.
고려 시대부터 과거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함에 따라, 유학자들이 지배층의 한문 구사력을 키우기 위해
암송을 강조하고 원래 한문의 어순을 최대한 유지하는 표기를 발달시키면서 생겨난 현상이라는 가설이 있다.
이러한 목적으로 음독구결이 14세기 초부터 등장하기 시작했다.
또한 훈민정음이 등장한 뒤로는 언해(諺解) 역시 발달하면서 구결은 점점 조선에서 설 자리를 잃었다.
한글보다 획이 적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글이 창제된 이후에도 구결이 계속 토씨를 메모하는 용도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석독구결은 조선 전기를 즈음하여 아예 실전되었다가
1973년 구역인왕경 구결 자료가 발견되면서 그 존재가 다시 알려졌다.
때문에 70년대 이전 논문에서 '구결'이라고 하면 음독구결이다.
이후 1990년대 초에 추가적으로 석독구결 자료가 많이 발견되었고 구결학회가 결성된 것도 이 즈음이다.
구결자는 오늘날 쓰이지 않게 되었지만, 토를 달아 읽는 구결문 방식의 독법은
지금도 한문 경전을 읽을 때 자주 사용된다. 한학자들이 한문 원문 어순대로 음독하다가
중간중간 넣는 '이/가, -하시니, -(으)면' 등을 넣는 것이 바로 구결문이다.
중·고등학교 한문 교과서의 한문도 독해를 돕기 위해 구결문과 비슷한 방식으로 실려있다.
위 논어를 설명할 때 學而時習之"면" 不亦悅乎"아" 등. 한문 고전을 배울 때
구결로 토씨가 적혀 있는 책을 구해서 하는 경우가 꽤 있다.
예를 들어 조선 시대에 편찬된 유교 경전이나 역사 책에 당대 유학자가 구결로 토씨를 달아 놓은 것을
현대에 다시 영인(影印)해서 출간한 책들이 있다.
오늘날 국내에서 한문을 배우는 사람들은 이런 책들을 구매해서 공부하는 경우가 많다.
이두와 향찰, 구결과는 별개로 발해에도 독자적인 문자가 있었다는 얘기가 있다.
발해 유적지에서 한자와 비슷하지만 꼴이 좀 다른 문자가 새겨진 유물들이 출토되고,
이태백이 다른 관료들은 해독할 수 없었던 발해 국서를 해독했다는 기록이 전한다. 후의 요나라와 금나라 역시
독자적인 문자를 만들어 사용했음을 감안하면 발해에도 독자적인 문자가 존재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발해에 관한 역사적 기록이나 출토된 문서 자료가 적어서 연구가 미진하다.
다만 대체적으로는 한자와 완전히 다른 문자를 만든 것까지는 아니고, 거란 문자, 서하 문자, 여진 문자처럼
한자를 변형한 문자이거나, 쯔놈이나 구결과 비슷한 형태였으리라고 추정한다.
보통 한글 이전에 사용된 문자로 한자와 그 변형 문자들만을 떠올리지만,
사실 불교가 전파되면서 함께 들어온 범자(실담 문자)도 한반도에 유입되고 사용되었다. 이미 신라시대 유물에서
범자가 발견되고 고려, 조선[3]에 이르기까지 불교 유물에서 범자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 범자는 당연히 표음문자였고, 이미 삼국시대부터 지식인과 승려들은 표음문자라는 개념을 인지하였다.
그러나 캄보디아, 태국, 미얀마, 옛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말레이시아의 경우와 같이
브리흐미계 문자를 이용하거나 개량해서 한국어를 표기하는 문자체계는 따로 만들어져서 보급되지는 않았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기술에 따르면 일부 고승들이 한국어 표기에 범자를 사용했다고 하나
물적 증거는 발견된 적이 없다고 한다. 밀교의 세가 강하고 불교 연구가 활발한 일본과는 다르게,
한국은 조선시대에 불교 탄압을 거쳤고 현대에도 불교를 포함한 인도계 문화 연구가
중국 문화나 서구 문화 연구에 비해 관심을 덜 받는 관계로
범자 사용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비주류이자 초입단계에 불과하다.
일본에는 만요가나(万葉仮名)라는 비슷한 한자어 용법이 있다.
7.2. 전 세계
거란 문자
거란족의 요나라에서 만들어 쓴 한자계 문자. 거란대자와 거란소자가 있으며
거란대자는 한자와 비슷한 표의문자지만, 거란소자는 한자요소를 짜맞추긴 했지만, 음절단위의 소리글자였다.
글라골 문자
키릴 문자가 생기기 이전에 슬라브족이 쓰던 문자.
이 중 일부는 오늘날에도 키릴 문자 체계에 편입되어 살아남아 있다.
돌궐 문자
고대 튀르크어를 표기하기 위해 돌궐족이 사용한 문자.
룬 문자와 겉으로 보면 비슷하게 생겼지만 서로 연관성이 없다.
아래쪽 사진은 돌궐의 명장 톤유쿠크의 비석(Tonyukuk monuments)으로, 환빠들에 의해 만주 가림토 비석으로 알려져 있다.
룬 문자
주로 북유럽을 중심으로 쓰였던 직선위주의 문자. 칼로 나무 같은 데에 새겼기 때문에
직선위주의 자획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잘 눈에 안 띄지만, 라틴 문자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판타지 같은 데에 많이 등장해서 가공의 문자로 아는 사람도 꽤 있다.
마야 문자
"어떻게 이런 문자를 만들 생각을 했을까?" 싶을 정도로 그 특이함과 괴이한 센스를 따라갈 자가 없는 문자.
문외한에게는 따라 그리기도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며 글자 하나가 예술품이다.
겉보기엔 그냥 그림 문자 같지만, 사실 표의+음절단위 표음+음소단위 표음까지 고루 섞인 복잡한 문자이다.
읽는 법이 설명된 사이트를 참고하자.
여진 문자
여진족의 금나라에서 한자와 거란 문자의 선례를 따라 만들어 쓴 한자계 문자. 여진대자와 여진소자 2종류가 있다.
당연히 쓰기 불편해서 조정에서 펴낸 문서류 외에 민간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아 금나라가 망하자 그대로 묻혔다.
나중에는 아래의 만주 문자로 갈아탔다.
만주 문자
여진족의 후예인 만주족이 몽골 문자를 만주어에 적합하도록 개량한 문자. 만주어는 소멸 위기이지만,
청나라 조정에서 펴낸 방대한 만주어 문헌이 쌓여 있다.
서하 문자
티베트 계통의 탕구트족이 세운 서하에서 한자를 바탕으로 훨씬 더 복잡하게 만든 문자.
우선 기본 획수부터 한자보다 평균적으로 많아서 훨씬 압박이 심하다.
서하가 멸망한후 사용이 끊겼다가 근대 들어 발굴된 문자자료를 통해 서하사 연구가 진행중이다.
쐐기 문자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권 및 그 인근에서 사용되었던 문자. 설형 문자(楔形文字)라고 부르기도 한다.
역사적으로는 기원전 3500년 경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서기 2세기경 까지도 명맥이 이어져 온 만큼 3000년이 넘는 오랜 시간동안 사용된 문자이다.
오검 문자
옛날에 브리튼섬과 아일랜드 지방에서 사용된 문자.
이집트 상형문자(Hieroglyph)
고대 이집트 문명에서 사용된 문자. 여러 문명권으로 전파되고 변형되는 것을 반복하면서
아래의 페니키아 문자를 비롯하여 서양권 대부분의 문자들의 기원이 되었다.
페니키아 문자
고대 페니키아인들이 썼던 문자. 비록 지금은 쓰이지 않지만 라틴 문자, 키릴 문자,
아랍 문자, 데바나가리 문자 등 국제 문자라 할 수 있는 문자 대부분은 페니키아 문자를 조상으로 갖는다.
쯔놈(Chữ Nôm)
한자를 바탕으로 만든 베트남의 문자. 정확히 말하면 한자어가 아닌
순수 베트남어 1음절마다 해당하는 한자를 새로 만든 것이다. 대략 4000자 정도가 만들어졌다.
베트남어를 표기하는데 사용되었으나, 쓰기가 매우 어려워 현대에는 사용되지 않고,
대신 라틴 문자를 변형한 쯔꾸옥응으를 사용하고 있다.
측천문자
측천무후가 만든 한자. 독립적인 문자체계를 만든 것이 아니라 한자의 제자 원리에 따라 만든 글자들이다.
현재는 대부분 사용되지 않지만, 圀자 하나는 일본 인명용 한자로 쓰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토 고몬으로 유명한 도쿠가와 미쓰쿠니(德川 光圀).
특이하게 원형 글자가 있는데, 현재 숫자 0의 한자인 령(零)의 간체자로 쓰인다.
파스파 문자
원나라 칸이 승려인 팍파에게 명하여 만든 표음문자. 몽골 제국의 공문서 등에서 쓰였다.
티베트 문자를 본으로 해서 세로 쓰기로 바꾸고, 각지게 만든 것이다. 실용성이 떨어져서 원나라가 망한 뒤로는
쓰이지 않았지만 (이미 민중들 사이에는 위구르 문자를 개량한 몽골 문자가 널리 쓰이고 있던 터라)
글자꼴이 도장에 적합해서 의외로 도장 파는 데는 계속 쓰였다.
한글과 관련해서 파스파 문자의 영향을 받았다는 떡밥이 과거 몇몇 학자들을 중심으로 퍼졌다.
결승문자
미리 정해진 약속대로 끈을 엮어 매듭을 만들어 정보를 기록/표시하는 것.
주로 수량을 표시할 때 많이 사용한다. 과거에는 전 세계적으로 굉장히 많이 쓰였으며,
중국, 아프리카, 잉카, 아메리카 원주민, 티베트 등에서 발견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1910년대까지 사용되었다.
잉카 제국에서 쓰였던 결승문자 키푸(quipu).
지금도 원주민 사이에서는 남아 있으나, 잉카 당대의 키푸에 대한 해석은 아직 연구중에 있다.
바이바이인 문자
중세 필리핀에서 쓰였던 문자로 주로 타갈로그어 표기에 쓰였지만
스페인 지배하에서 라틴 문자로 대체되어 현재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미케네 문명의 선형문자
미케네 문명에서 사용되었으나 바다민족의 침략으로 기원전 12세기에 미케네 문명이 멸망함과 동시에 사라졌다.
음절문자였으며, 어말의 -s 는 생략하였다고 추측된다. 선형문자 A처럼 별도의 상형문자 또한 같이 사용했다.
롱고롱고, 인더스 문자, 보이니치 문서의 문자, 로혼치 사본의 문자, 파에스토스 원반의 문자, 싱가포르의 돌의 문자,
미노아 문명의 선형 문자, 리비코-베르베르 문자
7.3. 종교 문헌 등에서 사용되는 문자
- 실담: 불교의 범어(산스크리트어) 문헌에서 사용되는 브라흐미계 문자다.# 부적에 사용하기도 하는 문자.
- 동파 문자 : 중국 소수민족인 나시족의 문자로, 현재까지 살아남은 마지막 상형문자라고 한다.
다만 현대에는 일상생활보다는 주로 나시족 전통종교문서에 사용된다고 한다.
- 콥트 문자 : 그리스 문자를 변형하여 만든 문자로 14세기경까지는 콥트어를 기록하는 문자로서
생명력을 가졌으나, 지금은 콥트 교회의 전례용으로밖에 쓰지 않는 문자다.
8. 문자가 없는 언어
영어로는 'Unwritten language(적혀지지 않는 언어)'라고 한다.
말 그대로 문자 체계가 없는 언어. 언어와 문자는 분명히 다른 개념인 만큼, 언어와 문자의 역사도 각기 다르며
음성을 의사소통 수단으로 사용하는 언어는 문자가 창조되기 훨씬 전부터 존재해왔다.
현대에선 문자 체계가 없는 언어는 매우 드물다.
기존에는 문자 체계가 없었던 언어들은 현재 거의 모두 문자 체계를 가지고 있다.
현재 사용되고있는 언어들 중에서 사람들에게 문자가 없기로 가장 잘 알려진 언어는 수어일 것이다.
수어는 하나의 특정 언어를 이르는 단어가 아닌, 손을 의사소통 수단으로 사용하는 언어들의 총칭이다.
물론 수어를 시각적 정보로 표기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고, 수어 전용 문자가 실제로 고안된 적은 있지만
아직까지 그 문자는 보편화되지 못했다.
9. 개인 자작 문자
자기만 알아볼 수 있는 용도의 필기용으로 문자를 만들어내서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유명인 중에서는 구혜선이 있다.
구혜선의 경우는 현대 한글의 각 자모에 정확히 1:1 대응하는 문자로, 굳이 따지면 일종의 암호에 가깝다.
언어 관련 커뮤니티에는 단순한 일대일 대응이 아닌 더 복잡한 개인용 필기 체계를 만들어서 쓰는 사람도 있다.
10. 가공의 문자
가공으로 문자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 주로 인공어를 표기하기 위해 만들거나 창작물의 세계관 설정을 위해 가공의 문자를 만든다.
텡과르, 키르스, 사라티 - 레젠다리움
린트 문자 - 가면라이더 쿠우가
마녀 문자 -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
용언 - 엘더스크롤 시리즈의 드래곤들이 사용하는 문자
오로킨 문자 - Warframe
심리시 – 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