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훈민정음(訓民正音)/훈민정음탐구_김슬옹

32.《합자해》의 무한생성 문자과학

유위자 2026. 5. 22. 05:45
. 홍익인간(弘益人間)이란? [참고자료14_22 훈민정음 탐구_김슬옹] * 32.《합자해》의 무한생성 문자과학 / 김슬옹교수 <충청리뷰> 2024.09.20 32. 《합자해》의 무한생성 문자과학 다채로운 오케스트라 연주가 되는 음표 같은 문자 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 원장[김슬옹의 훈민정음 해설] 입력 2024.09.20 훈민정음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어디선가 웅장한 오케스트라 연주가 들리는 듯하다. 매우 간결한 자음자와 모음자의 결합으로 무한에 가까운 소리를 담아내고 또 표현하고 싶은 온갖 소리를 담아내는 훈민정음! 어찌 무한의 곡으로 변신하는 음표와 같다 하지 않겠는가? 실제로 훈민정음 창제 사실을 최초로 알린 세종실록 기록은 그런 특성을 담담하게 기록하고 있다. 《세종실록》 1443년 12월 30일 자에 실려 있는 훈민정음 최초 기록을 글자 생성 내용만 압축해 보면 이런 내용이다. 이달에 임금이 친히 언문 28자를 지었는데, 초성·중성·종성으로 나누어 합한 연후에야 글자를 이루었다. 글자는 비록 간결하면서도 요점을 잘 드러내고, 전환하는 것이 무궁하니, 이것을 훈민정음이라고 일렀다. (上親制諺文二十八字, 分爲初中終聲, 合之然後乃成字, 字雖簡要, 轉換無窮, 是謂 ‘訓民正音’) _《세종실록》 1443년(세종 25) 12월 30일 실록에는 뜬금없이 이런 간결한 기록만 나오고 설명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이 말의 실체는 1446년 훈민정음 해례본이 나와서야 자세히 알 수 있었다. 곧 해례본에서는 제자해 다음으로 첫소리글자에 대한‘초성해’, 가운뎃소리글자에 대한‘중성해’, 끝소리글자에 대한‘종성해’를 설명한 후 세 글자를 합하는‘합자해’를 설명하고 있다. 지금 말로 하면‘음절자’를 만드는 방법을 설명한 것이‘합자해’이다. 여기서 주목할 말이 한문에서‘전환무궁(轉換無窮)’이란 말이다. 초성자, 중성자, 종성자를 합쳐서 끝이 없을 정도로 많은 글자를 만들어낸다는 뜻이다. 이를테면‘ㄱ이란 자음자가 다양한 글자에 들어간“가ㆍ감ㆍ고ㆍ곰ㆍ구ㆍ금”이란 예를 보면 ㄱ이 다른 중성자와 종성자를 만나 다양하게‘변환’되었고 다양한 글자가‘생성’되었다. 28자의 적은 글자로 끝이 없을 정도로 수많은 글자를 만들어 내니‘무궁’이라 한 것이다. 이런 사관의 평가를 먼저 현대 글자를 통해 과학적으로 객관적으로 확인해 보고 느껴보자. 하루아침에 빚어낸 정음 밝은 지혜의 세상을 열다 필자가 직접 개발한‘기적의 한글 음절표’를 보면 현대 한글에서 첫소리에 올 수 있는 자음자 수는 19이고 가운뎃소리글자는 21, 끝소리글자(받침)는 쌍받침, 겹받침 포함 27자이다. 그렇다면 낱자를 합성하여 만들어 낼 수 있는 글잘 수는 얼마일까? 그렇다면 받침 없는 글자 수와 받침 있는 글자 수를 합하면 된다. 받침 없는 글자 수는 19×21=399자이다. 받침 있는 글자는 399×27=10,773자이다. 둘을 합하면 11,172자가 생성되는 셈이다. 현대 한글 음절 생성표. 15세기에는 기본자는 28자이지만, 실제로는 자음자 40자, 모음자 29자나 되었다. 현대의 11,172자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글자를 생성해 낼 수 있을 것이다. ㅄ과 같은 병서를 모든 자음자를 활용해 만들 수 있다는 가정을 세운다면 상상을 초월한 글자가 생성될 것이니 ‘전환무궁’이란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는 마치‘도레미파솔라시도’몇 개 안 되는 음표로 무한대의 음을 생성해 내는 오케스트라 연주와 아주 딱 닮았다. 한정된 뜻글자로 어렵사리 우리말을 번역해 적던, 15세기 최고 지식인이었던 정인지를 비롯한 여덟 명은 이런 놀라운 새 글자의 효용성과 탁월함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한자가 권력이었고 생명이었던 그들조차 놀라운 감정을 숨기지 않고 합자해 갈무리 시 마무리에서 이렇게 노래하고 있다. 一朝/制作侔神工(일조/제작모신공) 大東千古開矇矓(대동천고개몽룡) [정음해례24ㄱ:7-8_합자해_결시] 하루아침에 신과 같은 솜씨로 정음을 지어 내시니 우리 겨레 오랜 역사의 어둠을 비로소 밝혀 주셨네. 우리 겨레의 오랜 역사의 어둠을 밝혀, 밝은 지혜의 세상을 열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자는 위대한 문자이기는 하나 지식과 정보를 온전히 담을 수 없고 더욱이 누구나 평등하게 나눌 수 없다. 아무리 뛰어난 지식이라도 나누지 않으면 지혜가 되지 못한다. 누구나 쉽게 지식과 정보를 마음껏 표현하고 나눌 수 있는 문자가 나왔으니 이제 비로소 지혜의 세상이 열렸다는 것이다. 정인지는 해례본 끝마무리에서 “무릇 동방에 나라가 있은 지가 오래지 않음이 아니로되, 만물의 뜻을 깨달아 모든 일을 온전하게 이루게 하는 큰 지혜는 오늘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라고 말한 맥락과 같다. 합자 능력만 있으면 뽑게 하라 해례본이 나오고 나서 석 달 뒤쯤인 1446년 12월 26일에 세종은 하급 관리 과거 시험의 훈민정음 관련 국가 지침을 “이제부터는 하급 관리 국가 채용 시험 때에는《훈민정음》도 아울러 시험해 뽑게 하되, 비록 뜻과 이치는 통하지 못하더라도 능히 합자하는 사람을 뽑게 하라. (傳旨吏曹: 今後吏科及吏典取才時, 訓民正音, 竝令試取. 雖不通義理, 能合字者取之.)”라고 이조에 지시를 내린다. 백성들의 삶과 직접 연결되는 하급 관리들한테 세종은 하루빨리 훈민정음을 보급하고 싶었다. 또한 새 문자에 대한 부담감,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초성자, 중성자, 종성자를 합해 글자(음절자)를 만들 수 있으면 무조건 합격시키라는 내용이다. 세종이 새 문자를 보급하기 위해 얼마나 많이 노심초사했는지를 알 수 있는 사건이요 기록이다. 이렇게 하여 무한 생성의 문자는 널리 퍼졌고 백성들의 온갖 소리를 연주해 주는 글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