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훈민정음(訓民正音)/훈민정음탐구_김슬옹

30.《훈민정음》 모음자에 담긴 철학

유위자 2026. 5. 21. 23:16
. 홍익인간(弘益人間)이란? [참고자료14_22 훈민정음 탐구_김슬옹] * 30.《훈민정음》 모음자에 담긴 철학 / 김슬옹교수 <충청리뷰> 2024.08.30 30. 《훈민정음》 모음자에 담긴 철학 우주의 기운...하늘, 땅, 사람 삼태극 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 원장[김슬옹의 훈민정음 해설] 입력 2024.08.30. 지난 호에 이어 훈민정음에 적용한 음양오행의 깊은 뜻을 헤아려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훈민정음이 음양오행 이치대로 만들었다고 해서는 안 된다. 훈민정음을 만든 1차 원리는 음성과학이다. 물론 15세기 관점으로 보면 음성과학과 음양오행 철학이 융합되어 있어 각각을 떼어서 말하기 곤란한 측면은 있다. 그렇더라도 지금 시각으로는 과학과 철학을 엄격하게 구별할 필요가 있다. ≪훈민정음≫ 해례본 제자해에는 과학과 철학을 엄격하게 구별해 설명하기도 하고 융합해 설명하기도 했다. 과학 중심의 설명은 앞서 살펴본 바 있으므로 이번 호에서는 모음자에 적용한 음행 의미를 헤아려보기로 한다. 훈민정음 자음 기본 5자(ㄱㄴㅁㅅㅇ)는 작은 우주인 사람의 발음 기관을 본떠 만들었지만, 모음 3자ㆍ ㅡ ㅣ는 큰 우주의 삼요소인 천지인, 하늘ㆍ땅ㆍ사람의 삼태극을 담았다. 자음과 모음이 만나면 작은 우주와 큰 우주가 결합된 것이니 광대무변한 우주의 기운이 글자 하나하나에 층층이 서리게 된다. [그림 1] 한국어 모음에 담긴 음양오행도와 관련 낱말들. 이런 한글에 담긴 이치를 알고 쓰는 사람은 한국인이든 누구든 우주의 빛나는 존재가 된다. 음양의 기운은 당연히 문자에만 서려 있는 것이 아니고 말소리에, 말기운에 서려 있고 그 이치대로 문자를 만들다 보니 문자에도 그런 기운이 서려 있는 것이다. 모음을 만들 때 가장 기본이 되는 세 자에 대해 《훈민정음》 해례본, 제자해에서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ㆍ는 혀가 오그라드니 소리가 깊어서, 하늘이 자시(밤 11시~1시)에서 열리는 것과 같다. 둥근 글꼴은 하늘을 본떴다. ㅡ는 혀가 조금 오그라드니 소리가 깊지도 얕지도 않으므로 땅이 축시(밤 1시~3시)에서 열리는 것과 같다. 평평한 글꼴은 땅을 본떴다. ㅣ는 혀가 오그라지지 않아 소리는 얕으니, 사람이 인시(새벽 3시~5시)에서 생기는 것과 같다. 곧추선 글꼴은 사람을 본떴다._ 《훈민정음》 해례본 제자해 흔히‘아래아’라고 부르는‘하늘 아’는 지금 표준어에서는 안 쓰고 있으니 발음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입술은‘ㅓ’처럼 하고 혀를 ‘ㅗ’처럼 뒤로 당기듯이 하면 성대 깊숙이 울려나오는 소리, 바로‘아래 아’ 소리가 된다. 땅을 본뜬‘ㅡ ’와 사람을 본뜬‘ㅣ’는 혀의 오그림 정도가 느껴질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열두 띠 시간(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가운데 ‘자시(쥐때), 축시(소때), 인시(범때)’에 각각을 비유했다는 점이다. 우주의 가장 깊은 근원인 출발은 첫‘자시(밤 11-1)’에 나머지는 그다음의 시간 비유를 통해 드러낸 것이다. 우리말에 담겨 있는 음양의 기운 모음자에 담긴 음양오행을 살피기 위해서는 우리말에 담겨 있는 음양의 기운을 이해해야 한다. 다음 [그림 1]을 보면 수직선 계열의 모음에서는 점 위치가 오른쪽ㅏ,ㅑ는 양성, 왼쪽 ㅓ,ㅕ는 음성이 된다. 수평선 계열의 모음에서는 위쪽 ㅗ, ㅛ가 양성, 아래쪽 ㅜ, ㅠ는 음성이 된다. 그건 세종이 만든 것도 아니고 태고적부터 써오던 우리말 기운이 그래왔다는 것이다. [그림 2] 하도의 원리와 훈민정음 모음 배치. 그래서 빨간색 양성모음의 말들은 능동성과 적극성을 띠는 말들에 쓰였고, 파란색 음성모음의 말들은 음의 기운이 느껴지는 말들에 쓰였다. 이런 말의 기운을 담기 위해 세종대왕은 직선과 점만으로 신의 한 수를 두었다. 한국어는 다른 언어에 비해 유달리 모음이 풍부하다. 다양한 모음을 적기 위해 세종은 도형 원리는 가장 간결하게 하면서 합성 방식으로 다양한 모음자를 만들어냈다. 그 아이디어의 바탕은 수직선, 수평선, 점이라는 기하학, 도형과학이지만 음양오행 철학은 중국의 하도 원리에서 가져왔다. 하도(河圖)는 중국 복희씨(伏羲氏)가 황하강(黃河江)에서 용마(龍馬) 등에 새겨진 점을 쉰다섯 점으로 체계화한 그림으로 동서남북 중앙 오방 가운데, 밑의 북쪽을 기준으로 점의 개수대로 ‘1(북)→2(남)→3(동)→4(서)’ 5(중앙), ‘6(북)→7(남)→8(동)→9(서)’ 10(중앙)으로 배열되어 있다. 5, 10이 중앙 수이다. 짝수는 양이고 홀수는 음이다. 안쪽의‘1, 2, 3, 4, 5’를 생겨나는 생수,‘6, 7, 8, 9, 10’은 성취되는 성수, 여기서‘생성’이란 말이 생겼다. 이러한 하도 원리에 따라 모음을 배치하면 [그림 2]의 오른쪽처럼 된다. 이를 해례본에서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ㅗ가 처음으로 하늘에서 생겨나니 하늘의 수로는 1이고 물을 낳는 자리다. ㅏ가 다음으로 생겨나 하늘의 수로는 3이고 나무를 낳는 자리다. ㅜ가 처음으로 땅에서 나니, 땅의 수로는 2이고 불을 낳는 자리다. ㅓ가 다음으로 생겨난 것이니 땅의 수로는 4이고 쇠를 낳는 자리다. ㅛ가 두 번째로 하늘에서 생겨나니 하늘의 수로는 7이고 불을 이루는 수이다. ㅑ가 다음으로 생겨나니 하늘의 수로는 9이고 쇠를 이루는 수다. ㅠ가 두 번째로 땅에서 생겨나니 땅의 수로는 6이고 물을 이루는 수다. ㅕ가 다음으로 생겨나니 땅의 수로는 8이고 나무를 이루는 수다. _≪훈민정음≫ 해례본, 제자해 [그림 3] 모음자에 적용한 오행 방위도 (왼쪽은 15세기, 오른쪽은 현대 방위도, 옛날에는 동서남북 방향을 지금과 정반대로 그렸다.). ‘하늘의 수’는 양성모음이라는 뜻이고‘땅의 수’는 음성모음이라는 뜻이다. 수리철학을 적용한 것은 모음을 짜임새 있게 분석해서 모음자를 규칙으로 생성 배열하고 그런 의미를 적용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이렇게 삼태극, 음양 원리를 담아 모음자를 만들었더니, 한자로 적기가 불가능한“졸졸, 줄줄, 좔좔”과 같은 우리말의 다채로운 흉내말(의성어, 의태어, 음성상징어)들이 마치 소리 그림처럼 적히게 되었고 누구나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맘껏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오행의 각 요소(오방, 오음, 오상 등)를 반영하여 지금과 정반대로 그렸던 15세기 방위와 지금 방위를 적용한 그림은 다음과 같다. 해례본 설명을 필자가 재구성해 그린 것이다. 음양오행은 하늘의 이치대로 살라고 하는 성리학의 바탕이었으므로, 세종은 성리학을 목숨처럼 여겼던 사대부 설득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해례본이 나온 이후로 단 한 건도 훈민정음 반대 상소가 없었음이 이를 증명한다.